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투자 40% 제한' 덫에 빠진 필리핀의 교훈
최저임금 대폭 인상 데자뷰…기업들 "공장 로봇화, 해외 이전 서두를 것"
최저임금 대폭 인상 데자뷰…기업들 "공장 로봇화, 해외 이전 서두를 것"

미래 일자리 참사가 예상된다. 민주당과 대통령실은 경제단체의 숱한 건의와 대학생들의 반박 기자회견에도 입법을 강행했다. "일단 해보자"라고 한다.
‘일자리 참사’가 일어나나 보겠다는 것일 것이다. 최저임금은 즉시 일자리가 줄었지만, 노란봉투법은 서서히 일자리를 감소시켜 이 나라 젊은이들을 무기력하게 만들 것이다. 마치 물을 서서히 데우면 개구리가 죽는 줄 모르고 죽어가듯. 국민과 경제를 사회주의 실험대로 보는 듯하다.
문재인 정권 때도 그랬다. 최저임금 1만 원, 소득주도성장이라는 해괴망측한 악몽이 이제 노란봉투법으로 다시 다가온다. 민주당 정권만 들어서면, 기업을 위축시키고, 일자리를 죽이는 이런 법과 정책을 쏟아낼까 싶다. 과연 전체 국민을 바라보기나 하는 걸까. 오직 지지층만 보고 표만 의식해서 그런 걸까.
이 헌법 개정으로 외국인 투자자들이 필리핀 토지나 기업 지분을 40% 이상 갖지 못하도록 제한했다. 외국기업이 들어오지 못하게 막은 것이다. 이후 필리핀 경제는 해외 파견 근로자의 송금으로 먹고사는 나라라고 해도 지나친 말이 아니다. 한때 70년대까지 아시아에서 일본 다음으로 잘사는 나라라고 자부했다. 실업은 일상이 됐다. 한 사람이 벌면 삼촌까지 몰려와 품앗이로 살아간다. 해외로 나가는 길만이 살길이다. 필리핀 국민은 “그때가 좋았다”고 그 시절을 그리워하고 있다. 헌법 개정이 경제를 망가트리고, 국민을 빈곤에 허덕이게 만든 것이다.
문재인 정권 5년을 돌아보자. 최저임금 1만원이라는 목표를 세우고, 집권 몇 년 동안 “저소득층 소득을 올려준다”는 그럴듯한 명목으로 최저임금을 계속 큰 폭으로 인상했다. 이를 소득주도성장이라고 포장했다. 전문가들이 숱하게 예언했던 것처럼 젊은이 일자리, 아르바이트가 사라지는 대참사가 일어났다.
문재인 정부(2017~2022년)에서 최저임금 인상 추진이 자영업 일자리에 미친 영향은 엄청나다. '최저임금 1만원'까지 올리지는 못했지만, 2017년부터 2022년까지 최저임금이 빠르게 오르면서 자영업계와 그 일자리에 상당한 충격을 주었다. 아직도 그 후유증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다.
2022년 4월 언론 보도에 따르면, 문재인 정부 5년간 '고용원 있는 자영업자'는 약 30만 명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자영업자 30만 명이 인건비 부담을 견디지 못해 직원을 내보내고 ‘나 홀로 사장’이 되거나 사업을 접었다.
코로나19 방역 영향은 코로나가 번진 2020년 이후의 일이다. 2018~2019년 동안 최저임금을 30% 인상한 탓에 이미 자영업과 그 일자리는 대폭 줄었다. 여기에 코로나까지 겹친 격이다. 이후 자영업 아르바이트 일자리는 거의 사라졌다. 생활비와 학비에 보태려던 대학생들의 일자리를 없애버렸다. 문재인 정권은 이 일에 어떤 사과도 없이 물러났다.
이제 또 노란봉투법이 여러 면에서 참사를 낳으리라고 전문가들이 진단한다. 하지만 대통령실과 민주당은 밀어붙였다. 경제단체와 학생 단체들이 건의하고 항의해도, 필리버스터로 맞서도 못 들은 체했다.
노란봉투법 조항 하나하나는 이미 많은 논의와 보도가 있었다. 여기서는 일자리 문제만 살펴보자.
우선 외국기업이 들어오기는커녕 이미 들어온 기업들도 떠날 태세다. 주한미국상공회의소(AMCHAM)와 주한유럽상공회의소(ECCK)는 직접 우려를 표명했다. 노란봉투법은 “기업인을 잠재 범죄자로 만드는 법”이라며 한국 투자를 철회하거나 기업을 철수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암참은 한국에서 활동하는 800여 미국 기업을, 주한유럽상공회의소는 400여 기업을 대표한다.
해외투자기업이 들어와도 시원치 않을 판인데 있는 기업도 나가겠단다. 젊은이 일자리가 늘어도 부족한데, 여기서도 질 좋은 젊은이 일자리가 사라질 게 뻔하다.
다음은 우리나라 기업이다. 특히 하청업체와 종업원을 많이 둔 대기업에 미치는 영향은 매우 크다. “이렇게 할 바에야 기업을 접든지, 축소하든지 하겠다”며 기업주 의욕을 꺾어버린다. 직원 신규 채용은커녕 줄일 판이다. 국내에 하청업체를 두기도 겁이 난다.
국내 기업은 우리나라에서만 온갖 규제와 높은 세율에 묶여 잠재 범죄자 취급을 받는다. 거기에 노란봉투법으로 또 옥죄려 한다. 우리나라 기업은 해외 어디를 가도 환영받는다. 사업하기 편하고 임금이 싼 해외로 공장 탈출이 더욱 빨라질 것은 뻔하다. 애국심에 호소하기엔 시대가 너무 흘렀다. "당신 같으면 국내에서 기업하겠냐"며 오히려 냉소를 받을 판이다. 대학생들이 바라는 좋은 일자리는 말해 무엇할까.
큰 먹구름이 하나 더 있다. 무인공장, 공장 로봇화가 더욱 빨라질 것이다. 노란봉투법은 로봇화를 재촉하는 꼴이다. 대기업은 자체 로봇공장을 늘리고, 종업원이 없는 하청업체라야 대기업에서 수주를 받을 것이다. 하청업체까지 로봇화하도록 부채질하는 격이다. 집권 여당은 로봇을 설치하지 말라는 법을 내놓을지도 모르는 일이다.
황상석 글로벌이코노믹 수석전문위원 h1234@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