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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정치 현실을 바꾼 인천시의 선견지명 ‘현수막 규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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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정치 현실을 바꾼 인천시의 선견지명 ‘현수막 규제’

유정복 시장 '정당 현수막 정책' 전국 곳곳 확산
군소정당 강력 반발 불구, 이재명 정부도 '찬성'
2023년 ‘처음’ 시도한 인천···당시 공격에 '몸살'
인천광역시청 청사.  사진=인천시이미지 확대보기
인천광역시청 청사. 사진=인천시
2023년 5월, 인천시는 전국 지자체 중 처음으로 ‘정당 현수막 규제’를 조례 개정안을 통과시켰다. 새 조례는 현수막을 지정된 게시대에만 걸도록 정했다.

국회의원 선거구 별로 게시대 4곳 이내에서 수량을 제한하고 그 내용에 혐오·비방 문구를 금지했다. 조례 공포 후 인천시는 계도 및 홍보 기간을 거쳤다.

2023년 7월 12일부터 조례에 저촉되는 현수막을 대상으로 일제 정비 및 철거를 단행했다. 그러나 당시 중앙정부 행정안전부(행안부)의 태도는 인천시와 많이 달랐다.

“인천시 조례가 상위법의 위임 범위를 넘어섰다”며 조례 효력에 태클을 걸고 나섰다. 대법원에 집행정지 신청까지 했다. 2023년 9월 14일 대법원은 이를 기각했다.
"인천시의 조례는 유효하다”라며 시 측의 손을 들어준 것이다. 하지만 그 이후에도 전국적으로 정당 현수막 난립은 물론 도시 미관 훼손, 보행자 안전 위협, 혐오·비방 문구 등 시민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행위는 계속됐다.

인천시를 제외한 다른 지자체에서는 별다른 규제를 제대로 작동 시키지 못했다. 여야, 정당 간 이해관계가 복잡했고, “정치 표현의 자유를 침해한다”라며 반발해 법은 무시됐다.

그러는 동안 인천시의 획기적인 시도는 신선한 도전이자 선구적 행정으로 평가 받았다. 국민은 안중에도 없는 정치권에서 ‘내가 하면 로맨스’ 식의 현수막 공방은 '공해'로까지 범람했다.

2025년 11월, 중앙정부가 이제서야 직접 나섰다. 행안부는 11월 18일, 혐오·비방성 표현을 담은 정당 현수막을 ‘금지광고물’로 분류하는 가이드라인을 전국 지자체에 배포했다.

해당 가이드라인은 표현의 자유를 지나치게 억압하지 않으면서도, '타인의 권리 또는 명예 침해', '공중도덕·사회윤리에 반하는 표현'에 대해 규제 근거를 명확히 제시했다.
국회는 정당 현수막을 사실상 옥외광고물법의 규제 대상에서 제외해온 ‘특례 조항’을 삭제하고, 대신 혐오·편견·비방 내용을 금지하는 조항을 새로 포함하는 개정안을 통과시켰다.

과거에는 정당 현수막만큼은 옥외광고 관련 규제에서 사실상 빠져 있었으나, 이제는 일반 현수막과 동일 규제를 받도록 해 지자체마다 게시 체계를 재정비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인천이 2023년 먼저 꺼낸 규제 방안이 '시민의 안전·도시미관·보행환경'을 고려한 합리적 시도였다는 사회적 평가가 잇따르고 있다.

2023년 당시 ‘정당 현수막 규제’는 지자체가 정치 표현을 제한한다는 민감한 사안이었다. 정당이나 원외정당, 또는 군소정당 측에서는 '홍보 수단이 사라진' 측면이 강했기 때문이다.

특히 “정치 활동의 자유를 위축시킨다”라고 반발했다. 실제로 일부 지자체에서는 조례 통과에 망설임이 있었고, 상위법 해석을 둘러싼 논쟁이 이어지며 첨예한 대립도 있었다.

현수막 규제에 대해 사회적 여론은 '적극 찬성'이었지만 법이 있거나 말거나 정치인들은 아랑곳하지 않고 지자체의 법은 안중에도 없었다. 그리는 사이 비방전은 골이 깊게 더 정치 도구로 악용됐다.

시민 민원과 불만도 계속됐다. 도시 미관 훼손, 보행자 안전 위협, 혐오·비방성 문구까지 겹치면서, ‘정치 홍보 수단’을 명분으로 '공공의 이익'을 외면한 것은 반성해야 한다.

이제 현실적 압박이 커지면서, 여야 정가는 물론 중앙 정부까지 입장을 바꾼 것은 늦게나마 환영받는 분위기다. 과거에는 '규제 완화 에서 표현의 자유 확대'로' 가는 기조가 분명했지만, ‘공동체의 질서’와 ‘도시공공성’에 대한 요구가 더 커지고 있다.

특히 이번 개정안은 단순히 “현수막 수를 늘렸다, 줄였다”가 아니라, 혐오·차별 표현 금지를 포함한 규제 체계를 새롭게 세운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결국 인천시의 판정승으로 확정된 셈이다.

인천은 2023년, 다른 지자체·정당·정부가 어렵다고 외면할 때 가징 먼저 나섰다.

지금 중앙정부와 국회가 같은 방향으로 움직이는 건, 인천의 실험이 단순한 지역 정책이 아니라 전국적 해법의 모형이 되었음을 뜻한다.

특히 ‘정당 현수막이 거리의 공해’라는 인식 전환을 기반으로 쾌적하고 안전한 도시 환경을 추진하고 정당정치가 국민 혐오에서 빨리 사라지길 시민들은 기대하고 있다.

유정복 인천시장의 '현수막 정치' 타파가 이제야 인정을 받게 됐다고 한다. 지난 행정에 대해 "옳았지만 공격을 받았다”라는 시민들의 위로와 응원 메시지가 확산될 조짐이다.


김양훈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dpffhgla111@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