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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직연금 적립금 400조 돌파… 주택 구입용 인출 3.8만명 '역대 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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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직연금 적립금 400조 돌파… 주택 구입용 인출 3.8만명 '역대 최대'

중도인출 전년比 4.3% 증가한 6.7만명…3조 규모
인출 사유 82%가 주택 구입·전세 등 주거비 목적
수익률 상승에 실적배당형 가입자 증가
사진은 서울 용산구 일대 아파트 단지 모습. 사진=연합뉴스이미지 확대보기
사진은 서울 용산구 일대 아파트 단지 모습. 사진=연합뉴스
지난해 퇴직연금 적립액이 처음으로 400조원을 넘어섰다.

다만 정부의 대출 규제로 주택구입 자금 마련이 어려워지자 퇴직연금을 중도 인출해 집을 사는 규모도 역대 최대 수준으로 불어났다.

국가데이터처가 15일 발표한 '2024년 퇴직연금 통계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퇴직연금 총적립 금액은 431조원으로 전년(381조5000억원) 대비 49조원(12.9%) 증가했다.

퇴직연금 적립금은 관련 통계가 작성되기 시작한 2015년 124조7000억원에서 매년 늘어, 지난해 사상 첫 400조원을 돌파했다.
제도 유형별로 보면 퇴직급여 수준이 사전에 확정되는 확정급여형(DB)이 214조원으로 전년보다 4.0%포인트(P) 감소한 49.7%를 차지했다, DB형이 50% 밑으로 떨어진 것은 처음이다.

사용자(기업)의 부담금이 확정돼 있고, 이를 가입자가 투자한 뒤 최종 수익을 연금 형태로 받게 되는 확정기여형(DC)은 116조원으로 1년 전 보다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0.9%P 늘어난 26.8%로 집계됐다. 개인형 퇴직연금(IRP)도 99조원으로 1년 전보다 3.1%P 늘어 23.1%를 차지했다.

운용 방식별로는 원리금보장형이 74.6%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고, 실적배당형 17.5%, 대기성 8.0% 순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퇴직연금 중도인출 인원은 지난해 기준 6만7000명으로 전년(6만4000명)보다 4.3% 늘었다. 인출 금액은 2조7000억 원으로 2023년(2조 4000억 원)보다 12.1% 증가했다.

중도 인출 사유는 주택 구입이 56.5%(3만8000명)로 가장 많았고, 주거 임차(25.5%, 1만7000명), 회생 절차(13.1%, 9000명) 순이었다. 중도 인출자의 82.0%가 주거 비용 탓에 퇴직연금을 중도 인출한 셈이다.
주택 구입을 목적으로 한 퇴직연금 중도인출액은 1조8000억원으로, 인원과 금액 모두 2015년 통계 집계 이래 최대치다.

정부의 가계대출 규제로 주택구입 자금 마련이 어려워지자 노후 자금까지 동원해 주택을 구입하는 이들이 늘어난 것으로 분석된다.

국가데이터처 관계자는 "지난해에는 주택담보대출은 늘었지만 신용대출은 감소한 상황"이라며 "퇴직연금 중도인출로 주택구입 자금을 보강하는 사례가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퇴직연금 운용 방식별로 보면 원리금보장형이 74.6%, 실적배당형 17.5%, 대기성은 8.0%를 차지했다. 원리금보장형의 비중은 전년보다 5.8%P 줄었고, 대신 실적배당형은 4.7%P 뛰었다.

실적배당형의 증가는 한국은행 기준금리 인하로 예금 금리가 낮아지자 원리금 보장을 포기하고 수익성을 쫒는 가입자가 늘어난 영향으로 보인다.

국가데이터처 관계자는 "최근 5년 동안 수익률을 보면 원리금보장형은 2.49%, 실적배당형은 4.77%로 1.9배 정도 차이가 나다 보니 수익률이 높은 쪽으로 투자 성향에 변화가 나타나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정성화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sh1220@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