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노조는 지난 2016년 민주노총의 산하 단체인 사무금융노조에 가입한 바 있다. 한은 노조의 탈퇴는 최근 민주노총이 강성화되고 있는 점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민주노총으로서는 지난해 말 조합원 수에서 한국노동조합총연맹을 누르고 제1 노총으로 우뚝 선 만큼 역할을 해야 한다는 외부적 요구와 노조 내부의 반발을 다독여야 하는 딜레마에 빠진 형국이다. 자칫 한은 노조의 탈퇴가 다른 곳으로 도미노처럼 번질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한은 노조는 21일 "지난 17일 임시대의원대회를 개최해 소속된 상급단체인 사무금융노조를 탈퇴하기로 결의했다"고 밝혔다. 김영근 한은 노조위원장은 "상급단체의 방향성이 한은 노조와 맞지 않아 탈퇴하기로 결정했다"며 "노조활동 울타리로서 상급단체의 필요성은 여전히 있기 때문에 노조원들의 의견을 수렴해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민주노총은 최근 최저임금 인상안 등을 놓고 갑론을박을 벌이고 있다. 소위 철도노조 출신으로 '좌파'인 김명환 민주노총 위원장이 노사정 회의에 참여해 정부·여당을 비롯한 경영계에 끌려갔다고 비판하는 측과 제1 노총으로서 사회적 책무를 가져야 한다는 입장으로 갈라서고 있다. 국책은행인 한은 노조로서는 '목불인견'인 현 상황을 감내하지 못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김 위원장은 이미 승부수를 던진 상태다. 내부 강경파의 목소리에 휘둘리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김 위원장은 ‘원포인트 사회적대화’ 합의문 추인을 위해 23일 대의원대회를 개최하고 부결될 경우 사퇴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그는 “국민 속의 민주노총, 모든 노동자의 민주노총이 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번 대의원대회의 성격을 ‘민주노총이 제1노총으로서 사회적 역할을 할 수 있는가’의 가늠자로 본 것이다.
민주노총 사무총국 간부, 산별노조·지역본부 대표 등 약 50명으로 구성된 중집과는 달리 대의원대회는 전체 조합원 500명 당 1명 꼴인 대의원들로 구성된 대규모 회의체다. 지난 2월 민주노총 정기 대의원대회 재적 인원은 1400여 명에 달했다.
김 위원장이 노사정 합의안을 살리기 위해 대의원들의 뜻을 확인하기로 한 것이다. 노사정 합의안에 반대하는 정파의 벽을 넘으려는 시도라는 해석이 나온다.
노동계 한 관계자는 "정치권처럼 내부에서 이념으로 갈라선 해묵은 노선싸움으로 국민들에게 신뢰받는 노총이 될 수 없다"며 "80년대 식 정파 싸움이 아닌 국민과 조합원들에게 희망을 줘야 한다. 그렇지 않을 경우 한은 노조와 같은 상황이 재발할 수 있다"고 비판했다.
장원주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trum@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