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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 실적착시①] “IFRS17 또 유리하게만 반영?”…보험사 ‘불안한 성적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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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 실적착시①] “IFRS17 또 유리하게만 반영?”…보험사 ‘불안한 성적표’

삼성화재 등 5대 손보사 2년 연속 사상최대 실적 경신
보장성·무저해지보험, ‘예상 해지율’ 낙관적 가정 영향
김소영 금융위 부위원장, “연내 ‘실적착시’ 개선안 마련”

보험업계에서 회계제도 변경에 따른 실적 착시가 지속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이미지 확대보기
보험업계에서 회계제도 변경에 따른 실적 착시가 지속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보험사 올해 2분기 성적표가 속속 공개되는데, 실적을 향한 의구심이 사그라들지 않고 있다. 회계 인식 과정에서 유리한 지표만 골라 담은 것 아니냐는 의혹이 여전하기 때문이다. 특히 손해보험사들은 상반기 조단위 순이익 내면서 새회계제도(IFRS17) 도입 이후 2년 연속 사상최대 실적 경신을 이어가고 있다.

금융당국이 하반기 중 ‘실적 부풀리기’ 방지 대책마련에 나서 향후 보험사 실적 변동성을 키울 변수로 부상하고 있다.
18일 업계 따르면 올해 상반기 삼성화재와 DB손해보험, 메리츠화재, 현대해상, KB손해보험 등 5대 손해보험사들은 역대급 실적을 재차 갈아치웠다. 이들 5개 손보사의 올해 상반기 합산 순이익은 4조8392억 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22.1% 크게 늘었다.

삼성화재의 상반기 순이익이 1조3124억 원으로 작년 같은기간 대비 8.2% 늘었고, DB손해보험(1조1241억 원)과 메리츠화재(9977억 원), 현대해상(3557억 원) 등도 두 자릿수 성장을 기록했다. 손보사의 실적 개선 배경에는 작년부터 도입한 새회계제도인 ‘IFRS17’ 덕이다. 이 제도하에서는 암·종신·건강보험 등 가입 기간이 긴 보험상품을 ‘장기 보장성보험’을 많이 팔면 핵심 수익성 지표인 ‘보험계약마진’(CSM)을 늘리는 데 유리하다.
마찬가지로 무·저해지 상품 비중이 크게 늘어난 것도 보험사들 이익 증대의 배경으로 지목된다. 무해지보험은 보험료 납입 기간 내 해지 시 환급금이 없지만, 보험료가 일반 상품 대비 20~30%가량 저렴하다. 이들 상품은 예상 해지율을 어떻게 가정하냐에 따라 이익 규모 차이가 벌어질 수 있는데, 금융당국은 일부 보험사들이 낙관적이고 자의적인 계리적 가정으로 해지율을 높게 설정하면서 CSM과 순이익이 많이 늘어난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생명보험회사도 손보사와 똑같이 회계 이슈가 발생하고 있지만, 상대적으로 변동성은 크지 않다. 삼성생명은 전년대비 순이익이 40.5% 늘었지만 업계 2·3위인 한화생명과 교보생명은 각각 17.5%, 14.9% 감소했다. 신한라이프는 전년도와 비슷한 수준을 거뒀으며, 업계 5위인 NH농협생명은 1639억원으로 15.8% 증가했다. 이밖에 동양생명이 상반기 순이익 1753억 원을 기록해 전년보다 12% 줄었다.

생보사도 보장성 보험을 중심으로 영업을 강화해왔는데, 미보고발생손해액(IBNR) 기준 변경에 따른 일회성 보험부채를 인식하는 과정에서 투자손익이 악화하면 실적 개선을 제한했다. 보험업계 ‘실적 착시’ 이슈가 지속하면서 금융위원회도 ‘IFRS17 공동협의체’를 꾸려 회계 실무의 혼란을 막기 위한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앞서 김소영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은 이달 열린 보험개혁회의에서 “연말까지 매월 회의를 개최해 판매채널·회계제도·상품구조 등의 종합 개선방안을 검토하고 IFRS17 쟁점 사항에 대해 가급적 연말 전에 개선방안을 도출할 예정”이라고 밝힌 바 있다.


홍석경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hong@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