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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상풍력 발전, 잇따른 철수에도 희망의 불씨는 남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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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상풍력 발전, 잇따른 철수에도 희망의 불씨는 남아

제주 김녕에 위치한 풍력발전단지. 사진=뉴시스이미지 확대보기
제주 김녕에 위치한 풍력발전단지. 사진=뉴시스
해상풍력은 기후 위기의 대응과 더불어 탈탄소화를 달성할 수 있는 핵심 수단으로 주목받고 있다. 기상 변화에도 비교적 안정적으로 대규모 전력 생산이 가능하고, 상대적으로 소음이 적은 이점과 산업·고용효과 기대도 높기 때문이다.

하지만, 최근 토요케에자이(東京經濟)는 인플레이션과 공급망 혼란으로 인해 사업 환경이 악화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미 영국과 미국에서는 낙찰 사업에서 철수하거나 거액의 손실을 계상하는 사례가 발생하고 있다. 이에, 영국 정부는 해상풍력 발전 사업자에 정부가 일정 기간 발전단가가 기준가격 이하로 떨어질 경우, 그 차액을 보전해주는 CfD(Contract for Difference, 발전차액정산) 제도 개선을 검토하고, 미국에서도 입찰 조건 재검토 등의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글로벌 해상풍력 시장 규모


2023년 기준 전 세계 해상풍력 시장 규모는 약 1500억 달러로 추산된다. 이는 2022년 대비 약 20% 증가한 수치이며, 2028년까지 약 4000억 달러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국가별 시장점유율은 중국이 약 40%로 가장 높다. 이어 영국, 독일, 네덜란드, 벨기에 등이 뒤를 잇고 있다.

해상풍력은 유럽에서 1990년경부터 시작되어 2000년대에 들어서자 대규모 윈드팜이 등장했다. 2010년 이후 매전 가격의 저하가 시작됐다.

유럽에서는 대형 풍력 터빈 개발 급진전, 일반 해역 장기 점용 제도 정비, 초기 개발을 정부가 실시하는 ‘센트럴 방식’ 채용, 경쟁 입찰 방식 정비가 추진에 기여했다. EU의 재에너지를 주체로 하는 탈탄소화에 관한 방침이 뒷받침한 데다 북해·발트해 연안 제국이 협조해, 인프라를 포함한 계획적이고 대담한 정비 목표의 책정이 크게 기여했다.

유럽을 기점으로 한 해상풍력 추진의 움직임은 이후 세계로 퍼졌다. 중국은 적극적으로 투자를 진행하고 현재는 국가별로 최대의 점유율을 자랑한다.

우리나라도 해상풍력 발전 잠재력이 풍부한 국가 중 하나다. 특히 서해와 남해에는 풍속이 높고 해상 상태가 양호한 곳이 많아 해상풍력 발전에 적합한 조건을 갖추고 있다. 그러나, 한국의 해상풍력 시장은 아직 초기 단계로, 2023년 기준 누적 설치 용량은 약 124.5MW로 전체 풍력 발전 용량의 7.4%에 불과하다.

정부는 2030년까지 해상풍력 발전 용량을 1.2GW로 확대하고, 2040년까지 10GW로 확대하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이에 발전 관련 규제 완화, 인프라 구축, 기술 개발 등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해상풍력의 후퇴


최근 세계에서의 해상풍력을 둘러싼 환경은 지난 1~2년 동안 크게 바뀌고 있다. 러시아 우크라이나 침공 등에 따른 인플레이션, 자재가 상승, 공급망 동요 등으로 비용이 급등. 낙찰 가격과의 괴리가 커져, 유럽이나 미국에서 사업 철수나 거액의 손상 처리를 강요받는 움직임이 눈에 띄게 나타났다.

특히. 상황이 격변한 곳은 영국과 미국이다.

영국은 중국이 대두할 때까지 해상풍력으로 세계 제일의 도입량을 자랑하고 있었다. ‘CfD’라고 불리는 지원책이 도입되어, 해상풍력 발전을 견인했으며, EU 전력 시장 개혁에서도 영국의 CfD 제도가 본보기가 될 정도였다.

