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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 ELS] 은행 “자율배상” VS 투자자 “차등배상 철회” 청원 1만 돌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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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 ELS] 은행 “자율배상” VS 투자자 “차등배상 철회” 청원 1만 돌파

은행, 배상비율 확정된 고객부터 순차적 절차 진행
투자자, 차등배상 철회 청원 5만 넘면 국회안건 자동 회부

3월29일 서울 여의도 KB국민은행 본점 앞 홍콩지수ELS피해자모임 '대국민 금융사기 규탄 집회' 사진=연합뉴스이미지 확대보기
3월29일 서울 여의도 KB국민은행 본점 앞 홍콩지수ELS피해자모임 '대국민 금융사기 규탄 집회' 사진=연합뉴스


은행들이 홍콩 H지수 기초자산 주가연계증권(ELS) 자율배상에 나서면서 투자자들과 충돌하고 있다.
홍콩 ELS 일괄배상을 요청하는 국회 청원이 1만명을 돌파하면서 투자자들은 금융감독원의 차등 자율배상안을 받아들일 수 없다는 뜻을 밝혔다.

은행들은 자율배상을 계획대로 추진하기로 했지만, 투자자들 반발로 향후 배상금 협의는 순탄치 않을 전망이다.

16일 국회 국민동의청원에 따르면 홍콩 ELS 사태에 대한 피해 차등배상안 철회 요청에 관한 청원이 1만명을 돌파했다.

시중은행은 금감원의 분쟁조정기준안을 수용하고 배상에 돌입했지만, 투자자들은 자율배상안을 수용하지 못하겠다며 국민청원을 진행했다.

투자자들은 차등배상이 아닌 일괄배상을 요구했다. 일부 투자자들은 은행에 소송을 준비하고 있다.

이번 차등배상안 철회 청원이 5월 9일 이내 5만명의 동의를 얻게 되면, 국회 소관 상임위원회 안건으로 자동 회부된다. 홍콩 ELS의 가입자는 10만명에 달한다.
올해 만기가 도래한 홍콩 ELS 은행권 판매액은 13조2000억원 규모다. 지난달 11일 금감원은 현장검사를 마치고 분쟁조정기준안을 내놓았다.

지난달 29일 하나은행이 자율배상안을 수용하고 자율조정협의회를 구성해 본격적인 배상 절차에 돌입했다. 그 뒤에를 이어 이번달 4일 신한은행이 투자자 10명에게 배상금을 지급했다고 밝혔다. 우리은행도 12일, KB국민은행도 15일 배상 절차에 착수했다.

KB국민은행은 만기가 먼저 도래해 배상비율이 확정된 고객부터 순차적으로 자율조정 절차를 진행한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이날 “홍콩 ELS는 영업점에서 투자자들에 순차적 배상으로 안내하고 있다”며 “홍콩 ELS 배상 관련 전산 설비도 완비돼 차질없이 진행될 예정이다”고 밝혔다.

SC제일은행은 18일 조정위원회를 구성하고 배상 절차에 돌입할 예정이다. 농협은행도 자율배상 협의를 준비 중이다.

시중은행과 금융당국은 사후 조치도 강화하고 있다. KB국민은행은 홍콩 ELS 및 금융사고 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하고 고객 중심 성과지표인 'CPI(Customer Performance Indicator)'를 도입한다고 밝혔다.

금감원과 금융위는 고객수익률과 판매회사 성과지표(KPI)의 연동 및 책무구조도, 조건부 판매 등을 고심하고 있다. 조만간 고위험 금융상품 판매제도 개선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금감원은 검사 의견서를 은행들에게 송달할 계획이다. 은행이 검토 후 소명 의견서를 보내면 이후, 제재심의원회는 제재를 확정한다.

금융소비자보호법에 따르면 불완전 판매의 경우 과징금은 전체판매액의 최대 50%까지 부과(금소법 적용되는 홍콩 ELS 판매 금액의 50%, 8조5500억원)가 가능하다. 이복현 금감원장은 은행이 선제적으로 자율배상에 나설 시 제재 감경을 언급한 바 있다.


하민지 글로벌이코노믹 수습기자 minjiha@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