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레와 석탄 4억 달러어치 중국 불법 수출 드러나
북한이 국제사회가 정한 한도의 8배에 해당하는 정제유를 불법 수입하고 수출이 금지된 모레와 석탄도 중국에 수출했다는 유엔보고서가 나왔다. 중국이 북한의 제재회피를 적극 지원했다는 지적도 나왔다.
이미지 확대보기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대북제재위원회 산하 전문가패널은 17일(현지시각) 공개한 연례 최종보고서에서 북한이 정제유 수입과 석탄 수출, 사이버 공격, 노동자 파견 등 불법 활동을 계속하고 있다고밝혔다고 미국의소리방송(VOA)이 전했다.
보고서는 북한의 불법해상 활동, 해외 노동자 파견,금융 제재 분야의 북한 위반 등 세가지를 담고 있다.
보고서가 지적한 북한의 가장 대표적인 불법 활동은 정제유 불법 수입이다. 전문가 패널은 북한이 이전부터 지속해온 ‘선박 대 선박’간 불법 환적뿐 아니라, 외국 선적의 선박들이 북한 남포항에 직접 드나든 정황도 드러났다고 밝혔다.
‘센린 01’호와 ‘티안유’호 등 외국 선적의 선박들이 지난해 1월부터 10월까지 10개월 동안 북한 남포항에 총 64회 드나들었다. 6월과 7월, 10월에는 북한 유조선이 정제유를 운반한 횟수보다 외국 선적 선박들이 운반한 횟수가 더 많았다.
이 선박들은 운항 과정에서 깃발을 내리거나 이름을 바꾸는 등의 방법을 사용했다.
남포항에 드나든 선박에 정제유가 가득 차 있었던 것으로 추정한다면 지난해 1월부터 10월 동안 10개월 간 북한이 수입한 정제유가 안보리 대북결의 2397호가 정한 연간 한도 50만 배럴의 8배(10월 말까지 400만 배럴 추정)에 이른다고 전문가 패널은 추정했다.
2397호는 북한산 모레와 석탄의 수출을 금지한다.그런데 2019년 1월부터 8월까지 370만t, 미화 3억7000만 달러(4500억 원) 상당의 석탄을 수출했다. 이 중 약 76%인 280만t의 석탄이 북한의 선박에서 중국 바지선으로 운송되는 선박 간 환적 방식을 통해 불법 수출됐다.
또 북한은 지난해 5월부터 최소 100회 모래를 불법 반출했다. 북한이 최소 100만t, 미화 2200만 달러(약 267억 7400만 원)상당의 준설토를 중국 항구로 수출했다. 중국 선박뿐 아니라 타 국가의 선박도 황해도 해주만과 함경남도 북청군 신창 노동자구에서 모래를 운반했다고 유엔은 밝혔다.
전문가패널은 중국 선박들이 북한의 불법 활동인 석탄 수출에도 적극 관여했다고 지적했다.
이전까지 불법 환적에는 주로 유령 회사에 소속된 배들이 동원됐는데 이제는 중국 해운사의 선박까지 가담한 것이다. 북한 석탄 불법 환적에 관여된 많은 선박 중 눈에 띄는 중국 선박은 ‘라오 추안 장 717’호와 ‘푸싱 9’, ‘푸싱 12’ 호 등이다. 이 선박들은 북한 선박에 비해 2배, 최대 3배 많은 석탄을 실을 수 있는 대형 화물선으로, 모두 중국의 합법 해운사에 소속돼 있다.
‘푸싱 12’호는 중국 정부 소속 기업 소유의 배였다가 다른 곳에 팔린 것으로 전문가패널은 중국이 북한의 불법 환적에 이 선박이 사용될 것이라는 점을 사전에 인지하고 있었다고 지적했다.
대규모로 불법 환적이 일어난 장소 역시 중국과 관련돼 있다.
보고서가 공개한 인공위성 사진에는 지난해 10월 중국에서 가장 물동량이 많은 항구 중 하나인 닝보 저우산항 앞 바다에 북한 선박 무려 10척이 정박해 있다.
전문가 패널은 북한 선박이 불법 환적 중인 선박이라며 북한의 불법 활동이 비밀리에 이뤄지는 것이 아니라 공개로 이뤄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안보리 관계자는 VOA에 “중국 정부가 유엔의 금지된 활동을 적극 지지하거나 최소한 의도적으로 눈감아주고 있다는 증거가 나오기 시작하는 것은 상당히 걱정스러운 일”이라고 밝혔다.
그는 “중국 기업이 북한의 핵과 탄도미사일 프로그램 등 불법 행위에 연루되는 것은 우려된다”고 덧붙였다.
박희준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acklondon@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