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이코노믹 김수환 기자] 자녀를 위한 어린이날 선물에도 '부익부 빈익빈'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부모로서 자녀를 생각하는 마음은 같지만 경제적 소득 수준에 따라 어린이날을 맞이하는 상황이 각기 다른 것.
5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어벤져스2 개봉과 어린이날을 맞아 백화점, 대형마트, 오픈마켓 등은 동심잡기 마케팅에 열중했다.
롯데백화점은 지난달 30일까지 본점 영플라자에서 '어벤져스' 팝업스토어(임시매장)를 열고 아이언맨, 캡틴아메리카, 토르, 헐크 등 어벤져스 캐릭터 피규어·인형·내의·마스크 등을 선보이며 아이들의 관심을 끌었다.
특히 G마켓은 국내에 단 1개뿐인 3m 높이의 초대형 '헐크버스터-아이언맨' 피규어를 3480만원에 예약 판매했다. 이보다 작은 55㎝짜리 피규어도 가격이 무려 145만원에 달했지만 꾸준히 판매됐다.
사실 이 같은 고가의 피규어는 '키덜트(아이들 같은 감성과 취향을 지닌 어른)'를 겨냥한 상품에 가깝지만 소위 '있는 집 자식'들은 어린이날 선물로 이러한 고가의 장난감(?)을 받기도 한다는 것.
유통업계 관계자는 "최근 100만원을 호가하는 장난감들도 어린이날 선물로 많이 팔리고 있다"며 "아이에게 특별한 선물을 주려고 해외 구매대행을 통해 제품을 구매하는 이들도 많다"고 귀띔했다.
반면 상대적으로 지갑이 얇은 부모들에게 비싼 장난감은 그림의 떡이다. 이 같은 소비 양극화로 인한 상대적 박탈감이 자녀들에게도 나타나고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한 문화평론가는 "기업들이 어린이날 특수를 이용해 마케팅에 열을 올리면서 어느샌가 어린이날은 부모들의 능력을 보여주는 날이 돼 버렸다"며 "어린이날 본래 취지에 맞게 적정수준의 가격을 책정해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김수환 기자 ks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