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올해 경제성장률 1.5→0.8% 하향…금리 인하로 대응
이창용 "마이너스 성장 가능성 14%…금융위기 때보다 커"
하반기 1∼2회 추가 인하 가능성…연말 최종금리 2.25~2.50% 전망
이창용 "마이너스 성장 가능성 14%…금융위기 때보다 커"
하반기 1∼2회 추가 인하 가능성…연말 최종금리 2.25~2.50% 전망

이는 최근 한국개발연구원(KDI)이 제시한 0.8%와 같은 수치로 국내 주요 국책기관이 연이어 0%대 성장률을 제시하면서 사실상 저성장이 현실화됐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올해 한국 경제가 역성장할 확률이 14%에 이른다"면서 올해 하반기 추가 금리 인하를 예고했다.
한은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는 29일 오전 정례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기존 연 2.75%에서 2.50%로 0.25%포인트 인하했다. 이번 결정은 금통위원 전원 만장일치 동의로 이뤄졌다.
한은은 지난해 10월 약 1년 9개월간의 기준금리 동결 기조를 깨고 기준금리 인하에 들어갔다. 이후 11월, 올해 2월, 이달까지 네 차례 기준금리 인하를 단행했다.
이번 한은의 금리 인하는 경기 부진 대응 차원으로 풀이된다. 한은은 이날 금통위 직후 발표한 수정 경제 전망을 통해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종전 1.5%에서 0.8%로 0.7%포인트 낮췄다. 한은은 내년 성장률도 기존 1.8%에서 1.6%로 0.2%포인트 낮췄다. 경제성장률이 2년 연속 1% 안팎에 머무는 것은 관련 통계가 작성된 1953년 이후 처음이다.
해외 IB들과 국내 민간기관을 중심으로 올해 0%대 성장률 전망이 잇따르고 있지만, 국책기관 중 KDI에 이어 한은마저 0%대 성장률을 제시하면서 올해 0%대 저성장은 피하기 어려워졌다는 분석이다. 심지어 마이너스 성장 가능성도 제기된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금통위 직후 열린 기자회견에서 "성장률 전망 하향에는 부문별로 건설 영향이 가장 크다"면서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역성장 확률이 5% 수준이었으나 지금은 14%에 이른다"고 우려했다.
이에 한은의 추가 인하 횟수와 인하 폭이 확대될 가능성도 커졌다. 앞서 한은은 올해 2월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1.5%로 제시할 당시, 올해 기준금리 인하가 2~3번 단행된다는 전제하에 산정된 수치라며 연내 2~3회 기준금리 인하를 예고한 바 있는데 인하 횟수가 3~4회로 확대될 가능성이 커진 셈이다. 한은이 상반기 기준금리를 두 차례 내렸고, 하반기 금통위가 4회 예정돼 있다는 점에서 연말 최종금리가 2.00~2.25%까지 내려갈 것으로 보인다.
이 총재는 "당초 예상보다 성장세가 크게 약화됐기 때문에 향후 인하 폭이 좀 더 커질 가능성이 있다"면서 "다만 경제전망의 상·하방 리스크가 모두 있는 데다 금융안정 리스크에도 유의해야 하는 만큼 앞으로 입수될 데이터를 보면서 기준금리 추가 인하의 속도와 폭을 결정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정성화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sh1220@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