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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구조사 신뢰도 불안한 누리꾼 "대선 점쟁이 없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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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구조사 신뢰도 불안한 누리꾼 "대선 점쟁이 없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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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구조사. 사진=영화 '점쟁이들'
[글로벌이코노믹 신진섭 기자] 출구조사가 불안하니 역술가의 입이라도 빌려야 할까. 최근 국내외 선거에서 출구 조사 예측이 실제 결과와 어긋나는 경우가 생기며 출구조사의 신뢰성에 대한 의문이 생긴 것이 사실이다. 이런 상황에서 일부 누리꾼은 무속인의 예측에 귀를 기울이고 있다. 출구조사가 과거만큼 확실한 결과를 보장하지 못하는데서 생기는 불확실성을 역술의 힘을 빌려 해소하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역대 대선의 경우 출구조사는 꽤나 정확한 편이었다. 2002년 대선 출구조사 결과는 노무현 후보 49.1%, 이회창 후보 46.8%였고 실제는 노 후보 48.9%, 이 후보 46.6%로 집계됐다. 2007년 대선에서는 이명박 후보 50.3%, 정동영 후보 26.0%로 예측했고 실제 이 후보 48.7%, 정 후보 26.1% 득표했다.

하지만 제18대 2012년 출구조사는 당선인은 적중했으나 정확도 면에서 아쉬움을 남겼다. 당시 박근혜 후보 50.1%, 문재인 후보 48.9%를 예측했고 실제 결과는 박근혜 후보 51.6%, 문재인 후보 48.0%였다. 박근혜 후보는 출구조사 예상치와 실제 득표 사이에 1.5%p 차이가 있었고 문재인 후보도 0.9%p 차이가 났다. 당시 진행했던 출구조사의 오차범위가 ±0.8%p였다는 점을 감안하면 신뢰도에 문제가 발생한 것이다.

제 20대 총선에선 지상파 방송 3사 출구조사 결과 새누리당이 다수당이 될 것으로 예상했으나 뚜껑을 열어보니 더불어민주당이 다수당이 됐다. 해외에선 힐러리와 트럼프가 맞붙었던 미국대선, 브렉시트 찬반투표 등 굵직한 선거들에서 출구조사 결과가 빗나갔었다. 이런 사례들을 과거와 같이 출구조사 결과가 곧 승패 확정으로 보기는 힘들어진 것이다.
온라인 커뮤니티 '디젤매니아' 게시글이미지 확대보기
온라인 커뮤니티 '디젤매니아' 게시글

이런 상황을 타고 온라인 커뮤니티엔 일명 ‘대선 점쟁이’를 찾는 글들이 올라 오고 있다.

계사**이라는 역술원을 운영하는 역술인 모씨는 자신의 블로그에 안철수의 당선을 확신하는 글을 올렸다. 그는 “안철수가 대통령이 될 확률이 100%”라며 안철수가 당선되지 않으면 “(역술) 상담을 더 이상 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역술인 효산은 문재인의 당선을 점쳤다. 그는 문재인 후보의 점괘에 대해 “그 높이가 태산과 같으니 다른후보가 넘보기 어렵다”라고 평했다. 반면 안철수 후보에 대해선 “4월에 활짝 피던 꽃이 5월에는 비바람을 맞아 안타깝게도 열매를 맺지 못한다”며 부정적인 전망을 내놓았다.

물론 위와 같은 역술인들의 선거 예측은 아직 과학적으로는 그 예측력이 증명된 바 없다. 역술인의 선거 예측을 찾아보는 누리꾼들의 마음도 이를 확신하기 보다는 흥미위주의 접근을 하고 있다고 보는 것이 적절할 것이다.

이번 대선 출구조사에서는 정확도를 높이기 위해 ‘심층 출구조사’를 도입한다. 누구에게 투표했는지만 물었던 과거 방식과 달리 결정한 시점 및 이유, 탄핵 사건 등에 대한 응답자의 입장, 차기 정부 과제 등 심층적인 질문을 던지는 방식이다. 아울러 성별, 연령, 지역, 직업, 소득수준, 교육수준, 결혼여부, 종교 등 인구통계학적 질문들을 던져 출구조사 정확도를 높일 예정이다.

정확도는 다소 높아질 수 있겠지만 예전과 같은 신뢰도를 보여줄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미 대선에서 나타난 자신의 지지하는 후보를 겉으로 내색하지 않는 일명 ‘샤이(부끄러운) 투표자’들이 이번 대선에서 나타날 가능성이 있다. 또 사전선거는 출구 조사에 포함되지 않는 다는 점도 고려해보아야 한다. 만약 전체 투표율이 75% 수준이라면 3분의 1가량의 표심을 알지 못한 채 출구조사 결과를 발표해야 하는 상황이다. 결국 투표함을 열어 볼 때까지는 누구도 당선을 장담하기 힘들것으로 보인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오는 10일 새벽 2~3시쯤 대선 주자들의 당락이 결정될 예정이다.

신진섭 기자 jshin@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