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건강보험공단 부산울산경남지역본부 부산북부지사 정현주 과장
이미지 확대보기불법 개설 기관은 의료인의 명의를 빌려 병원을 차린 뒤 수익 창출에만 몰두한다. 과잉 진료와 허위 청구, 불필요한 입원과 처방이 반복되고, 그 피해는 고스란히 국민과 건강보험 재정에 전가된다. 최근 10여 년간 적발된 불법 개설 기관의 부당이득은 약 3조 원에 달하지만, 실제 환수율은 10%에도 미치지 못한다. 수사가 장기화하는 동안 증거는 인멸되고 재산은 은닉되며, 국민의 보험료는 회수되지 못한 채 사라지고 있다.
문제는 단속 의지의 부족이 아니라 구조적 한계다. 현재 불법 개설 기관 수사는 일반 경찰과 검찰, 일부 복지부 특사경에게 의존하고 있다. 그러나 의료·보험 분야는 고도의 전문성이 요구되는 영역이다. 의료기관 개설 구조, 인력 배치, 자금 흐름, 진료 패턴을 종합적으로 분석해야 불법 여부를 입증할 수 있다. 현실에서는 수사 인력 부족과 전문성 한계로 평균 11개월 이상 수사가 지연되고, 3개월 이내 종결되는 사건은 5%에 불과하다. 그 사이 불법 기관은 계속 진료하고 보험금은 계속 지급된다.
이러한 구조적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해법이 바로 국민건강보험공단 특사경 도입이다. 건보공단은 불법개설기관 단속의 최전선에 있는 기관으로, 전국적 조직망과 10년 이상 축적된 행정조사 경험, 의료·회계·법률 전문가 인력, 그리고 세계 최고 수준의 건강보험 빅데이터를 보유하고 있다. 실제로 불법개설기관 적발의 70% 이상이 공단의 자체 분석에서 시작된다. 그러나 현재 공단은 수사권이 없어 불법 혐의가 명백해도 경찰에 의뢰할 수밖에 없고, 그 과정에서 결정적인 증거 확보 시기를 놓치는 일이 반복되고 있다.
무엇보다 공단 특사경 도입의 가장 큰 효과는 ‘속도’다. 행정조사와 수사를 연계해 평균 수사 기간을 3개월 이내로 단축할 수 있다면, 불법 기관의 추가 피해를 조기에 차단하고 재산 은닉 이전에 몰수·추징을 통해 건강보험 재정을 실질적으로 지킬 수 있다. 연간 약 2000억 원 규모의 재정 누수를 막을 수 있다는 분석도 과장이 아니다.
이는 의료계를 겨냥한 제도가 아니라, 오히려 성실한 의료인을 보호하기 위한 장치다. 불법개설기관 없는 의료 환경, 투명한 건강보험 재정, 신뢰받는 의료 체계를 위해 이제 국회와 사회가 결단해야 한다. 공단 특사경 도입은 선택이 아니라, 반드시 가야 할 길이다.
강세민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emin3824@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