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3일 대만의 영자신문 타이완뉴스에 따르면, 중국 관영 CCTV는 지난 13일 중국 인민해방군 육군 소속 96A형 주력전차와 04형 보병전투차가 가상 시가전에서 소규모 방어군을 뭉게버리는 장면을 공개하면서 이것이 대만 해변에 상륙한 뒤 일어날 다음 단계의 신속한 승리가 될 것임을 시사했다고 한다.
모의 시가전에서 중국은 중국군인 홍군과 대만군인 청군으로 나눴으며 홍군에는 전차 30대와 병력 230명, 홍군에는 전차 6대와 병력 70명을 각각 배치했다. CCTV는 방어군은 지형 숙지라는 이점을 가진 반면, 홍군은 화력과 병력에서 우위를 차지했다면서 결과는 미리 정해진 대로 홍군이 홍군 적을 3시간 안에 '박살냈다'고 전했다.

이에 대만 퇴역장성이자 대만 국방부 정치전투국 문화심리작전 사단장을 지낸 위청시(余宗基) 퇴역 소장은 "중국은 대만을 전혀 이해하지 못한다"면서 "설사 몇 안되는 해변에 상륙한다고 해도 대만을 둘러싼 고가화된 고속도로는 뛰어난 장애물과 장벽이 될 것"이라고 비판했다.
위 소장은 SET TV 프로그램에 출연해 "중국군 전차전 입안자들은 여전히 냉전시대는 2차 대전 마인드를 갖고 있다"고 꼬집고 "전차가 도시로 진입하는 것은 죽음을 자초는 것이기 때문에 도시로 들어올 수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대만군은 400발 이상의 대전차 로켓 '케스트럴(황조롱이)'을 보유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케스트럴은 대만 무기개발의 산실인 중산과학원(NCSIST)이 개발한 휴대용 대전차 무기다. 무게 5kg, 길이 110cm로 발사관은 섬유강화플라스틱으로 만들었다. 로켓탄의 유효사거리는 150(장갑관통 점착고폭탄,열압력탄)~400m(일반 고폭탄)다.관통력은 고폭탄의 경우 최대 400mm다.

그는 대만의 도시와 현마다 고층건물이 있는 데 그 위에서 로켓을 발사할 수 있다면서 케스트럴은 높은 건물에 쉽게 배치할 수 있는 만큼 전차의 도시진입은 죽음을 자초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모의 시가전에 참가한 중국군 전차 96A는 구경 125mm 주포와 12.7mm 기관총 등으로 무장하고 있지만 무게 42.8t이 알려주듯 방어력이 약하다. 그래서 포탑 전면과 차체 전면에 추가장갑과 폭발 반응장갑을 달고 다닌다. 건물위에서 대전차 로켓이 날아올 경우 속수무책이다.
군사전문가인 왕천민은 19일 페이스북에 "뉴타이페이에서 타이난시까지 이어지는 서해안고속도로는 해안선을 따라가는데 대부분은 고가화돼 있고 최후의 수단으로 '대서양 방벽'으로 활용될 수 있다"면서 "수천만t의 콘크리트로 돼 있어 적전차가 해안선을 뚫을 수 있다고 하더라도 이런 도로장애물을 넘을 수는 없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대서양 방벽은 2차 대전 당시 나치 독일이 연합군의 상륙을 막기 위해 스칸디나비아반도에서 서유럽까지 이어지도록 구축한 거대한 요새다.
박희준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acklondon@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