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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나가던 ‘카드론’ 마저 줄여… 내수위축·연체율 악화 카드사 ‘보릿고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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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나가던 ‘카드론’ 마저 줄여… 내수위축·연체율 악화 카드사 ‘보릿고개’

신한·KB국민·우리·하나·삼성·현대카드, 순이익 40% 급감
신용판매, 할부 등 영업수익 감소 더해 대출 연체자 급증
지난달 카드론 상승세 ‘주춤’…건전성 관리위해 ‘긴축’ 전환
경기침체가 심화하면서 카드사의 실적이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이미지 확대보기
경기침체가 심화하면서 카드사의 실적이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기준금리 인하에도 카드사 업황 회복이 지연되고 있다. 올해 1분기 카드사 순이익이 최대 40% 급감한 것은 취약차주 연체율이 급등한 것이 주요인이다. 카드사들은 내수 부진 속 신용판매와 할부 등 영업수익이 줄고, 연체율은 10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하자 실적 개선을 이끌어온 카드론마저 긴축하고 있다.

29일 여신금융업계 따르면 카드사들의 올해 1분기 순이익은 삼성카드를 제외하고 모두 부진했다. 신한·KB국민·우리·하나·삼성·현대카드의 올 1분기 당기순이익은 전년 대비 최대 40% 급감했다. 우선 업계 1위 신한카드는 1분기 순이익이 전년동기 대비 26.7% 감소한 1357억 원을 기록하는 데 그쳤다. 부실채권은 늘면서 쌓아야 할 충당금이 증가한 탓이다.

KB국민카드도 1분기 순이익이 845억 원을 기록해 전년동기 대비 39.3% 대폭 줄었다. 경기침체로 인해 신용카드와 체크카드 이용금액이 줄어든 가운데 대손충당금 규모가 2847억 원으로 1년 전보다 903억 원(46.5%)이나 늘면서 부담이 커졌다. 마찬가지로 현대카드도 당기순이익이 전년 동기보다 3.8% 감소한 614억 원이었다. 대손충당금 부담이 1239억 원으로 1년 전보다 38.6% 커졌다.

반면 삼성카드 홀로 효율적인 비용효율화 덕에 수익 방어에 성공했다. 삼성카드는 1분기 순익이 전년 동기보다 3.7% 개선한 1844억 원을 기록했다. 신용판매와 카드대출이 늘어나면서 영업수익이 개선됐고, 충당금 적립도 줄었다. 카드사 업황 개선이 더딘 배경으로 역시 경기 침체가 주요한 원인이다.
경기 악화로 서민들의 자금 사정이 취약해지면서 카드사 연체율은 올해 1분기 10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작년 카드 대금, 할부금, 리볼빙, 카드론, 신용대출 등의 1개월 이상 연체율을 뜻하는 카드사의 연체율은 1.65%로 전년 말(1.63%) 대비 0.02%P 상승해 2014년(1.69%) 이후 10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연체율 악화 추세는 올해 들어서도 이어지고 있다. 각 카드사의 연체율은 3월 말 기준 모두 상승했다. 카드사별로는 하나카드 2.15%, 우리카드 1.87%, KB국민카드 1.61%, 신한카드 1.61% 등으로 집계됐다. 서민들의 주머니 사정이 팍팍해지면서 카드값뿐만 아니라 고금리인 카드 대출도 제대로 갚지 못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카드사들도 더 이상 카드론 대출을 유의미한 영업수단으로 보고 있지 않다. 역대 최다를 경신하던 카드론 잔액은 지난달부터 본격적인 감소세다.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롯데·BC·삼성·신한·우리·하나·현대·KB국민·NH농협카드 등 9개 카드사의 카드론 잔액은 3월 말 기준 42조3720억 원으로 역대 최다였던 전월 말(42조9888억 원) 대비 약 6000억 원 줄었다.

카드론 금리 역시 레고랜드 사태 당시인 2022년 말 이후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이들 카드사의 카드론 금리 평균은 3월 말 기준 연 14.83%로, 지난 2월 말(14.64%) 대비 약 0.19%P 올랐다. 연체율이 높아지자 카드사들은 작년부터 해 온 건전성 관리를 더욱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카드사 한 관계자는 “연체율 등 건전성 지표 개선이 더뎌 카드론 영업을 확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면서 “고객등급 및 고객군별 모니터링 관리, 부실화된 자산의 상·매각, 다중채무 양산 방지, 심사요건 정교화 등을 통해 리스크 관리가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홍석경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hong@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