하지만, 지금까지 선도해 왔기 때문에, 인플레이션과 공급망 혼란의 영향에 영국에서는 가격 상승, 공급 체인의 동요 등의 문제가 다른 국가보다 빨리 나타나고 있다.

영국은 2019년부터 CfD 제도를 도입하여 운영했는데, 인플레이션과 공급망 혼란으로 풍력 터빈의 원자재 가격이 급등하고, 공급이 원활하지 않게 되자 사업자들은 낙찰 가격으로 사업을 추진하기 어려워졌다.

예를 들어, 영국의 CfD 제도의 기준가격은 2019년에는 57.50파운드/MWh였지만, 2023년에 74.70파운드/MWh로 상승했다. 풍력 터빈 원자재 가격은 같은 기간에 38% 이상 상승했다. 이에, 낙찰 가격으로 사업을 추진하려면 풍력 터빈의 제조 비용을 38% 이상 절감해야 했지만, 이는 불가능했다.

결국, 영국에서는 일부 사업자들이 낙찰 사업에 철수하거나 거액의 손실을 계상하는 사례가 발생했다.

2023년 7월 20일 스웨덴의 주요 발전기업인 바텐폴은 영국 제4라운드(2022년도 입찰)에서 낙찰한 노퍽 보레아스 사업(1.4GW)에서 철수한다고 발표했다. 회사는 설비 비용이 40% 정도 상승하여 채산이 맞지 않게 되었다고 정부에 조건의 재검토를 요청했다.

2023년 9월 8일에도, 2023년도 CfD 입찰(제5 라운드)의 결과가 발표되었지만, 해상풍력에는 응찰 기업이 없는 전대미문의 결과가 나타났다.

미국에서도 마찬가지의 일이 발생했다.

에퀴놀과 BP는 2022년 12월 미국 뉴욕주와 뉴저지주에서 총 3.3GW 규모 해상풍력 발전 사업을 낙찰받았다. 그러나, 인플레이션과 공급망 혼란으로 인해 풍력 터빈의 원자재 가격이 급등하고, 공급이 원활하지 않게 되었다.

에퀴놀과 BP는 이로 인해 낙찰 가격으로 사업을 추진하기 어려워졌고, 주 정부와 연방 정부와 협상을 통해 입찰 조건을 개선하기 위해 노력했지만, 양측의 입장차를 좁히지 못하고 결국 협상이 결렬되었다.

결국, 에퀴놀과 BP는 2023년 10월 27일과 31일에 각각 3억 달러, 5.4억 달러의 손실 처리를 공표했다. 이로 인해 에퀴놀과 BP의 주가가 크게 하락했다.

덴마크 기업인 오스테드도 2022년 12월에 미국 뉴욕주와 뉴저지주에서 총 1.7GW 규모의 해상풍력 발전 사업을 낙찰받았지만, 인플레이션과 공급망 혼란으로 인해 풍력 터빈의 원자재 가격이 급등하고, 공급이 원활하지 않게 되었다. 오스테드는 주 정부와 연방 정부와 협상을 통해 입찰 조건을 개선하기 위해 노력했지만, 협상이 결렬되었다.

결국, 오스테드는 사업의 중단을 발표하고, 56억 달러의 손실 처리를 공표했다. 이로 인해 무디스는 오스테드의 신용등급을 ‘부정적’ 강등했다.

해상풍력의 전망


인플레이션이 하락하고 고금리 기조가 내년부터 개선되면 해상풍력 사업은 다시 회생할 것으로 전망된다. 우선, 인플레이션이 하락하면 풍력 터빈의 원자재 가격이 안정화될 것으로 예상되고, 이는 해상풍력 발전 사업의 경제성을 개선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또한, 고금리 기조가 개선되면 해상풍력 발전 사업에 대한 투자가 증가할 것으로 보여, 발전 시장의 성장을 촉진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글로벌 해상풍력 협회인 GWEC는 2030년까지 해상풍력 발전 용량이 234GW에 달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는데, 이는 2022년의 43GW에서 약 5배 이상 증가한 규모다.

한국해양과학기술원(KIOST)도 한국의 해상풍력 발전 용량이 2022년의 1.9GW에서 2030년까지 약 6배 증가한 12GW에 달할 것으로 전망한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