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년比 실적, 생·손보사 모두 7.7%↓
손보사 車보험 특히 부진, 장기보험 손익도 악화
손보사 車보험 특히 부진, 장기보험 손익도 악화

손보사의 경우 자동차보험 손익 악화하고 재해 및 대형사고가 발생했던 여파로 실적 내림세를 보였다. 그나마 투자손익이 크게 개선된 효과로 순익 감소분 일부가 상쇄됐다.
예견된 실적 부진…車보험 악화
17일 금융권에 따르면 삼성화재·메리츠화재·DB손보 등 3대 손보사의 2025년 상반기 당기순이익은 3조1398억원으로 전년 동기(3조3990억원) 대비 7.7% 감소했다.
손보사는 자동차보험 손해율 상승과 일반보험 고액사고 증가로 손익 악화가 예견됐었다. 그나마 투자손익이 순이익 감소분을 상쇄하며 실적을 상쇄했다.
부동의 1위인 삼성화재는 전년 동기(1조3144억원) 대비 5.1% 감소한 1조2456억원의 상반기 순이익을 올렸다.
상반기 투자손익(6459억원)이 24.4% 대폭 개선되며 16%대 감소한 보험손익을 방어한 것으로 나타났다. 보험손익의 경우 지난해 동기와 비교해 사고율 감소, 사업비율 개선 등 여건에도 대형재해 발생과 연속된 요율 인하 영향으로 장기보험, 자동차보험 모두에서 나빠졌다.
특히 자동차보험 손익(307억원)이 1년 전 대비 79.5% 대폭 감소했다. 4년 연속 이어진 차보험료 인하로 손보업권 전반의 수익성이 악화했는데, 삼성화재가 그 영향을 직격으로 받은 탓이다. 삼성화재의 상반기 자동차보험 누적 손해율(가마감)은 83.3%로 대형 손보사 가운데 가장 높다.
메리츠화재는 전년 동기 대비 1% 감소한 9873억원의 상반기 순이익을 기록했다. 장기간 이어졌던 의료 파업 영향 등으로 본업이 부진했다는 것이 회사 측 설명이다. 상반기 장기보험손익은 전년 동기 대비 19% 감소했으며, 자동차보험손익은 75억원의 적자로 돌아섰다.
다만 운용성과가 좋았다. 반기 투자손익으로 전년 동기 대비 53% 늘어난 6048억원을 기록하면서다. 전체 순이익의 61%를 차지하는 수준이다.
올봄 발생했던 금호타이어 공장 화재 여파 등으로 실적 악화가 예상됐던 DB손보는 상반기에 9069억원의 순이익을 올렸다. 금호타이어와 계약한 재산종합보험으로 지출하는 금액이 다른 5개 계약사 대비 가장 큰 400억~500억원인 만큼, 전년 대비 19.3% 감소한 실적을 냈다.
DB손보 역시 상반기 투자 손익으로 5886억원을 올리며 보험손실 감소분을 상쇄했다. 채권 등의 선별적 대체투자를 기반으로 투자 영업익을 늘렸다는 설명이다.
1위 삼성생명 뒤에 교보·한화 '엎치락뒤치락'
삼성·교보·한화생명 등 3대 생보사는 올 상반기 2조4409억원의 순이익을 올렸다. 전년 동기(2조6433억원) 대비 7.7% 감소한 수준인데, 삼성생명이 견조한 실적을 유지했음에도 교보·한화생명의 수익성이 악화하면서다.
수익 감소가 예측됐던 삼성생명의 상반기 순이익(연결)은 1조3941억원으로 전년 대비 1.8% 성장했다. 반기 기준으로 사상 최대실적을 기록한 것이다.
눈여겨볼 대목은 본업인 보험손익이 전년보다 1000억원 이상 늘어난 점이다. 향후 이익 추정 금액인 보험계약마진(CSM)이 순증하면서, 누적 CSM도 전년 동기 대비 8000억원 증가한 13조7000억원으로 집계됐다. 고수익성 건강보험 판매 성황이 주효한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생명은 6개 보험사 가운데 상반기 투자손익이 줄어든 유일한 회사로, 전년 동기 대비 8.4% 감소한 1조207억원의 투자익을 냈다. 연결 자회사 실적이 줄어든 영향이라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이로써 삼성생명은 삼성화재와 함께 업계 1강 구도를 공고히 했다. 양 사는 보험 업황이 부진한 가운데 나란히 1조 클럽을 놓치지 않았다.
교보생명은 1년 전 대비 5.4% 감소한 5824억원의 순이익을 냈다. 이 기간 투자손익으로 4969억원을 올렸지만, 보험손익이 32.5% 대폭 감소한 2536억원으로 나타나면서다. 장기채 투자를 꾸준히 확대하고 금리 하락에 따른 자본 변동성 축소를 병행해 리스크 관리를 이어갔다는 전언이다.
한화생명은 전년 대비 30.8% 감소한 4615억원의 순이익(연결)을 냈다. 보험손익은 1760억원, 투자손익은 40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35.9%, 12% 감소했다. 자회사형 법인보험대리점(GA) ‘한화생명금융서비스’ 채널 확장 과정에서 비용 증가가 수익성에 영향을 줬을 것이라는 업계 분석도 나온다.
이민지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mj@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