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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M글로벌 “기후 리스크 대응 늦다”…기업에 ‘사전 예방’ 강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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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M글로벌 “기후 리스크 대응 늦다”…기업에 ‘사전 예방’ 강조

기업 10곳 중 6곳, 극한 기후로 사업 중단 경험…대응 체계 여전히 미비
올해 극심한 가뭄을 겪은 강릉 오봉저수지 모습. 사진=연합뉴스이미지 확대보기
올해 극심한 가뭄을 겪은 강릉 오봉저수지 모습. 사진=연합뉴스
세계 최대 재물보험사 중 하나인 FM글로벌(FM Global)이 전 세계 기업들을 대상으로 진행한 조사에서, 기후 리스크에 대한 인식은 높지만 실제 대응 수준은 여전히 미흡하다고 16일 밝혔다. FM은 기업들이 단기 복구 중심의 대응을 넘어 설계·운영 단계부터 리스크를 관리하는 장기적 회복탄력성 전략을 도입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FM은 최근 ‘기후 리스크 대비: 극한 기후에 회복탄력성 간극을 줄이는 법(Ready for the Storm: Closing the Extreme Weather Resilience Gap)’ 보고서를 통해 기업들이 빈번해지는 극한 기후의 영향을 체감하면서도, 비용 효율적인 대응 기회를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조사에 참여한 리스크 의사결정자의 95%는 자사 운영에서 극한 기후 리스크를 인지하고 있다고 답했지만, 62%는 최근 3년간 실제 사업 중단을 경험했다고 밝혔다. 반면 보험 중개인의 67%만이 고객사의 인식 수준에 동의해, 기업의 자기평가와 실제 대응 간 괴리가 드러났다.

FM은 보고서를 통해 “많은 기업들이 비즈니스 회복탄력성의 간극을 해소할 수 있는 실질적 기회를 놓치고 있다”며 “리스크 관리는 사후 복구가 아니라 사전 예방이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응답자의 78%는 기존 리스크 예측이 기후 변화로 더 이상 유효하지 않다고 답했지만, 신규 부지 설계나 건설 단계에서 리스크 엔지니어링을 반영하는 기업은 28%에 불과했다. FM은 이 점을 들어, “시설 신축 단계에서부터 리스크 관리 설계가 이뤄져야 한다”고 조언했다.
FM글로벌의 루이스 그리초 최고과학책임자(CSO)는 “기업들은 심화되는 기후 리스크에 대한 외부 압력이 커지고 있지만, 실제 대응이 인식 수준을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며 “기후 데이터를 추적하고 모니터링해 장기적 회복탄력성을 확보해야 한다”고 말했다.

FM은 기업이 실질적인 리스크 대응력을 높이기 위해 공급망 전반의 리스크 점검, 설계 단계의 리스크 엔지니어링 반영, 기후 데이터 기반 의사결정 체계 강화 등을 권고했다. 또 사전 예방적 조치는 이미 지어진 시설을 사후 점검·보수하는 것보다 훨씬 효율적이며 손실 규모를 크게 줄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FM글로벌은 2024년 한 해 동안 고객사의 산업시설을 대상으로 총 4만6000여 건의 리스크 개선 조치를 지원해 약 1조500억 달러(한화 약 1,500조원)의 예상 손실을 감축했다고 밝혔다. FM은 “극한 기후에 대비한 회복탄력성 투자는 보험료 절감과 리스크 완화의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낸다”며 “비용이 아니라 경쟁력 확보의 수단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번 조사는 2025년 5월, 전 세계 산업·제조·기술 업종의 리스크 의사결정자 800명과 보험 중개인 150명을 대상으로 진행됐으며, 보고서 전문은 FM글로벌 공식 웹사이트에서 확인할 수 있다.


홍석경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hong@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