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확대보기8월 13일(일) 저녁 일곱 시, 아르코예술극장 대극장의 발레블랑 정기 공연은 ‘Being’(존재하기)를 화두로 놓고, 그 한 축에 이지혜 안무·연출의 「The Perfectionists」를 무대에 올렸다. 성숙의 의미를 사유한 안무가는 자신을 포함하여 전투적 삶으로 살아가는 청춘들이 편히 쉴 곳은 어디인지를 묻고 있다. 푸른 꿈이 여전히 희망이며, 디지털 문명의 집요한 습격에도 불구하고 지속적 내공 쌓기와 자연에 대한 사랑이 그 대안이 될 수 있음을 제시한다. 허세에 대한 경계와 은유적 사유로 일구어가는 미래는 늘 푸른 빛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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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확대보기인간은 비 완전체, 완벽체는 존재하지 않기에 오랫동안 공동체를 이루며 인간성을 발전시켜 왔다. 끔찍한 사건, 사고가 난무하는 인간성 상실의 시대, 내면의 아름다움을 잃어버린 채 경제적 풍요나 외면적 요소만으로 완벽한 삶을 만들 수 있다고 믿으며 스스로 감정과 영혼이 없는 기계가 된다. 타인과 자신에 대한 깊숙한 관심, 이해와 감정도 없이 완벽한 삶을 추구하며 기계인으로 살아가는 완벽주의자들이 있다. 안무가는 스스로 비 완전체을 인정하며 시작되는 완벽주의자들의 변화를 희구하면서 창작의 깃발을 올린다.
현대인은 작은 온기로 빠르게 식어가는 세상의 흐름에 몸을 맡긴다. 불확실한 세상 속 미완의 완벽주의자들이 완벽한 삶을 향해 기계처럼 살아간다. 조립되기 전까지 존재가치가 없는 부품처럼 스스로를 컨베이어 벨트 위에 올려놓고, 마음 한 켠에 일어나는 모든 감정을 외면하고 전진한다. 완벽한 결과만을 향해 발버둥 치듯 일상을 더해가는 삶은 모든 에너지가 소진된 후에야 멈춘다. 찬찬히 기계 같은 차가운 존재들을 마주하고 서로 바라보게 되었을 때, 내면의 미온으로 숨 쉬듯 살아있는 완벽함을 느껴본다.
이지혜 안무의 「The Perfectionists」(완벽주의자들)는 4장으로 구성된다. 음악은 Balanescu Quartet의 ‘Computer Love’, Alva Noto의 ‘Prototype 01’, ‘Prototype 04’, ‘HYbr:ID oval hadron Ⅱ’, Dyddy Loop의 ‘Dj’s Synth D#’, Craig Armstrong의 ‘NOCTURNE 4’, Max Richter의 ‘Infra 5’가 전 장(場)에 도포되며, 현대 발레의 현재성에 주목한다. 비교적 어두운 조명, 회전무대, 의자가 주 소품이며, 의상은 현대적 분위기를 입는다. 현대무용으로의 진화를 보여주는 발레는 고전발레의 환상을 가볍게 무너뜨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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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확대보기1장. ‘앞만 보고 달리기’: 마음 한구석에 남은 작은 온기는 앞을 향해 전진하는 욕망에 휩쓸려 이내 사그라져 버린다. 쉼이나 안정감을 제공하는 의자 오브제는 안무자가 전하고자 하는 기계적이고 사물화된 허무한 완벽함의 상징으로 활용되었으며, 이를 통해 열심히 달리고 있지만 앞으로 나아가지 못하는 완벽주의자들의 공허함을 나타낸다. 완벽주의자들의 덜 완벽해지기 위한 여정에서 완벽주의자들을 위한 완벽하지 않은 가이드의 분위기를 창출해낸다. 이은미 배민지 김유식 류형수 김소혜 최영운이 출연하여 주제성을 살린다.
2장: ‘컨베이어 벨트 위 차가운 존재들’: 인간다움을 외면한 채, 자기 자신을 계량화시키고 값을 매기듯 바코드를 찍어댄다. 무용수들의 움직임에서 지속적으로 보이는 의자의 형상, 일정한 속도와 방향으로 움직이는 회전무대의 활용으로 차가운 존재들의 기계적이고 반복적인 시간적 흐름을 시각화한다. 실제 관객이 보는 시각과 다른 이미지를 제공하는 실시간 부감 영상을 통해 끊임없이 복제, 재생산되고 무의미한 열정 속 사그라져 버리는 에너지를 시각화시켜 사물화된 인간의 모습을 다각도로 표현한다.
3장: ‘작은 온기의 몸부림’: 지속적인 전자기계음 사이로 Nocturn 4의 멜로디가 추가 된다. 작은 온기가 확장되듯 흐르는 음악은 기계음을 이겨내지 못하고, 허무한 완벽함을 상징하는 의자들이 회전무대 안으로 들어오면서 그 위에 올라선 무용수들이 높은 곳만을 향하며 외면하는 시선을 통해 의자 아래 서 있는 작은 온기의 무력함이 더욱 강조된다. 허무한 완벽함에서 벗어나고자 의자를 눕히려는 동작이 반복되지만 이내 세워지거나 눕힌 의자 위에 다시 앉아버리는 움직임이 잘못된 완벽주의를 벗어나지 못하는 모습을 표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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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확대보기4장: ‘소진, 그리고 다시 채우기’: 인간이 거부할 수 없는 세상의 흐름을 상징하는 무대의 지속적인 회전, 그리고 인간의 날카로운 기계적인 마음을 형상화한 사각형의 무대를 통해 소진될 때까지 멈출 수 없는 허무한 완벽주의자들의 메마른 마음을 시각화한다. 모든 에너지가 소진되어 쓰러진 무용수들 사이로 작은 온기가 밀려 들어온다. 무대는 여전히 회전하고 있지만 뾰족한 마음속에 남아있던 의자들을 밀치고 온기로 채워져 가는 마음을 돌아 본다. 안무가는 완벽추구자들에게 다양한 인간성 회복 방법을 찾으라고 권유한다.
이지혜는 이화여대 무용과 및 동대학원 무용 박사로서 현재 청주교대, 한성대 강사, ON 발레앙상블 대표, 한국무용교육학회, (사)한국발레연구학회, 한국무용예술학회, 한국기독교무용협회 이사, 발레블랑 및 이화발레앙상블 단원이다. 그녀는 이전에 이화여대 무용과 초빙교수 및 충남대 무용과 강사를 역임했다. 그녀는 깊은 시적 서정을 끌어내는 발레를 비롯하여 현재적 주제를 작품에 도입하여 문명과 인간, 인간과 기계, 환경과 도시에 관한 작품을 현대적으로 해석해온 발레안무가이자 발레리나이다.
이미지 확대보기발레안무가 이지혜는 (사)한국발레연구학회 ‘한국발레아카데미상’ 수상(2020), 한국예술평론가협의회 ‘주목할 예술가상’(2016)·‘심사위원 특별상’(2019) 수상, 한국무용교육학회 ‘무용교사연구상’ 수상(2019), 제20회 CRITICS CHOICE DANCE FESTIVAL 초청 안무가(2017)에 선정되었다. 대표작은 「케렌시아」(2023), 「하얀 거울」(2022), 「보이지 않는 것들」(2021), 「피워내는...」(2021), 「좁은 길 끝에...」(2021), 「그 너머엔...」(2019), 「Beyond the Edge」(2017), 「Her Story」(2016), 「Wandering」(2016) 외 다수가 있다.
장석용(문화전문위원, 한국예술평론가협의회 회장)/사진 김정한(한필름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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