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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시국에… "임금 올려달라“ 기업은행 사상 첫 총파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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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시국에… "임금 올려달라“ 기업은행 사상 첫 총파업

임직원 60% 참여에 영업점 공백
은행·당국 대화 촉구…결렬 시 2·3차 총파업 불가피
IBK기업은행 노동조합이 임금 인상을 요구하며 사상 첫 단독 파업에 들어갔다.

27일 금융권에 따르면 전국금융노조 기업은행지부는 이날 오전부터 서울 중구 기업은행 본점 앞에서 ‘기업은행 단독 총파업 집회’를 열고 쟁의 행위에 들어갔다. 기업은행 노조 측 추산 전체 임직원의 약 60%(7000명)가 파업에 참여 중이다.

노조 측은 “차별 임금을 철폐하고 체불임금을 받기 위해 총파업을 진행한다”며 “은행과 정부가 요구를 수용하지 않는다면 2·3차 총파업을 통해 은행 업무를 모두 마비되게 할 것”이라고 밝혔다.

노조는 국책은행인 기업은행이 정부의 공무원 임금 가이드라인을 적용받는다는 이유로 시중은행 대비 30%가량 적은 임금을 지급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김형선 금융노조위원장 겸 기업은행 노조위원장은 “기업은행은 국책은행이지만 시중은행과 경쟁하면서 업무 강도가 동일하다”며 “지난해 말 기준 기업은행의 1인 평균 급여액은 8500만원으로, 1억원을 뛰어넘는 시중은행에 비해 차별 임금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또 정부의 ‘총액인건비제한’ 제도로 1인당 600만원 수준의 시간외수당도 지급하지 않았다고 노조는 지적했다.

이 제도는 기업은행의 대주주인 기획재정부가 인건비 총액을 정하면 그 범위에서 임금인상률을 정하는 것으로, 정부와 기업은행이 합의점을 찾아 신속히 제도 개선을 해달라는 것이 노조의 주장이다.

이밖에도 노조는 기본금 250% 특별성과급 지급, 우리사주 금액 증액 등을 요구했다. 기재부는 지난 3년간 1조1000억원이 넘는 배당금을 가져갔지만, 직원에 지급된 특별성과급은 전무하다는 이유에서다.

기업은행 노조가 총파업을 단행한 것은 1973년 노조 설립 이래 최초다. 노사는 지난 10월부터 임금·단체협약을 진행해왔으나 총 13번의 교섭에도 결론을 내리지 못했고, 이후 두 차례 열린 중앙노동위원회 조정에서도 합의가 결렬됐다.

이날 파업으로 기업은행 업무 차질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상당수 은행 직원이 영업점 자리를 비우면서 고객 응대에 공백이 생겼기 때문이다.

은행 관계자는 “차후 교섭 일정은 확인되지 않는다”며 “합의에 이르지 못하면 연초까지 상황이 이어질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이민지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mj@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