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11일(월)~9월 7일(일) 롯데월드타워 시그니엘 어바웃프로젝트라운지
서양화가 서숙양 특별기획 초대전 'Flow Of Light(빛의 흐름)'展
서양화가 서숙양 특별기획 초대전 'Flow Of Light(빛의 흐름)'展

서숙양 작가는 독실한 기독교도답게 성경의 계시, 교훈, 가르침을 따르며 존재적 근원을 빛으로 삼는다. 자유로운 빛의 흐름은 순리를 낳고 화평을 지향한다. 빛과 존재의 고귀함을 숭상하는 작업은 캔버스의 빛 에너지로 세상의 따스함을 밝히는 행위이다. 아크릴 물감을 조절하며 떨어트리고, 순금 금박을 덧입혀 고밀도의 빛 에너지로 만들고, 존귀한 순금으로 생명의 빛을 인지시킨다. 작품은 어둠을 뚫고 간절한 기도에서 나온 성령의 빛으로 가득하다.
캔버스에 어둡고 깊은 색채가 겹을 이룬 뒤 다지기가 메트로놈을 타면 푸른 우주 같은 조형적 상념의 비(非)표현적 공간이 형성된다. 바탕색과 금빛 이미지가 서로 교감하면서 색 대비가 일어난다. 작가가 원하는 색채의 깊이에 도달하면 수행과도 같은 금박 이미지 작업이 마무리된다. 바탕색에 따라 숨겨둔 내용이 있는 듯 다양한 금빛 이미지가 경이롭다. 빛의 분사를 표현하는 원형의 기하학적 이미지, 추상의 금빛 이미지가 주님의 가없는 은혜를 상징한다.
서숙양은 우주 생성 이전의 카오스를 상상한다. “빛이 있으라!”는 한마디 명령의 말씀으로 시작된 삶의 역사는 일생의 주제가 된다. 2019년 12월, 작가 노트에는 심연의 감동에서 서사가 시작되었음을 알린다. “나의 작업은 단 한 마디의 소리, 그 빛을 이야기하고 있다. 빛에서 파생된 생명의 원천, 그 안에 우주의 에너지를 담아낸다.”라고 적혀 있다. “두드리고, 덮고, 긁어냄으로써 우주를 만들고 그 위에 빛의 기(氣)를 더하는” 작업은 경전 암송을 대신한다.





서숙양은 이사도라 덩컨의 사연이 달린 슬픈 가족사를 알고 있을까? 고전 발레에서 토슈즈를 벗어 던지고 맨발로 춤추던 세기의 무용가, 그녀의 정신적 아름다움을 리디아에게 중첩한다. 서숙양의 재능은 우주에서 날라 온 금빛이고, 확장된 사유의 공간에서 빚은 정신과 영혼이 기교를 앞선다. 그녀의 작업장에는 온갖 빛을 빚어내는 상큼한 음악이 포진한 것 같다. 불가시(不可視)의 초록이 다발로 내려와 숨이 멎을 정도로 강렬한 원색의 ‘빛의 향연’이 반긴다.
예작(藝作)은 흙에서 발진하여 빛의 서사로 이어진다. 인간 본성의 가치, 최고의 격조, 변함없는 믿음이 항존하는 리디아와 골드(Lydia u. Gold) 동사(童辭)는 원색에 극강의 금박이 추가되면서 화사한 현대추상미술의 한 갈래를 보인다. 화가가 창조한 우주 위에 찬란한 금빛 장편 서사가 펼쳐진다. 강렬한 정신적 빛의 이미지는 성령의 생명력을 뿌린다. 우주 기운의 리디아의 작품들은 별들 사이의 에너지이며, 광명의 빛으로 번지며 넘실대는 금빛 사랑이다.
조소 전공의 서숙양은 호박을 오브제로 삼고, 흙으로 호박을 빚었다. 작가는 세월을 스치면서 깊이와 넓이를 갖게 된 늙은 호박 형상화를 즐겨 했다. 남들이 쓸모없다고 여기는 것들에 대한 작가의 애정이 도출된다. 반복되는 작업 위에 단순화된 작가의 색과 형태들은 우주 속의 복잡한 공간과 소리, 그 안에서 뿜어져 나오는 모든 에너지를 응집시킨 결과물이다. 작가는 하나님이 흙으로 사람을 빚고, 코에 생기를 불어넣었듯, 호박을 빚으면서 그 의미에 감동했다.
빛의 확산을 상징하는 원형 이미지는 주 동인(動因)이 된다. 다양한 상징성의 원은 확산의 이미지이며. 구심점에서 출발하는 빛이 사방으로 뻗어나가는 빛은 광명이다. 작은 점에서 시작하여 금박으로 완전히 채워지는 원의 이미지는 무한한 빛의 확산을 의미한다. 작가는 조형적인 변주를 즐기면서 초현실적인 공간을 연출해 내면서 광명과 지혜를 창출한다. 구체적인 형태나 추상적인 이미지의 관용과 포용, 풍요를 상징하는 호박 소재의 작품들은 소품에 국한한다.






서숙양은 올해(2025) 개인전 : ‘세종뮤지엄갤러리 기획초대전’, ‘롯데 시그니엘 어바웃프로젝트라운지 특별기획 초대전’, 아트페어 및 그룹전 : 대만 아트페어, 뱅크아트페어 단독 초대전(페어몬트 호텔), 부산 국제화랑아트페어, 대구아트페어, 그룹전 : Thout Exploration-후쿠오카 아시아미술관. 갤러리SMG 개관초대전을 치렀다. 그녀의 작품들은 거제도 바람의언덕(조형물 및 아트월건축물), 서울대병원 등 공공미술관, 병원, 기업, 연구소, 개인에 소장되어 있다.
서숙양 작가는 겨울의 추위를 숙성해 오월의 보리밭 서사를 써내는 작가이다. 그녀가 만들어 내는 황금빛 사연들은 바람이 불어오는 곳에 서서 땀을 식히는 현대인을 위한 위로이며, 미래에 대한 희망의 빛으로 다가온다. 작가는 ‘늙은 호박’과 ‘빛’에서 찾은 여름의 미토스를 시리즈로 엮고 있다. 그녀의 작품들은 작가의 깊은 사유와 간절한 기도를 바탕으로 한다. 작가의 작품은 ‘삶의 오묘함은 빛이 흐름으로써 완성된다.’에 귀착된다. 빛이 아름답게 흐를지어다.
장석용 전문위원(한국예술평론가협의회 회장), 사진제공=서숙양 서양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