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글로벌이코노믹

신천지자원봉사단 부산서부지부 “방치된 ‘천성항’을 살려야 한다”

글로벌이코노믹

신천지자원봉사단 부산서부지부 “방치된 ‘천성항’을 살려야 한다”

낚시객·캠핑족 무단투기로 몸살 앓는 가덕도 ‘천성항’
단순 정화 넘어 시민 인식 변화 이끈 ‘자연아 푸르자’ 캠페인
신천지자원봉사단 부산경남서부지부 봉사자들이 천성항 방파제 일대에서 생활쓰레기와 폐어구, 각종 플라스틱을 수거하고 있다. 사진=신천지자원봉사단 부산서부지부이미지 확대보기
신천지자원봉사단 부산경남서부지부 봉사자들이 천성항 방파제 일대에서 생활쓰레기와 폐어구, 각종 플라스틱을 수거하고 있다. 사진=신천지자원봉사단 부산서부지부
부산 강서구 가덕도 천성항 방파제 일대가 시민들의 자발적 환경정화 활동을 계기로 변화의 조짐을 보이고 있다. 이 곳은 낚시와 차박, 캠핑 명소로 알려졌지만 최근 수개월간 관리 공백이 이어지며 각종 쓰레기가 방치돼 몸살을 앓아왔다.

현장에는 생활쓰레기와 폐어구, 플라스틱, 부패한 음식물 등이 뒤섞여 악취가 발생했고, 방파제 배수구 일부는 쓰레기로 막혀 있었다. 일부 구역은 노상방뇨 흔적까지 남아 위생 문제도 제기됐다.

24일 인근 주민들에 따르면 천성항은 그간 불법 주차와 무단 투기로 인한 피해를 호소해 온 것으로 전해졌다. 주민 민원만 매달 10건 안팎이었고, 캠핑 차량 증가로 어업 차량의 진출입이 어려워지는 등 생업에까지 영향을 미친다는 호소가 이어졌다.

관할인 강서구청 관계자는 “관광객 증가로 관리 수요가 늘고 있는 상황이지만 어항구역 내 금지 행위가 현행법에 명확히 규정되지 않아 계도 중심으로 관리하고 있다”라는 입장이다.
주민들은 과거 구청 차원의 정화 활동이 있었으나 한동안 중단됐으며, 확인 결과 예산이 아직 편성되지 않은 상태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기간제 인력을 투입하더라도 단기 운영과 전문성 한계로 지속적인 환경 유지에 어려움이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전문가들은 천성항 사례가 단순한 ‘청소 문제’가 아니라 △관광객 급증 △배출 시설 부족 △규정 미비 △행정 인력 한계가 복합적으로 작용한 구조적 문제라고 분석한다.

이 같은 상황에서 신천지자원봉사단 부산경남서부지부(지부장 이영노, 이하 봉사단)가 정기 환경정화 활동에 나섰다.

지난해 11월 소수 인원으로 꾸려진 봉사단은 현장을 답사하며 활동을 시작했고, 올해 1월 26일부터 매주 월요일 본격적인 ‘자연아 푸르자’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다.
활동에는 2월 23일까지 총 4회에 걸쳐 28명이 참여했으며, 75ℓ 마대자루 24개(약 1800ℓ) 분량의 쓰레기를 수거했다.

봉사단은 단순 수거에 그치지 않고 낚시객들에게 ‘깔끔한 거리 함께 만들어요! 쓰레기 Zero’ 문구가 적힌 핫팩을 전달하며 인식 개선 활동도 병행했다.

이영노 지부장은 “천성항은 지역 주민이자 낚시를 즐기는 시민으로서 애정이 깊은 공간”이라며 “지속적인 관심과 참여가 있다면 충분히 달라질 수 있다고 믿는다”고 말했다.

이날 봉사에 참여한 한 회원은 “차박과 노지캠핑이 늘면서 쓰레기도 함께 증가하는 모습이 안타까웠다”며 “직접 현장을 정리해보니 생각보다 많은 쓰레기에 놀랐고, 앞으로도 지속적인 활동이 필요하다는 걸 느꼈다”고 전했다.

이러한 봉사단의 정화 활동 이후 일부 낚시객들이 쓰레기를 한곳에 모아두는 모습이 관찰되는 등 인식 변화 조짐도 나타나고 있다. 구청 역시 기간제 환경미화원을 한시적으로 배치하고 관리 체계를 점검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낚시객 김모(45) 씨는 “이 일대는 낚시꾼들이 자주 찾는 명소지만 쓰레기통이 부족해 불편함이 있었다”며 “행정에서도 배출 시설을 보완해 준다면 이용자들도 훨씬 책임감 있게 이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강서구청 관계자는 “민간 자원봉사단체의 자발적 참여에 감사드리며, 구 차원에서도 환경 관리 체계를 점검하고 필요한 지원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다만 근본적 해결을 위해서는 예산 확보와 배출 시설 확충, 어항구역 내 행위 기준 명확화 등 제도 보완이 병행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천성항 방파제는 지역 주민의 생활 공간이자 관광객이 찾는 공공 자산이다. 바다는 스스로를 치유하는 힘이 있지만, 그 속도를 앞지르는 것은 결국 사람의 행동이다.

작은 쓰레기 하나를 되가져가는 실천이 쌓일 때 비로소 명소의 이름도 지켜질 수 있다. 천성항의 변화는 시민 참여가 지역 환경 관리의 중요한 축이 될 수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김미영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ojugirl@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