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이 11일 발간한 '팬데믹 이후 국내기업 가격조정행태 변화의 특징과 영향' 보고서에서 따르면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장기간 지속되는 고물가 상황에 국내 기업들이 가격 인상폭은 그대로 유지한 채 인상 빈도를 늘려 대응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은 11일 서울 시내 대형마트 모습. 사진=뉴시스](https://nimage.g-enews.com/phpwas/restmb_allidxmake.php?idx=5&simg=2024031114385102383bbed569d6812813480118.jpg)
소비자들이 상품 가격을 한 번 올릴 때 크게 올리는 것에 민감한 것을 염두에 두고 더 작게 더 자주 올려 반발을 피하는 전략을 쓴 셈이다.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2018년~2021년 가격조정 빈도는 월평균 11% 수준이었다. 하지만 팬데믹 이후 고인플레이션 기간 중인 지난 2022년~2023년에는 15.6%로 상승했다. 평균적인 상품가격 유지 기간이 9.1개월에서 6.4개월로 단축된 셈이다.
가격조정 빈도는 품목별로도 차이를 나타냈다. 주류는 가격이 경직적으로 조정됐지만 음료나 조미료는 좀 더 유연하게 조정됐다. 팬데믹 전후로 비교해 보면, 수입원재료 비중이 높아 2022년 이후로 비용 인상 압력이 높았던 품목을 중심으로 가격 인상 빈도가 더 증가했다.
이동재 한은 조사국 물가동향팀 과장은 "고물가 시기에 기업들이 가격변화에 따른 소비자의 저항이나 미감도, 경쟁품으로의 대체효과 등을 고려해 가격 인상 시 '폭'보단 '빈도'를 조정함으로써 물가상승률과 가격 인상 빈도 간에 상관성이 높게 나타난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이에 한은은 향후 물가상황 판단시 기업의 가격조정 행태가 과거 수준으로 돌아가는지를 지속적으로 점검해 나갈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 과장은 "최근 물가상승률이 3%를 소폭 상회하는 상황이라 기업들의 가격 조정 행태도 아직 코로나 이전 수준으로 돌아가지 않은 상황이다"며 "앞으로도 분절화, 지정학적 갈등, 기상이변 등 크고 다양한 충격이 발생할 경우 인플레이션 변동 폭이 물가 안정기에 비해 더욱 커질 수 있음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평가했다.
정성화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sh1220@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