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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0조 퇴직연금’ 기금 vs 민간 구도 가시화… 금융사 점유율 경쟁 치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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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0조 퇴직연금’ 기금 vs 민간 구도 가시화… 금융사 점유율 경쟁 치열

은행·보험·증권 ‘계약형’에 전문기관 ‘기금형’ 투입
퇴직연금 시장 새 국면 전망…DB형 판도 변화 클 듯
정부가 퇴직연금 수익률 제고를 위해 기금형 퇴직연금 도입을 추진하면서, 지금까지 은행·보험·증권사 등 민간 금융사가 중심이었던 시장에 국민연금공단 등 전문 운용기관이 참여할 가능성이 커졌다. 사진=연합뉴스이미지 확대보기
정부가 퇴직연금 수익률 제고를 위해 기금형 퇴직연금 도입을 추진하면서, 지금까지 은행·보험·증권사 등 민간 금융사가 중심이었던 시장에 국민연금공단 등 전문 운용기관이 참여할 가능성이 커졌다. 사진=연합뉴스


정부가 퇴직연금 수익률 제고를 위해 기금형 퇴직연금 도입을 추진하면서, 은행·보험·증권사 등 민간 금융사 중심 시장에 국민연금공단 등 전문 운용기관이 참여할 가능성이 커졌다.

기업이 일괄 가입하는 퇴직연금 DB형은 원리금 보장형 상품 비중이 높은데, 기금형이 도입되면 안정적인 장기 운용을 전문 기관에 맡기려는 수요가 늘어날 전망이다.

이에 따라 퇴직연금 시장 점유율 경쟁에 공단이 참여하면서 민간 금융권의 경쟁도 치열해질 전망이다.
10일 금융권에 따르면 정부가 국민연금공단이 참여하는 퇴직연금 개편안을 조만간 내놓기로 하면서 시장에 전운이 감돌고 있다.

기금형 퇴직연금은 고용노동부와 금융당국이 그간 추진해 온 제도로, 퇴직연금 자금을 하나의 기금으로 모아 전문 기관이 통합 운용하는 방식이다. 과거 국회에 제출된 관련 법안 역시 국민연금 등 전문 운용기관이 퇴직연금을 관리·운용하는 내용을 핵심으로 담고 있다.

기금형이 도입되더라도 기존 계약형 퇴직연금이 즉시 폐지되는 것은 아니다. 현재 금융사가 운영하는 계약형과 기금형이 병행 운영될 가능성이 크다. 다만 기금형에서는 금융사가 가입자 모집과 계좌 관리, 자금 수탁 등을 담당하고 실제 자산 운용은 기금이 맡는 구조로 역할이 재편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 같은 변화는 금융사들의 퇴직연금 시장 경쟁 구도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기금형이 도입되면 운용 기능 일부가 전문 기관으로 이전되면서 경쟁 방식도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 시장 선두 경쟁도 치열하다. 삼성생명의 올해 2분기 퇴직연금 적립금은 57조3963억 원으로 신한은행(58조8888억 원)에 약 1조5000억 원 뒤졌다. 지난해 말까지만 해도 삼성생명이 54조4253억 원으로 신한은행(53조8745억 원)을 앞섰지만, 올해 들어 신한은행이 적립금을 늘리며 업계 1위로 올라섰다.
업권별 영향은 다르게 나타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말 기준 퇴직연금 적립금은 501조4000억 원이며, 이 가운데 확정급여(DB)형이 228조9000억 원으로 전체의 45.7%를 차지한다.

보험사는 DB형 비중이 높은 만큼 상대적으로 영향이 클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업계 관계자는 “DB형은 기업이 일괄 가입하고 원리금 보장형 상품 비중이 높은데, 기금형이 도입되면 안정적인 장기 운용을 전문 기관에 맡기려는 수요가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업권 관계자는 “DB형 가입자는 대부분 회사에서 일괄 가입하며 원리금 보장형 상품을 선호하는 비중이 높은데, 기금형이 도입되면 안정적인 장기 운용을 전문 기관에 맡기려는 수요가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은행과 증권사는 최근 실적배당형 중심의 확정기여(DC)형과 개인형(IRP) 시장 성장에 힘입어 적립금을 늘려왔다. 그러나 기금형이 도입될 경우 운용 수수료 기반 시장의 일부를 전문 기관과 공유해야 하는 만큼 점유율 방어가 새로운 과제로 떠오를 전망이다.

업권 관계자는 “은행 등이 직접 운용하는 퇴직연금 규모가 줄어들면 그만큼 운용 수수료 감소도 불가피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민지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mj@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