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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도 긴축…ECB 예금금리 2.5%로 인상, ‘고유가발 물가’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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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도 긴축…ECB 예금금리 2.5%로 인상, ‘고유가발 물가’ 우려

올해 두 번째 0.25%P 인상…유로존 물가 3.3%, 목표 2% 웃돌아
유가 100달러 돌파에 에너지 인플레…한국도 고금리 장기화 압력
독일 프랑크푸르트의 ECB 본부.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독일 프랑크푸르트의 ECB 본부. 사진=로이터

유럽중앙은행(ECB)이 에너지 가격 급등에 따른 물가 불안을 이유로 올해 두 번째 금리 인상을 단행했다. 국제유가가 배럴당 100달러를 넘어선 가운데 주요국 중앙은행이 물가 대응을 우선하면서, 글로벌 금융시장의 ‘고금리 장기화’ 우려도 다시 커지고 있다.

한국은행이 지난달 기준금리를 연 3.00%로 올린 데 이어 ECB까지 긴축 기조를 강화했다. 국내에서도 금리 인하 기대보다 추가 물가 압력과 가계·기업 이자 부담을 동시에 관리해야 하는 어려운 환경이 이어질 전망이다.

ECB는 10일(현지시간) 독일 베를린에서 통화정책회의를 열고 예금금리를 연 2.25%에서 2.50%로 0.25%포인트 인상했다. 주요 재융자금리는 2.65%, 한계대출금리는 2.90%로 각각 0.25%포인트씩 올렸다.

예금금리 2.50%는 지난해 4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ECB가 이란 전쟁 발발 이후 금리를 올린 것은 지난 6월에 이어 두 번째다. 시장도 이번 회의에서 0.25%포인트 인상을 예상했다.

ECB는 성명에서 “전망은 여전히 대단히 불확실하다”며 “물가상승률에는 상방 위험이, 경제성장에는 하방 위험이 있다”고 밝혔다. 성장세가 둔화할 수 있다는 부담에도 물가가 목표 수준으로 안정됐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한 것이다.

유로존의 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3.3%로 3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ECB의 물가 목표치인 2%를 6개월 연속 웃돌았다. 특히 중동 전쟁 장기화와 해상 수송 불안으로 원유·가스 가격이 오르면서 에너지발 물가 충격이 식료품과 운송, 제조업 비용으로 번질 가능성이 커졌다.

실제 국제유가 상승세는 ECB의 고민을 키우고 있다. 브렌트유는 전날 배럴당 101달러를 넘어서며 약 4개월 만의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미국과 이란의 군사 충돌이 유조선 공격과 호르무즈 해협 통항 위협으로 확대되면서, 원유 생산량 감소가 현실화하지 않았더라도 공급망 차질 우려만으로 가격이 오르는 상황이다.

ECB 입장에서는 유가 상승이 일시적 충격에 그치지 않고 기대인플레이션을 자극할 가능성을 경계해야 한다. 가계와 기업이 고물가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하면 임금과 상품·서비스 가격에 이를 반영하고, 물가 상승이 에너지 부문을 넘어 경제 전반으로 확산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번 인상으로 ECB 예금금리와 한국 기준금리 간 격차는 0.50%포인트로 좁혀졌다. 미국 기준금리 3.50~3.75%와 ECB 예금금리의 차이는 1.00~1.25%포인트다. 미국과 유럽, 한국이 모두 물가와 환율, 금융안정을 놓고 긴축 기조를 유지하거나 강화하는 국면에 들어섰다는 의미다.

한국에는 부담이 적지 않다. 한국은행은 지난달 기준금리를 2.75%에서 3.00%로 올리며 1년 9개월 만에 다시 3%대 금리 시대를 열었다. 반도체 수출 회복과 수도권 주택가격, 가계부채 증가, 근원물가 상승이 금리 인상의 배경으로 꼽혔다.

여기에 유가 상승이 장기화하면 한국은행의 통화정책 선택지는 더 좁아질 수 있다. 한국은 원유와 천연가스 수입 의존도가 높은 만큼, 고유가는 수입물가와 생산자물가를 거쳐 소비자물가를 끌어올릴 가능성이 크다. 원화 약세가 동반되면 원유 도입 단가 상승 폭은 더 커진다.

문제는 고금리가 이미 가계와 기업의 취약부문에 부담을 주고 있다는 점이다. 국내 은행권의 주택담보대출 연체채권은 올해 6월 말 2조2000억원으로, 2022년 말보다 120% 증가했다. 주택담보대출 잔액이 같은 기간 21% 늘어나는 데 그친 것과 비교하면 연체 증가 속도가 가파르다.

유럽의 금리 인상은 한국 금융시장에도 간접 영향을 줄 수 있다. 글로벌 채권금리가 오르고 달러 강세가 이어질 경우 외국인 자금 흐름과 원·달러 환율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 국내에서는 수입물가 상승을 막기 위한 고금리 유지 필요성과, 취약차주·내수 부진을 고려한 완화 필요성이 맞서는 구도가 더 뚜렷해질 전망이다.


임광복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ac@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