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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준금리 인하에 서민 부담 완화... 대출연체 속도조절 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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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준금리 인하에 서민 부담 완화... 대출연체 속도조절 되나

대출연체율, 기준금리 인하의 영향 적을듯
국내은행 부실채권 규모 전월대비 1조원 증가
카드론, 저축은행 대출연체율 증가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에도 서민들 대출연체율 개선에는 아직 시일이 걸릴 전망이다. 저신용자들 이자부담이 일부 줄어들 수 있지만 이미 지원 혜택이 높은 상황이어서 연체율 감소로 이어지기는 쉽지 않다는 분석이다. 향후 추가적인 금리인하가 이어질 경우 금융권 대출연체율도 완화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서울 시내 한 건물에 나란히 설치된 은행 ATM기기 모습. 사진=뉴시스이미지 확대보기
서울 시내 한 건물에 나란히 설치된 은행 ATM기기 모습. 사진=뉴시스


시중은행 관계자는 기준금리 인하가 대출연체율에 긍정으로 작용할 수는 있으나 한계가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해당 관계자는“신용이 조금 안 좋거나 연체가 이어지는 분들에 대해서는 금융권 전체에서 지원책 또는 혜택들이 이미 많이 주어진 상황이다”면서 “기준금리 인하 폭이 이미 이용하고 있는 대출에도 적용될지는 확인해 봐야 한다”고 했다. 다른 은행관계자는 “대출연체율 감소보다는 전반적인 이자 부담이 줄어들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했다.

은행의 대출연체율은 점점 늘어나는 추세이다. 지난달 21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해 3월말 기준 국내은행의 신규 연체채권 규모는 3조 원으로 지난 달 보다 1000억 원 증가한 규모이다. 국내은행의 원화대출 연체율은 0.53%로 코로나 시기였던 2022년 3월(0.22%)부터 현재까지 오름세를 가져가고 있다.

금융감독원은 국내은행들의 올해 1분기 부실채권규모는 16조 6000억 원으로 전분기보다 1조 6000억 원 증가했다. 부문별로 보면 기업 여신 부실채권비율이 0.72%로 지난해 같은 기간(0.61%)보다 0.11%p 올랐고, 가계여신 부실채권비율은 0.32%로 전년 동기(0.27%)대비 0.05%p 상승했다.

부실채권이란 원금 또는 이자 상환이 연체된 채권으로 3개월 이상 연체된 여신을 부실채권으로 분류한다.

2금융권에서도 대출연체율이 늘어나고 있다.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4월 카드사들의 대환대출 잔액도 전월대비 5.7% 증가한 1조4146억 원으로 집계됐다. 또 카드사들의 카드론 잔액은 39조 3871억 원으로 전월 대비 1000억 원 늘어나면서 오름세로 돌아섰다. 삼성카드, 우리카드, 신한카드 등 대형 카드사들의 카드론 잔액이 각각 571억 원, 514억 원, 109억 원 늘어난 것이 주요하게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대환대출은 카드론을 빌린 뒤 갚지 못해 카드사에 다시 대출을 받는 것을 말한다. 대환대출 증가는 결국 카드사의 연체율 상승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올라간다는 것을 의미한다.

저축은행의 대출연체율도 증가했다. 저축은행의 올해 1분기 대출연체율은 9%로 지난해 말 대비 0.48%p 악화했다. 저축은행의 대출연체율 9%대는 2015년(9.2%)에 있었던 ‘저축은행 사태’의 영향 이후 10년만에 기록했다. 국내은행들의 원화 대출은 3월기준 지난달 2월보다 0.05%p 하락했지만, 신규연체채권은 1000억 원 증가한 3조 원으로 집계됐다.

보험사들도 대출연체율이 증가하고 있다. 지난 26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 3월말 기준 보험사의 대출채권 연체율은 0.66%로 작년 말보다 0.05%p 상승했다. 보험사의 부실채권(고정이하여신) 비율은 0.91%로 0.27%p 급등했다.

한편 한국은행은 지난달 29일 금융통화위원회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0.25%p 인하했다. 지난 2월 이후 3개월 만에 기준금리가 2.50%로 추가인하됐다. 금융통화위원회 위원들은 가계부채 증가세와 외환시장 변동성 확대 경계감이 여전히 크지만, 물가 안정세가 이어지는 가운데 성장률이 크게 낮아질 것으로 전망되는 점을 근거로 인하를 결정했다.


구성환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koo9koo@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