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대 그룹 중 유일한 상반기 역성장…하반기 들어 본격 반등
-LG화학·HS애드 중심 계열사 전반 회복세 뚜렷
-LG화학·HS애드 중심 계열사 전반 회복세 뚜렷

1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LG그룹은 지난 6월 30일을 기준으로 7월 11일까지 그룹 시가총액이 19조4738억 원 늘며 15.11% 증가했다. 이는 올해 상반기 LG그룹이 4.3% 하락하며 10대 그룹 중 유일하게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한 것과 대조된다. 같은 기간 삼성은 5.25%, SK는 0.51% 상승에 그쳤다.
LG그룹의 하반기 반등의 중심에는 LG화학이 있다. LG화학은 7월 들어 28.61% 오르며 LG 계열사 중 가장 높은 수익률을 기록했다. 하반기 2차전지 소재주 전반의 기술적 반등 흐름과 맞물려 LG에너지솔루션의 지분가치 회복 기대감이 주가를 끌어올렸다는 평가다. 에코프로 등 과열됐던 2차전지 종목들이 조정을 받는 사이, 상대적으로 저평가됐던 대형 소재주가 다시 주목받는 흐름이다.
LG화학 관계자는 "글로벌 전기차 시장 성장 둔화에 따른 우려가 여전하지만, 배터리 소재 수요는 꾸준히 유지되고 있다"며 "미국 IRA 대응 전략 강화, 원가 구조 효율화 등이 투자자 신뢰 회복에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전통적인 B2C 사업 부문에서도 회복세가 나타나고 있다. 광고 계열사인 HS애드는 11.58% 상승했고, LG생활건강은 3.13%, LG전자도 2.03% 오르며 소폭 회복 흐름을 보였다. 특히 LG생활건강의 경우 중국 소비 시장 둔화로 지난해부터 부진했지만, 상반기 저점을 찍고 최근 반등 기미가 감지되고 있다. 그외 LG헬로비전(6.05%), LG유플러스(4.83%), LG디스플레이(3.13%), LG이노텍(6.72%), LG(3.64%) 등 계열사 12개 종목 가운데 11개가 상승했다. (LG CNS 제외) 반면 로보스타는 5.82% 내리며 계열사 가운데 유일하게 하락했다.
반면, 상반기 증시를 주도했던 HD현대(48.82%), 한화(134.09%), 두산(140.66%) 등은 하반기 들어 나란히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하며 주춤한 모습이다. 특히 두산은 하반기 들어 약 11% 가까이 하락하며 가장 큰 낙폭을 기록했고, HD현대와 한화 역시 각각 9.39%, 1.91% 감소했다.
이는 상반기 강세 업종에 대한 차익 실현과 경기 모멘텀 둔화에 대한 선제 반영이 맞물린 결과로 해석된다. 조선, 방산, 중공업 등 대표 경기민감 업종은 하반기 들어 신규 매수세가 약해지며 관망 장세로 돌아섰다는 분석이 많다.
하나증권 이정기 연구원은 "LG화학은 2차전지 소재 부문에서 IRA 관련 수혜가 본격화되는 하반기부터 실적 개선 속도가 빨라질 전망"이라며 "전기차 수요 둔화 우려에도 배터리 소재 출하량은 견조하게 유지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신한투자증권 홍세종 연구원은 "중국 화장품 수요 둔화에도 불구하고 LG생활건강은 면세 채널 중심으로 점진적인 회복세가 나타나고 있다"며 "상반기 실적은 저점을 통과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NH투자증권 김영환 연구원은 "최근 국내 증시는 순환매 장세가 본격화되며 상반기 강세 업종의 차익 실현과, 반대로 상반기 부진 업종의 반등이 동시에 나타나고 있다"며 "하반기에는 실적 모멘텀이 뚜렷한 종목 중심으로 매기가 재편될 것"이라 내다봤다.
메리츠증권 문경원 연구원은"LG는 배터리, 첨단소재, 가전, 광고 등 다각화된 사업 포트폴리오를 갖추고 있어 개별 산업 순환 흐름에서 유리한 구조를 가지고 있다"며 "하반기에는 대형주 중심의 재평가 국면에서 긍정적 수혜가 기대된다"고 전망했다.
LG의 반등은 단순한 기술적 반등 차원을 넘어, 그룹 내부 사업 포트폴리오와 수익성 구조에 대한 시장 재평가로 이어질 수 있다는 기대도 나온다. 배터리, 첨단소재, 광고, 생활가전 등 계열사가 다양한 분야에 포진해 있어 개별 산업 순환 속 반등 타이밍이 분산된 점도 유리하게 작용했다.
LG그룹은 방산·중공업 등 특정 산업에 집중된 일부 그룹들과 달리, 배터리, 가전, 소재, 광고 등 다양한 산업 포트폴리오를 갖춘 구조다. 이에 따라 순환매 장세에서 여러 계열사가 동시에 반등 흐름을 보일 수 있는 장점이 있다. 하반기 실적 시즌을 앞두고 상대적으로 저평가된 대형주에 대한 관심이 커지는 가운데, 시장에서는 LG가 대표적인 '재평가 기대주'로 부각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특히 LG화학·LG에너지솔루션 중심의 배터리 가치가 다시 부각되면서, 상반기 소외됐던 2차전지 대형주의 반등 신호탄 역할도 하고 있다는 평가다.
김성용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0328syu@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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