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상 쿠팡이나 네이버쇼핑 등 이커머스 마켓의 경우 입점 업체에 대한 매출채권 양도를 허용하지 않는다. 일부 금융사들은 신용도가 낮은 티몬과 위메프의 무리한 매출채권 양도를 우려해 ‘선정산 대출’을 거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티몬은 지난 6년간 5000억 원 넘는 적자를 냈다. 지난해 감사보고서는 아직 제출도 하지 않았다. 위메프도 같은 기간 3000억 원 이상의 적자를 기록했다. 정산금 지연사태로 대출 상환이 불투명해지자, KB국민은행과 SC제일은행 등 시중은행을 포함한 선정산 대출 취급기관은 현재 티몬과 위메프에 대한 선정산대출을 일시적으로 중단한 상황이다.
그런데 네이버와 쿠팡 같은 거대 이커머스의 경우 다른 금융기관에 매출채권 양도를 허용하지 않는다. 양도 과정도 번거로울뿐더러, 자체 선정산을 제공하는 것도 있어서다. 또 굳이 수익과도 무관한 사업에 참여할 필요성이 크지 않기 때문이다.
반면 위메프나 티몬의 경우, 셀러들의 정산을 도와주면 이커머스 사업을 확장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판단한 것 아니겠냐는 것이 업계 분석이다. A대표는 “위메프의 정산주기가 한 달이 넘어가니깐, 60일짜리 상품을 취급하는 일부 금융회사에서 취급의향을 내비쳤고, 좀 번거롭더라도 매출채권을 양도한 것 같다”면서 “(선정산 대출이) 정산금 입금계좌를 변경하는 것이기 때문에 이커머스 업체들이 승인을 해줘야 한다. 다른 이커머스보다 위메프·티몬이 적극적이었던 것으로 알고 있다”고 했다.
금융권에서도 티몬과 위메프의 매출채권을 취급하면서 ‘반신반의’했다고 한다. 재무상태가 불안정하긴 해도 이용자 규모로 6·7위권의 중상위권 업체가 설마 망하겠냐는 생각에 금융권 취급이 늘었다고 설명했다. A대표는 “선정산 대출이라는 게 금융회사가 대출을 해주고 나중에 이커머스로부터 정산금을 받는 구조다 보니, 차입자보다는 정산 주체인 이커머스의 신용도가 훨씬 중요하다”면서 “(매출채권 외에) 카드매출을 기반으로 선정산을 하는 곳도 많은데, PG사 중에서도 우량하지 않은 회사가 많아, 대부분 거른다”고 했다.
한편 이번 티몬·위메프 사태로 인해 당분간 선정산 생태계에도 위축이 불가피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또다른 관계자들도 “물론 선정산이야 지속하겠지만, 아무래도 이커머스 리스크가 불거지다 보니, 대출 심사 등 과정이 까다로워지는 건 불가피해 보인다”고 했다.
홍석경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hong@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