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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 "AI 시대, 수능 보다 사회성 뛰어나면 임금 높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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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 "AI 시대, 수능 보다 사회성 뛰어나면 임금 높아"

14년 새 사회적 기술 일자리 비중 7%p 증가…인지적은 5%p 늘어
2016년 이후 사회적 능력 향상에 따른 임금 상승률 확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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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한국은행
인공지능(AI) 등 자동화 기술 발전으로 인간이 수행하는 다양한 업무가 대체되면서 사회적 능력에 대한 임금 보상은 최근 들어 늘어난 반면, 인지적 능력에 대한 임금 보상은 감소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이에 따라 향후 자동화 기술이 인간의 노동력을 점점 대체할 수록 고용시장에서 사회적 능력이 더욱 중요해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한국은행은 10일 '노동시장에서 사회적 능력의 중요성 증가-BOK이슈노트 보고서'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한은은 업무 형태를 △사회적 업무 △수학적 업무 △반복적 업무로 나뉘고 지난 14년간(2008~2022년) 어떤 업무에 노동투입이 상대적으로 더 많이 증가했는지 평균 업무 투입의 변화를 측정한 결과 사회적 업무에 대한 노동 투입은 9.6%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수학적 업무는 6.8% 증가하는 데 그쳤으며 반복적 업무는 거의 변하지 않았다.
전체 고용에서 사회적 기술 관련 일자리가 차지하는 비중도 확대됐다. 사회적 기술 집중 일자리(social skill-intensive occupations) 비중은 2008년 49%에서 2022년 56%로 14년 새 7%포인트(p) 늘었다. 반면 수학적(인지적) 기술 집중 일자리(math skill-intensive occupations)는 같은 기간 5%p 증가하는 데 그쳤으며 단순 반복업무 일자리(Low Social-Low Math) 일자리는 7.6%p 감소했다.

이는 노동시장 전반에서 쓰이는 기술의 수준이 높아지는 과정에서 사회적 기술의 중요성이 더 높아지고 있음을 시사한다는 게 한은의 설명이다.

사회적 능력의 중요성은 노동투입(고용) 뿐만 아니라 임금 측면에서도 증가했다.

한은이 청년패널조사(YP2007)를 이용해 개인이 보유한 인지적 능력과 사회적 능력을 정량적으로 측정하고 임금 회귀식을 추정한 결과 사회적 능력에 대한 임금 보상은 최근 들어 늘어난 반면, 인지적 능력에 대한 임금 보상은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개인의 사회적 능력이 1단위(1표준편차) 높을 때 임금이 2007~2015년 중에는 4.4% 높고 2016~2020년 중에는 1.5%p 더 늘어난 5.9% 높은 것으로 추정됐다. 반면,인지적 능력이 1단위(1표준편차) 높을 때는 임금이 2007~2015년 중 10.9% 높았으나 2016~2020년 중에는 1.6%p 낮은 9.3%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한은은 인지적 능력은 수능 성적 자료를 활용했으며, 사회적 능력은 학창 시절에 대한 만족도, 친구 집단의 성향, 개인 성향과 관련된 응답 등을 활용했는데 결과적으로 최근 들어 수능 성적 보다 사회성 높은 취업자가 고임금을 받을 확률이 높아졌다는 의미다.

오삼일 한은 조사국 고용분석팀장 이같은 연구 결과가 나온 배경으로 "자동화 기술 발전으로 인간이 수행하는 다양한 업무가 대체되고 있으며 특히 AI는 기존 기술에선 한계가 있는 인지적 업무까지 대체할 수 있다"며 "반면 사회적 능력은 상대적으로 자동화 기술로 대체하기 어렵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자동화 기술에 의해 다양한 업무가 대체되고 있는 상황에서 인간이 비교우위를 가지는 사회적 능력을 계발하는 것이 교육 및 직업훈련 측면에서 더욱 중요해질 것"이라면서 "교육현장에서 어린 시절부터 인지적 능력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과 소통하고 협업할 수 있는 사회적 능력을 계발할 수 있도록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정성화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sh1220@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