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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드 수수료 갈등①] 가맹점수수료 15번째 인하?... “소비자 혜택 줄어든다” 원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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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드 수수료 갈등①] 가맹점수수료 15번째 인하?... “소비자 혜택 줄어든다” 원성

금융위, 적격비용 재산정 검토…카드사-가맹점 의견 수렴中
현재까지 14차례 인하…총수익 중 비중도 60% → 20% ‘뚝’
95% 이상 우대수수료 적용…비용절감 움직임 가속할 수도

카드사들이 가맹점 수수료 인하 여부에 촉각을 세우고 있다. 사진은 한 가맹점에서 카드결제를 하는 소비자 모습. 사진=뉴시스이미지 확대보기
카드사들이 가맹점 수수료 인하 여부에 촉각을 세우고 있다. 사진은 한 가맹점에서 카드결제를 하는 소비자 모습. 사진=뉴시스
금융위원회가 신용카드 수수료 조정 여부를 검토하면서 카드사와 가맹점이 충돌하고 있다. 카드사들은 가맹점 수수료가 2007년 이후 14차례 인하돼 이제 더 이상 내릴 여력이 없다며 불만을 표출하고 있다. 가맹점 수수료 수익이 쪼그라들자 카드사들은 비용 절감을 위해 무이자 할부 감축, 연회비 인상, 알짜카드 단종 등 소비자 혜택을 줄여왔다는 것이다.

반면 우대수수료를 적용받지 못하는 일부 소상공인 등 가맹점들은 수수료를 더 내려야 한다고 요구해 견해차가 심화되고 있다.
21일 금융당국과 업계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지난 2022년 구성한 ‘카드수수료 적격비용 제도개선을 위한 협의체’(TF)를 통해 카드수수료 적격비용 제도개선을 위한 논의를 진행 중이다. 금융당국은 중장기적으로 카드수수료 인하 여부를 검토하고 있다.

금융위 중소금융과 관계자는 “이해당사자 간 견해차가 첨예해 현재 논의를 지속하는 상황”이라면서 “원래대로 (3년 주기)로 하면 올해 말 발표가 돼야 하는데, 재산정 주기가 5년으로 바뀌면 적격비용 산정 시기도 2년 뒤로 미뤄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가맹점 수수료는 가맹한 업주가 고객이 신용카드로 결제한 대금을 안정적으로 회수하는 대가로 카드사에 내는 수수료다. 지난 2007년 가맹점의 부담을 키운다는 원흉으로 지목돼 현재까지 14차례 인하해 왔다. 이로 인해 가맹점 수수료가 카드사의 총수익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줄고 있는 추세다.

가맹점 수수료 인하 이전, 전체 수익에서 60% 이상을 차지했던 수수료 수입이 현재 20%대로 내려왔다.

금융감독원 금융통계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작년 우리·KB국민·롯데·BC·삼성·신한·하나·현대카드 등 8개 카드사가 벌어들인 가맹점 수수료 수익은 총 8조1022억원으로 전년(7조4724억원) 대비 8.4%(6298억원) 늘었다. 가맹점 수수료율이 그대로인 상황에서 카드 회원 수와 이용 건수, 승인 금액 등이 증가한 영향이다. 가맹점 수수료 수익은 지난 2018년 이후 최근 5년간 7조~8조원대에서 정체 상황이다.

카드사 한 관계자는 “소비자들의 카드 이용이 늘면서 가맹점 수수료가 늘어 보이는 착시현상”이라면서 “전체 95% 이상이 우대수수료율을 적용받는 상황에서, 가맹점 수수료가 카드사의 주 수익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매년 줄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현시점에서 가맹점 수수료가 더 낮아질 경우, 소비자 혜택은 기대하기가 더 어려워진다. 카드사들은 조달비용 부담으로 무이자 할부나 혜택이 좋은 카드, 할인 혜택 등 주요 서비스를 축소하고 있다. 이번 수수료 인하로 비용 부담이 가중되면, 업계 비용 절감 움직임을 가속할 수 있다는 우려다.

또 다른 관계자는 “카드사들이 본업에서 수익을 많이 내야 무이자 할부 등 소비자 혜택을 확대할 수 있는 여력이 생긴다”면서 “수수료 조정이 또다시 발생할 경우, 카드사들의 비용 절감 움직임이 되레 거세질 수 있다”고 말했다.


홍석경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ghdtjrrud87@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