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연 전 경제부총리· 조재연 대법관 등 많은 인재 배출

서울시교육청은 덕수고 특성화계열(상업계)을 폐지하고 경기상고가 흡수토록 결정했다고 8일 밝혔다.
시교육청은 지난해 이미 덕수고 이전·재배치 계획을 행정예고 했으며, 특성화계열은 오는 2023년까지 운영된 뒤 경기상고와 통합된다. 저출산으로 인한 학령인구 감소와 특성화고 인기 하락의 현실을 피하지 못한 것이다.
덕수고는 서울에서 유일하게 특성화계열과 인문계열이 함께 운영되는 '종합고'다. 덕수고 인문계열은 2021년 3월까지 송파구 위례신도시 내 거여고(가칭) 설립 예정지로 이전한다.
덕수고는 1910년 공립수하동실업보습학교로 개교해 109년 전통을 이어왔으며, 상업고로 운영되다 2007년 인문계열이 생겼다. 덕수상고는 김 전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을 포함해 '고졸 신화'를 이룬 유명인사를 다수 배출했다.
덕수상고가 경기상고에 흡수통합되는 가장 큰 이유는 특성화고 지원학생이 점차 줄고 있기 때문이다. 덕수고의 특성화계열 3학년은 196명이지만 올해 입학한 1학년은 129명에 불과하다. 이를 반영하듯 서울 70개 특성화고 중 절반이 넘는 38개교(54.3%)가 올해 신입생 모집 때 미달됐다.
'대학은 꼭 가야 한다'는 일반고 선호현상은 굳건하고, 고졸취업 만으로는 좋은 직장을 구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어렵기 때문에 특성화고 신입생 미달사태는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신입생 미달사태가 반복되자 특성화고들은 지난 5월 교육청에 학급당 학생 수 기준(학생배치기준)을 '학급당 20명'으로 낮춰달라고 요청했다. 시교육청은 이 같은 요청을 받아들여 특성화고 학생 배치기준을 현재 '학급당 24~26'명에서 '학급당 22~24명'으로 2명 줄이기로 했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전체 학생이 계속 줄어드는 가운데 특성화고 진학을 희망하는 학생은 더 많이 감소하고 있다"면서 "(특성화고들을) 현재 상태로 유지하는 것은 어려울 것으로 보여 다른 특성화고 간 추가 통폐합도 검토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유명현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mhyoo@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