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글로벌이코노믹

김덕중 청장은 왜 그를 그 자리에 앉혔을까?

공유
0

김덕중 청장은 왜 그를 그 자리에 앉혔을까?

원정희 개인납세국장, 국세청 최초 육사 출신 조사국장에

[글로벌이코노믹=김종길기자] 기업들의 ‘저승사자’로 불리는 국세청의 최고위직은 당연히 국세청장이다. 그 국세청장의 최고 신임을 받아야 임명될 수 있는, 국세청의 핵심 직위가 ‘국세청의 대사헌'(司憲府, 조선시대 사헌부 수장)으로 불리는 본청 조사국장이다. 국세청 세무조사의 향방을 결정짓는 이 자리에 최근 국세청 역사상 처음으로 육사 출신(36기) 원정희 개인납세국장이 임명됐다.


24일 국세청에 따르면 원 국장은 59년생으로 부산사대부고를 나왔으며 육사 36기 출신이다. 87년 특채로 국세청에 입문해 중부청 조사1국장, 서울청 조사2국장, 본청 총무과장, 재산세국장, 개인납세국장을 지냈다. 정책홍보담당관, 즉 대변인도 지냈다. 육사와는 거리가 멀 것같은 젠틀한 이미지에 깔끔한 업무처리로 대변인 시절부터 좋은 평을 받아왔다는 게 주변의 얘기다.

김덕중 청장이 원 국장을 이 자리에 앉힌 데에는 조직의 안정을 꾀하려는 것이라는 시각이 우세하다. 당초 조사국장 후보로 김봉래 서울청 조사1국장, 한승희 서울청 조사4국장 등이 하마평에 오르내렸지만 지방청보다는 본청 국장 중에서 적임자를 임명해 조직 안정을 꾀했다는 것.

실제로 김 청장은 지난해 인사청문회에서도 취임하면 조사조직 인사와 조사관리 전반을 원점에서 재검토하겠다면서 국세청 인사 관행에 변화를 꾀하겠다는 생각을 밝혔다. 이번 원 국장의 발탁이 이런 김 청장의 생각이 일부 반영된 인사라는 것이다.

그동안 국세청에서는 육사 출신 간부들이 본청 조사국장까지 오르기는 거의 힘들었다. 일부 인재들이 서울국세청 조사4국장까지 올라간 적은 있어도 사실상 2인자로 불리는 본청 조사국장은 꿈도 꾸지 못했다. 당초 원 국장은 지방청장 후보로도 거론됐으나 같은 육사 출신 강형원씨가 대구청장에 임명되면서 육사 출신이 지방청장 자리 두 곳을 차지하는 것에 대한 김 청장의 부담도 작용했다는 것이다.

본청 조사국장은 국세청의 세무조사 방향을 정하고 서울국세청을 비롯한 6개 지방국세청 조사국과 일선 세무서 조사조직을 실질적으로 움직이는 최고 지휘부다. 특히 역외탈세 방지와 지하경제 양성화에서 성과를 내야할 2년차 박근혜 정부가 이를 진두지휘할 국세청 조사국장 자리에 육사 출신을 발탁한 것은 올해 국세청이 세무조사 강도가 상당할 것임을 암시하는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지난해 국세청이 세금을 짜내기 위해 과도하게 세무조사를 벌인다는 지적을 받아왔던터라 '원정희표 세무조사 방향'은 어떤 것일지 벌써부터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