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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 법정관리 졸업 동양, 유진과 파인트리자산운용 ‘눈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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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 법정관리 졸업 동양, 유진과 파인트리자산운용 ‘눈독’

보유현금 5000억원 규모… M&A 승자 독식 여부가 최대 관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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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이코노믹 김대성 기자] 수만명의 투자자들에게 1조원 이상 피해를 준 동양그룹의 지주회사인 ㈜동양이 지난 2월 법정관리를 졸업하자마자 인수합병(M&A) 소용돌이의 한 가운데 놓이게 됐다.

동양은 2013년 9월 30일 회생절차(법정관리) 개시를 신청해 다음 달 17일 법원이 회생절차 개시를 결정한 지 약 2년4개월만에 스스로 독립경영할 수 있는 기회를 맞게 됐다.

동양이 법정관리를 벗어날 수 있게 된 데는 주요 계열사들의 매각을 성공리에 마무리하면서 수중에 거액의 현금을 보유한 것이 결정적인 도움을 준 것으로 보인다.

동양은 지난해 핵심 계열사인 동양시멘트를 삼표에 넘기면서 지분 54.96%에 대해 매각 대금은 7149억원을 챙겼다.
또 동양파워를 포스코에너지에 매각하면서 회생계약안 평가를 훨씬 웃도는 4311억원의 매각대금을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어 동양매직도 시장 기대치보다 1000억원 가량 비싼 2800억원을 받고 NH농협-글랜우드 프라이빗에쿼티(PE) 컨소시엄에 팔았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동양은 연이은 계열사 매각으로 2015년 9월 말 현재 보유중인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이 7194억원으로 나타났다.

이는 동양의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이 2014년 말 512억원에 불과한 데 비해 9개월여 만에 무려 6682억원의 현금이 수중에 들어온 셈이다.

동양은 현재 채권단이 출자전환한 5362억을 제외한 대부분의 채무를 변제하고도 5000억원 규모의 현금을 손에 쥐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동양이 보유한 막대한 현금은 동양을 인수하려는 여러 기업들이 관심을 보이는 이유이기도 하다.

동양의 최대주주는 지난 1월부터 유진그룹과 파인트리자산운용으로 번갈아 바꿔지면서 두 곳의 지분늘리기 경쟁이 한창 진행중이다.

정진학 유진기업 사업총괄사장은 “앞으로 동양의 지분을 25%까지 매입해 경영에 참여하겠다”고 공식 밝힌 바 있다.

정 사장은 이어 “단기수익이 실현되면 매도할 것이라는 일각의 오해는 아무런 근거가 없다”고 덧붙였다. 유진그룹은 동양의 이사 수를 늘리고, 유진 측 인사를 이사로 선임하려는 데 주력하고 있다.

법원은 5000억원 가까운 현금을 보유한 동양이 법정관리 졸업 후 투기세력의 먹잇감이 되지 않도록 동양의 이사 수를 줄이고 경영진의 임기를 3년간 보장한다는 보호장치를 뒀다.

유진그룹은 이같은 법원의 조치에 대해 제1단계로 동양의 이사 수를 늘린다는 방침을 세운 것으로 업계에서는 내다보고 있다.

파인트리자산운용도 동양 인수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파인트리자산운용은 3월22일 경영참가 목적으로 동양 주식을 장내에서 사들여 보유 지분을 10.03%로 늘렸다고 공시했다.

파인트리자산운용이 갖고 있는 주식 수는 2393만4794주이며 유진그룹은 유진기업 1620만1191주와 유진투자증권 769만3000주를 합한 총 2389만4191주이다. 파인트리자산운용과 유진그룹의 주식 차는 4만603주에 불과하다.

그러나 유진그룹이 29일 장 마감 후 블록딜(시간외 대량매매)로 동양레저가 보유한 동양 지분 3.03%를 200억~300억원 수준에 사들인 것으로 전해져 새로운 지분경쟁이 불가피한 실정이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유진그룹이 채권단으로부터 동양 지분을 이날 종가인 3150원보다 조금 높은 가격에 인수한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유진그룹과 파인트리자산운용은 전날 보유 중인 동양 지분 20%의 의결권을 공동으로 행사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유진그룹과 파인트리자산운용이 연합전략과 지분매입 경쟁을 벌이면서 동양을 압박하고 있는 가운데 동양 경영진은 독자적인 경영권 방어를 추진하고 있다.

동양의 임직원들이 유진기업과 파인트리자산운용으로의 인수를 반대한다는 호소문을 발표하는가 하면 약 1000억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을 추진하기로 결정했다.

동양 노동조합은 “유진그룹과 파인트리자산운용은 경영권에 충분치 않은 지분으로 경영권을 장악해 현금성 자산만을 노리고 있다”면서 “실제 4000억원을 본인들의 재무구조 개선 자금으로 활용할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노조는 “유진과 파인트리가 투기자본이 아니라면 자기자본을 통해 주주총회 특별요건인 34%의 주식을 매입해 경영권을 확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적대적 M&A에 노출되어 있는 동양이 최근 삼부건설공업 인수전에 뛰어들은 것도 기업 인수를 통해 ‘홀로서기’를 시도하고 있다는 분석도 있다.

동양의 시가총액은 28일 기준 약 8000억 수준이다. 유진그룹과 파인트리자산운용 중 누구라도 경영권을 장악하면 약 5000억 규모의 현금성 자산의 처분 권한을 갖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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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성 기자 kimd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