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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무기 수출 개방 임박… ‘K-방산’과 글로벌 시장 정면 승부 불가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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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무기 수출 개방 임박… ‘K-방산’과 글로벌 시장 정면 승부 불가피

폴란드·필리핀 등 일본산 무기 도입 검토 가속… ‘트럼프 리스크’가 불붙인 공급망 다변화
도시바·미쓰비시 등 日 거대 기업 방산 전면 배치… 대규모 채용-제조 시설 확충
호위함부터 첨단 미사일 체계까지 수출 가시화… 아시아·유럽 시장서 한국과 격돌 예고
70년 평화주의 장벽 허문 일본의 귀환… 글로벌 방산 시장 판도 뒤흔들 ‘거물’ 등장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안보 공약 불확실성과 전 세계적인 무기 공급 부족 사태가 맞물리면서, 일본이 제2차 세계대전 이후 80여 년간 닫아걸었던 무기 수출의 빗장을 완전히 풀고 글로벌 방산 시장의 '새로운 거물'로 급부상하고 있다. 이미지=구글 AI 제미나이 생성이미지 확대보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안보 공약 불확실성과 전 세계적인 무기 공급 부족 사태가 맞물리면서, 일본이 제2차 세계대전 이후 80여 년간 닫아걸었던 무기 수출의 빗장을 완전히 풀고 글로벌 방산 시장의 '새로운 거물'로 급부상하고 있다. 이미지=구글 AI 제미나이 생성
일본이 제2차 세계대전 이후 고수해 온 ‘무기 수출 금지’의 빗장을 완전히 풀기로 하면서, 최근 글로벌 무기시장에서 존재감을 뽐내고 있는 한국 방산(K-방산)과 피할 수 없는 정면 승부가 예고되고 있다.

15일(현지시각)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다카이치 사나에 내각은 이달 중 무기 수출 규제를 대폭 완화하는 지침을 공식 채택한다. 이는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불확실한 안보 공약에 대비해 동맹국들이 공급망 다변화를 꾀하는 시점과 맞물려, 그간 ‘내수용’에 머물렀던 일본 방산이 한국의 강력한 경쟁자로 부상하는 신호탄이 되고 있다.

폴란드·필리핀 등 주요 고객층 겹쳐… K-방산 ‘독주’ 제동 걸리나


일본산 무기에 가장 높은 관심을 보이는 곳은 역설적이게도 K-방산의 핵심 고객사인 폴란드와 필리핀이다. 폴란드는 현재 우크라이나 전쟁 여파로 인한 무기 공급 병목 현상을 해결하기 위해 일본과 안티 드론 및 전자전 시스템 협력을 구체화하고 있다. 필리핀 역시 남중국해 영유권 분쟁에 대응하기 위해 일본제 중고 호위함과 미사일 방어 체계 도입을 적극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동안 가성비와 빠른 납기력을 앞세워 유럽과 동남아 시장을 장악한 한국 방산에 일본이라는 거대한 ‘기술 강국’이 도전장을 내민 형국이라고 로이터 통신은 전했다. 일본은 이미 연간 600억 달러에 달하는 국방 예산을 바탕으로 잠수함, 전투기 등 고부가가치 무기 체계를 독자 생산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고 있어, 규제가 풀릴 경우 한국과의 시장 점유율 싸움이 치열해질 전망이다.

도시바·미쓰비시 등 日 대기업 진격… ‘미국 없는 공급망’ 조준


일본의 대표적 기업인 도시바(Toshiba)와 미쓰비시 전기(Mitsubishi Electric)는 이미 전투 모드에 돌입했다. 도시바는 방위 부문에서만 향후 3년간 500명 이상의 인력을 신규 채용하고 제조 및 테스트 시설을 대거 확충하기로 했다. 미쓰비시 전기 또한 런던과 싱가포르에 거점을 마련하고 미사일 및 전투기 부품 수출을 위한 공격적인 마케팅에 나섰다.

이런 행보의 이면에는 미국에만 의존하지 않는 ‘아시아 독자 안보 공급망’을 구축하겠다는 일본 정부의 전략적 의도가 깔려 있다. 이는 미국산 무기의 높은 가격과 늦은 인도에 지친 국가들에게 일본이 한국과 더불어 유력한 ‘제3의 대안’으로 급부상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잠자던 거인’의 귀환… 글로벌 방산 지형의 지각변동


스톡홀름국제평화연구소(SIPRI)의 분석에 따르면, 규제 속에서도 일본의 방산 규모는 이미 독일, 이탈리아, 한국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수준이다. 군사 전문가들은 “일본은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안보 분야에서 ‘타임아웃(정지 상태)’이었으나, 이제 국제 정치와 방산 시장의 중심으로 복귀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중동과 유럽의 전쟁터가 첨단 병기들의 시험장으로 변모한 가운데, 평화주의의 그늘에서 힘을 길러온 일본이 무기 수출 전면에 나서면서 한국 방산과의 글로벌 주도권 다툼은 향후 수년간 안보 시장의 가장 뜨거운 관전 포인트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인수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tjlee@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