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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보험 팔아 생활비, 日 요양비로 전환…韓 여전히 ‘사망 후만 지급’ 제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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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보험 팔아 생활비, 日 요양비로 전환…韓 여전히 ‘사망 후만 지급’ 제한

사망보험금 유동화, 주요국은 대체연금 확산
미·일, 보험금 매각·요양비 등 활용처 다변화
韓 연금형 완납계약 한정…윤리·규제 장벽
우리나라의 종신보험 활용도가 해외 주요국 대비 크게 떨어진다는 지적이 나온다. 사진=연합뉴스이미지 확대보기
우리나라의 종신보험 활용도가 해외 주요국 대비 크게 떨어진다는 지적이 나온다. 사진=연합뉴스
미국에선 생명보험금을 팔아 생활비로 활용하고, 일본에선 요양비로 전환하는 등 연금처럼 활용하는 사례가 빠르게 늘고 있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아직 일부 종신보험만 연금 형태로 미리 받을 수 있어 활용 폭이 좁다는 지적이다. 노후빈곤이 확산되고 있어 생명보험금이 사망 이후 유족에 지급되는 자산에서 생전에 실질적인 노후 재원으로 활용될 수 있게 제도개선이 이뤄져야 한다는 지적이다.

13일 보험업계와 하나금융연구소에 따르면 미국·일본 등 주요국에서는 사망보험금의 생전 전환이 이미 대체연금시장의 한 축으로 자리 잡았다. 반면 국내는 보험료 납입이 완료된 금리확정형 종신보험을 중심으로 연금형 유동화만 허용돼 활용 범위가 상대적으로 좁다. 해외는 일시금 수령, 요양비 전환, 보험 매각 등 다양한 방식이 활용되는 것과 대비된다.

미국에서는 생명보험 계약을 제3자에게 매각해 현금화하는 ‘라이프 세틀먼트(Life Settlement)’ 시장이 대표적이다. 보험계약자가 기존 보험을 투자자에게 판매하고 해약환급금보다 높은 금액을 일시금으로 받아 은퇴 후 생활비나 부채 상환 등에 활용하는 구조다.

해당 시장 규모는 2019년 28억 달러에서 2025년 48억 달러로 확대됐으며, 기관투자자들 사이에서는 경기 변동과 상관관계가 낮은 대체 투자자산으로 인식되고 있다.
일본은 사망보험금을 요양비로 전환하는 구조가 발달해 있다. ‘너싱 케어 컨버전(Nursing Care Conversion)’ 특약을 통해 요개호 상태가 되면 사망보험금 일부를 연금 형태로 받아 장기요양비나 생활비로 사용할 수 있다. 보험료 납입이 완료되지 않았더라도 요양 진단 시점부터 보험료가 면제되는 구조도 마련돼 있어, 보험금 활용 시점의 유연성이 높다는 평가다.

반면 우리나라는 지난해 10월부터 사망보험금 유동화 제도가 도입됐지만 적용 대상은 제한적이다. 만 55세 이상 계약자가 보험료 납입을 완료한 금리확정형 종신보험에 한해 사망보험금의 최대 90%를 연금 형태로 나눠 받을 수 있다. 유동화 이후 남은 금액은 사후에 보험수익자에게 지급된다.

제도 시행 이후 약 한 달 반 동안 1,262건이 신청돼 월 평균 약 40만 원 수준의 생활비 보완 효과가 나타났지만, 활용 범위 자체는 해외에 비해 좁다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해외에서 활발한 매각형 유동화는 국내에서 윤리적 이슈와 개인정보 침해 우려 등으로 제도권 도입이 제한돼 있다. 이로 인해 국내 사망보험금 활용은 보험사 내부에서 관리되는 연금형 지급에 머무르고, 보험계약을 자산시장으로 편입하는 구조는 미흡하다는 평가다.

이령화 하나금융연구소 연구위원은 “국내 사망보험금 유동화 제도는 연금형 지급 중심으로 설계돼 해외에 비해 활용 범위가 제한적”이라며 “고령층의 실질적인 노후자산 활용을 위해서는 요양서비스와 결합한 상품이나 하이브리드형 장기요양(LTC) 보험 등으로 제도와 상품 구조가 단계적으로 진화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홍석경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hong@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