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을 떠나기 위해 집을 나서는 순간 우리는 트래블러(traveler)나 투어리스트(tourist)가 된다. 트래블러는 여행자, 여행객, 나그네, 여행가인데 대체로 ‘여행자’가 많이 쓰인다. 투어리스트는 ‘관광객’이다. 투어리스트는 특별한 전제가 없는 경우 포린 투어리스트(foreign tourist), 즉 외국인 관광객을 의미한다고 주장하는 이도 있으나 실제 관광객을 외국인으로 한정하지는 않는다.
관광객을 관광하러 온 ‘손님’이 아니라 관광을 행하는 능동적 ‘주체’로 봐야 한다는 점에서 관광객 대신 ‘관광자’를 쓰는 경우도 있다. 여행자와 여행객을 구분하듯이 관광객과 관광자를 구분해서 쓰자는 것이다.
‘여행자’, ‘항해자’의 의미로 보이저(voyager)도 있다. 1977년에 미국이 쏘아 올린 우주탐사선 보이저 1, 2호로 잘 알려진 보이저는 태양계를 벗어나 지금도 저 머나먼 우주를 항행 중이다. 보이저는 선박 항해를 하거나 오지로 여행 다니는 장거리 여행자를 가리키는 문학적 표현이다. 그 밖에 익스커셔니스트(excursionist)는 당일치기의 짧은 여행을 의미하는 익스커션(excursion)을 하는 사람으로 (단기 또는 당일) ‘여행자’, 비지터(visitor)는 ‘방문객’이 쉬운 우리말이다.
황인석 경기대 미디어문화관광 전공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