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과거 국민의 심금을 울렸던 이영학이 딸의 친구를 죽인 살인범으로 국민들을 분노케 하고 있다.
‘거대 백악종’이라는 희귀 난치병에 걸린 이영학은 악성 종양 때문에 대부분의 이를 빼고 어금니만 남았다. 과거 본인과 같은 질환에 걸린 딸을 물심양면 키우는 과거 그의 모습에 사람들은 이영학을 어금니 아빠라 부르며 그에게 희망의 손길을 건넸다.
강원 영월의 한 야산에서 여중생의 시신이 발견됐다. 발견된 여중생 A양(14)의 행적을 추적한 결과 지난달 30일 A양이 이영학의 집이 있는 건물로 들어간 이후 행적을 알 수 없었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여중생 A양의 시신에서 목 뒤 점출혈, 목 근육 내부 출혈, 목 앞부분 표피박탈 등이 발견돼 타살 의혹이 제기됐다.
경찰은 추가 조사를 통해 A양이 건물로 들어간 이후 이씨와 그의 딸이 커다란 가방을 BMW차량에 싣고 건물을 빠져나간 장면이 담긴 CCTV도 확보했다. 또 차량이 영월 요금소를 통과한 기록도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이를 토대로 이씨가 A양을 살해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그의 자택을 급습했다. 자택에서 이영학과 그의 딸은 수면제를 과다복용한 상태였으며 경찰에 의해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았다.
이후 경찰은 먼저 의식이 돌아온 이영학을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해 조사를 벌여왔으며 지난 9일 그의 딸이 의식을 되찾자 딸에 대한 조사도 시작했다.
경찰 초기 조사에서 이영학은 시체유기 사실은 시인하면서도 살해 의혹에 대해서는 전면 부인했다.
이씨는 지난 2일 자신의 딸과 차량 안에서 촬영한 동영상에서 “내가 자살하려고 둔 약을 A양이 모르고 먹었다”는 취지의 주장을 하며 자신의 살해 혐의를 부인했다. 이어 A양이 죽자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 시신을 유기했다며 시체유기 이유를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이영학과 그의 딸이 의식을 되찾자 경찰조사는 급물살을 탔다. 이영학은 곧 A양을 죽였다는 사실을 시인했고 그의 딸 역시 아버지 이영학의 말을 듣고 수면제를 탄 음료수를 A양에게 건넸다고 시인했다.
11일 벌어진 현장검증에서 이영학은 A양을 살해하는 과정과 시신 유기 장면 등을 재연했다. 경찰은 이날 현장 검증을 토대로 범행 도구를 유기한 장소 등을 파악해 수색에 나섰다.
국민들은 딸의 친구를 죽이고 그 과정에서 자신의 딸까지 가담시킨 어금니아빠 이영학의 엽기적인 행각에 놀라움과 분노를 금치 못하고 있다.
한편 경찰은 이영학의 아내인 최씨의 죽음 역시 그와 관련됐을 가능성도 염두하고 있다. 아내인 최씨는 지난달 1일 시어머니와 사실혼 관계에 있는 B씨로부터 수차례 성폭행을 당했다며 고소장을 냈다.
이영학과 최씨는 고소장을 제출한 지 닷새 만인 같은 달 5일 오전 5시께 추가 피해 사실을 신고했고, 경찰은 B씨를 같은 날 불러 1차 조사했다.
하지만 최씨는 추가 피해를 신고한지 하루만인 지난달 6일 오전 0시 50분 경 자신의 자택에서 떨어져 숨진 채 발견됐다.
경찰은 여중생 A양의 살인사건에 대한 조사를 계속해서 진행하는 한편 최씨의 죽음과 이영학이 관계가 있는지에 대해서도 조사할 방침이다.
백승재 기자 tequiro0713@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