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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들, 팬데믹 이후 가격 조금씩 자주 올려… "물가 더 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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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들, 팬데믹 이후 가격 조금씩 자주 올려… "물가 더 올라"

한은 '팬데믹 이후 국내기업 가격조정행태 변화의 특징과 영향'

한국은행이 11일 발간한 '팬데믹 이후 국내기업 가격조정행태 변화의 특징과 영향' 보고서에서 따르면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장기간 지속되는 고물가 상황에 국내 기업들이 가격 인상폭은 그대로 유지한 채 인상 빈도를 늘려 대응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은 11일 서울 시내 대형마트 모습. 사진=뉴시스이미지 확대보기
한국은행이 11일 발간한 '팬데믹 이후 국내기업 가격조정행태 변화의 특징과 영향' 보고서에서 따르면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장기간 지속되는 고물가 상황에 국내 기업들이 가격 인상폭은 그대로 유지한 채 인상 빈도를 늘려 대응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은 11일 서울 시내 대형마트 모습. 사진=뉴시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장기간 지속되는 고물가 상황에 국내 기업들이 가격 인상폭은 그대로 유지한 채 인상 빈도를 늘려 대응한 것으로 나타났다.

소비자들이 상품 가격을 한 번 올릴 때 크게 올리는 것에 민감한 것을 염두에 두고 더 작게 더 자주 올려 반발을 피하는 전략을 쓴 셈이다.
한국은행은 11일 펴낸 '팬데믹 이후 국내기업 가격조정행태 변화의 특징과 영향' 보고서에서 이같이 분석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2018년~2021년 가격조정 빈도는 월평균 11% 수준이었다. 하지만 팬데믹 이후 고인플레이션 기간 중인 지난 2022년~2023년에는 15.6%로 상승했다. 평균적인 상품가격 유지 기간이 9.1개월에서 6.4개월로 단축된 셈이다.

반면 제품가격의 인상·인하율은 팬데믹 전후로 큰 변화가 없었다. 2019년 이후 국내 생필품 가격 인상률은 1회당 평균 20~25%, 인하율은 15~20% 범위에서 유지됐다.

가격조정 빈도는 품목별로도 차이를 나타냈다. 주류는 가격이 경직적으로 조정됐지만 음료나 조미료는 좀 더 유연하게 조정됐다. 팬데믹 전후로 비교해 보면, 수입원재료 비중이 높아 2022년 이후로 비용 인상 압력이 높았던 품목을 중심으로 가격 인상 빈도가 더 증가했다.

이동재 한은 조사국 물가동향팀 과장은 "고물가 시기에 기업들이 가격변화에 따른 소비자의 저항이나 미감도, 경쟁품으로의 대체효과 등을 고려해 가격 인상 시 '폭'보단 '빈도'를 조정함으로써 물가상승률과 가격 인상 빈도 간에 상관성이 높게 나타난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이에 한은은 향후 물가상황 판단시 기업의 가격조정 행태가 과거 수준으로 돌아가는지를 지속적으로 점검해 나갈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 과장은 "최근 물가상승률이 3%를 소폭 상회하는 상황이라 기업들의 가격 조정 행태도 아직 코로나 이전 수준으로 돌아가지 않은 상황이다"며 "앞으로도 분절화, 지정학적 갈등, 기상이변 등 크고 다양한 충격이 발생할 경우 인플레이션 변동 폭이 물가 안정기에 비해 더욱 커질 수 있음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평가했다.


정성화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sh1220@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