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글로벌이코노믹

민노총-한노총 "일자리 내놔라" 떼쓰기에 건설현장 '몸살'

글로벌이코노믹

민노총-한노총 "일자리 내놔라" 떼쓰기에 건설현장 '몸살'

주택재개발공사 곳곳서 일감 놓고 “우리 조합원 써라” 충돌…수색6구역 한달째 시위중
공사 지연에 확성기 소음, 인도점거 피해 가중…업계 “정부·국회가 방지대책 세워 달라”
한노총 소속 조합원들이 서울 은평구 수색6구역 재개발공사 현장 인근에서 시위를 벌이고 있다. 사진=김하수 기자 이미지 확대보기
한노총 소속 조합원들이 서울 은평구 수색6구역 재개발공사 현장 인근에서 시위를 벌이고 있다. 사진=김하수 기자
전국 건설현장이 한국노동조합총연맹(한노총)과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노총) 건설노조 조합원들의 ‘일자리 쟁탈’ 집회로 몸살을 앓고 있다.

‘조합원 생존권 보장’이라는 게 양대 노총의 주장이지만, 집단 시위 등 형태로 건설공사의 진행을 방해하거나 도로를 점거하는 양상이 반복되고 있어 시공사와 해당 지역주민들의 피해가 커지고 있다.

9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한노총 조합원 수십여 명은 최근 서울 은평구 수색6구역 재개발공사 현장 인근 도로에서 한 달여에 걸쳐 시위를 벌이고 있다. 이 재개발 현장은 최근 지하주차장 골조공사에 착수했다.

이번 시위는 한노총에서 지하주차장 골조공사에 민노총 조합원 대신에 자신의 조합원들을 추가로 배정하라고 요구하면서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노총 건설노조 관계자는 “해당 현장은 한노총 소속 조합원과 애초에 근로계약을 체결한 곳인데, 민노총이 한노총 인력 투입을 막고 있는 상황”이라고 주장하면서 “원상회복 조처가 이뤄질 때까지 투쟁을 계속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민노총 입장은 다르다. 민노총 건설노조는 “해당 사업주와 정당한 근로계약을 통해 작업을 진행 중인데, 한노총이 작업 중인 현장에 뒤늦게 끼어들어 공사를 방해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양대 노총의 ‘일자리 전쟁’은 수색6구역 재개발공사 현장에만 국한된 게 아니다. 전국의 공사 현장 곳곳에서 양대 노총 충돌로 곤욕을 치르고 있다.

소속 조합원 채용과 관련해 한노총과 민노총의 갈등은 하루 이틀의 일이 아니다. 양대 노총은 지난해 2월 경기 성남시 금광동 재개발 건설현장에서 조합원 채용과 관련해 갈등을 빚다 양측 조합원 14명이 다치는 일이 발생했다.

지난해 4월에도 광주 중흥동 재개발 건설현장에서 같은 이유로 민노총 조합원 40명과 한노총 조합원 30명이 패싸움을 벌여 조합원 1명이 전치 12주의 부상을 입고 차량 6대가 파손되는 일까지 빚어졌다.
문제는 건설노조가 행동에 나서면서 발생하는 피해는 원청 건설사들과 하청업체. 수요자들이 고스란히 떠안게 된다는 점이다.

양대 노총이 집회를 벌이는 동안 해당 건설현장은 업무가 마비돼 공기에 차질이 생기고 공사비용까지 늘어나기 때문이다.

한 대형건설사 관계자는 “사태가 심각할 경우 양대 노총 조합원간 폭력 등 대치사태가 벌어지면서 공사가 무기한 중단되기도 한다”면서 “금전 피해가 직접 발생하는 탓에 민·형사 책임을 물을 수는 있지만, 해당 노조로부터 또다른 사업장에서 ‘해코지(보복행위)’를 당할 수 있어 문제를 삼지 못하는 분위기”라고 털어놓았다.

해당 공사장 주변의 주민 피해도 잇따르고 있다. 은평구 수색동 인근 상가 주인 A씨는 “시위 차량에 설치된 스피커로 이른 아침부터 노동가들을 크게 틀어놓아 소음이 심하고, 그 때문에 영업을 제대로 못할 정도”라고 호소했다.

또다른 주민 B씨도 “어떤 때는 시위 노조원들이 인도까지 점거해 주민들의 통행에 불편을 주는데다 많은 사람이 몰려 있어 코로나 감염 우려로 거리에 나가기도 불안한 상황”이라고 전했다.

이처럼 양대 노조의 일자리를 둘러싼 이권 다툼과 관련해 건설업계는 정부가 종합 대책을 마련하고 노조의 사업방해 행위에 엄정 대응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대한건설협회 관계자는 “최근 건설노조의 불법·부당 행위가 더 이상 묵과할 수 없을 정도로 심해져 건설사들이 부당한 피해를 당하고 현장관리자들은 공사 진행보다 노조관리에 더 신경 써야 하는 지경”이라면서 “정부가 철저하게 진상을 조사해 엄중 조치하지 않는다면 노조단체들의 과도한 횡포는 점점 더 심해질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하수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hski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