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TP 지분 51% 인수가 170억원… 주가수익비율 11배로 합리적인 수준 평가
한국콜마가 미국 화장품 제조자개발생산(ODM)업체인 PTP(Process Technologies and Packaging)의 지분 인수로 새 성장동력을 확보했다.한국콜마는 미국 생산 체계를 구축하기 위해 미국 미용용품 유통기업 웜저와 공동으로 PTP를 인수키로 했다고 공시했다. 지분은 한국콜마와 웜저가 각각 51%와 49%씩 나눠 갖는다.
한국콜마는 연구개발 및 생산을 맡고 웜저는 영업과 마케팅을 담당할 계획이다.
PTP는 1993년에 설립되어 색조 화장품 제조에 강점이 있는 OEM/ODM사로 로레알, 시세이도, 코티 등 세계적인 브랜드를 고객사로 갖고 있다.
PTP는 USDA(미 농무부) 유기농 인증기준을 충족하는 설비를 보유하고 있으며 천연 화장품 및 오가닉 퍼스널케어 제품 생산 이력을 갖고 있다.
웜저는 1950년도에 설립되어 화장품 패키지 디자인부터 보관, 운송 등 미용용품과 관련한 포괄적인 서비스를 제공하는 미국 기업으로 중국 상해와 영국 런던에 지사를 갖고 있다.
한국콜마는 PTP의 지분 51%를 자체 보유현금 170억원에 인수할 예정이다.
메리츠종금증권 양지혜 연구원은 “PTP 인수가격은 지난해 기준 PER(주가수익비율) 11배로 매우 합리적인 수준”이라며 “이번 인수로 연간 지배주주순이익 3% 상승이 예상되며 향후 시너지를 감안할 때 추가적인 기업가치 확장 여지가 충분하다”고 평가했다.
한국투자증권 나은채 연구원은 “인수 금액이 크지 않고 높지 않은 밸류에이션에 인수한 것으로 판단된다”며 “단기 실적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으나 중장기적으로 의미가 있는 인수”라고 설명했다.
나 연구원은 “한국콜마의 화장품사업은 올해 기준 국내 화장품 비중이 88%로 절대적으로 높다”면서 “기존 생산 업체를 인수함과 동시에 미주 마케팅 및 유통 업체와의 협업으로 해외시장 개척에 시행 착오를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동부증권 박현진 연구원은 “올해 4분기부터 PTP 실적이 한국콜마에 연결 반영될 것”이라며 “한국콜마의 지배주주순익에 기여하는 정도는 높지 않지만 미국 현지 영업기반을 갖고 있는 협력사와의 협업으로 리스크를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박 연구원은 “단순히 미국 시장 진출에 따른 매출 볼륨 확대 이외에 글로벌 기업으로서의 입지를 마련하는 기회로서 의미가 크다”고 말했다.
현대증권 이달미 연구원은 “미국 ODM업체 지분 인수로 본격적인 미국 진출에 대한 교두보를 마련했다”며 “특히 다양한 거래처를 보유하고 있는 윔저와의 협업으로 미국 화장품 시장 진출에 대한 기대감이 더욱 높아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증권가에서는 한국콜마가 2015년 말 순현금으로 자금 조달에 대한 리스크는 크지 않으며 일부 차입으로 조달할 것으로 보고 있다.
한국콜마의 올해 6월 말 현재 재무상태는 현금 및 현금성자산 282억원, 매출채권 1165억원, 재고자산 601억원 등 유동자산이 2317억원에 달한다.
유동자산은 1년 내 현금화 할 수 있는 자산으로 현금동원력을 나타내주는 지표라 할 수 있다.
한국콜마의 올 상반기 연결기준 매출액은 3216억원, 영업이익 390억원, 당기순이익 297억원을 기록했다.
한국콜마의 재무상태와 손익계산은 미 화장품제조사인 PTP 인수에 큰 어려움이 없을 것이라는 게 증권사 관계자들의 판단이다.
미국은 세계에서 가장 큰 화장품 시장으로 국내 화장품업체가 글로벌 회사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반드시 진출해야 할 시장이다.
한국콜마 윤동한 회장은 “매출 1조원에 달하는 화장품 회사가 가장 큰 미국 시장에 가지 않는 것은 죽음을 의미한다”며 미국 진출에 대한 필요성을 역설해 왔다.
한국콜마는 170억원이라는 비교적 적은 돈으로도 M&A(인수합병)를 통해 미국 진출의 기반을 다진 셈이다.
한국콜마는 PTP의 제조기술, 웜저의 마케팅 네트워크를 활용해 북미와 남미에서 거래처 및 매출을 확대하는 등 3사 협업으로 시너지 효과를 낼 것을 기대하고 있다.
김대성 경제연구소 부소장 kimd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