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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세영 감독의 '슬라이드 스트럼 뮤트', 영화로 만나는 올라운더 뮤지션 우즈(WOOD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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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세영 감독의 '슬라이드 스트럼 뮤트', 영화로 만나는 올라운더 뮤지션 우즈(WOOD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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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세영 감독의 '슬라이드 스트럼 뮤트'
'슬라이드 스트럼 뮤트'(Slide Strum Mute) 는 가수 우즈의 자전적 에세이 바탕의 창작된 연기 데뷔작이다. 이 음악 장르영화는 자신의 음악을 세상에 들려주고 싶은 우진(우즈)이 저주받은 기타를 입수하면서 벌어지는 욕망의 이야기를 그린다. 이 영화는 ‘저주받은 기타’라는 외피를 두르지만, 본질적으로는 욕망을 지향한다. 성공을 향한 욕망, 인정받고 싶은 마음, 대가에 관한 질문 등 우즈의 음악은 서사를 감싸는 배경음이 아니라 인물 내면의 정서적 동력이 된다.

거친 생명력으로 과잉을 노출한 상상력의 신예 박세영 감독은 우리가 상상만 하던 것을 가장 이상한 악몽과 무의식 속 욕망, 원하는지도 몰랐던 감정과 감각들을 스크린 위에 망설임 없이 전개하고 영화라는 매체의 순수한 운동성 자체의 즐거움을 있는 그대로 전한다. 그는 '다섯 번째 흉추'(2022년 부천영화제 3관왕), '지느러미'로 베를린국제영화제와 로카르노국제영화제에 진출했다. '애프터 양' 등에 출연한 저스틴 민이 영화에 참여하여 기대감을 부풀린다.

'슬라이드 스트럼 뮤트'는 장르영화가 감각에게 선사하는 편지이다. 불완전하고 질주하는 감각들, 과하고 감정이 넘치는 순간들로 화면을 가득 채우며, 욕망에 관한 핏빛 사연을 전개한다. 자신의 깊은 욕망을 마주했을 때, 그 욕망이 이루어질 수 있다고 한다면 우리는 어떤 선택을 할 수 있을까? “해볼 수 있겠어?” 오디션에 불합격한 어느 밤, 의문의 남자가 맡긴 부서진 기타를 연주한 우진이 저주받은 시간을 가로질러 욕망으로 질주하는 미스터리 영화이다.

기타의 주법에서 출발한 세계관은 음악과 영화의 경계를 지운다. ‘뮤직비디오는 왜 3분 이어야 하는가?’라는 질문은 이 프로젝트의 출발점이자 선언이다. 올라운더 뮤지션 우즈가 던진 이 문제 의식은 형식의 확장을 넘어, 음악이 서사와 만나는 방식을 재정의하려는 시도로 이어진다. 1분의 시간을 중시하며 탄생한 59분의 미스터리 중편 '슬라이드 스트럼 뮤트'는 더 이상 뮤지션의 부가 콘텐츠가 아니라, 세계관 그 자체를 담아내는 시네마적 실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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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세영 감독의 '슬라이드 스트럼 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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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라이드 스트럼 뮤트'는 오디션에 탈락한 밤, 의문의 남자가 맡긴 부서진 기타를 연주한 뒤 저주받은 시간을 가로지르게 되는 우진의 이야기로 시작한다. 기타의 주법을 뜻하는 ‘슬라이드’, ‘스트럼’, ‘뮤트’는 곧 인물의 욕망과 선택, 침묵을 은유하는 장치로 기능한다. 27세에 요절한 천재 음악가들의 신화를 떠올리게 하는 악마와의 거래, 천재성의 대가 같은 설정은 록의 낭만을 빌려 욕망이라는 보편적 주제를 집요하게 파고든다.

박세영은 장편 데뷔작 '다섯 번째 흉추'로 독창적 감각을 선보인 바 있다. '슬라이드 스트럼 뮤트'에서는 연출, 촬영, 편집을 아우르며, 심리 묘사와 음악의 리듬을 유기적으로 엮어내었다. 그의 카메라는 기타라는 사물을 ‘시간을 품은 존재’로 다룬다. 깨진 나뭇결과 금이 간 바디는 욕망의 균열을 시각화하고, 음향과 편집은 감정을 증폭시킨다. 이는 뮤직비디오 적 쾌감과 영화적 밀도를 동시에 추구한 결과물로써 극장에서만 경험이 가능한 감각적 몰입을 예고한다.

프로젝트는 음악과 영화의 경계를 허물고 독립된 영화로서 관객과 만나는 실험을 한다. 이 영화가 흥미로운 이유는 욕망의 얼굴들, 무한정 자신의 세계를 펼치고자 하는 우즈를 비롯한 캐스팅이다. 우즈는 성공을 갈망하는 뮤지션 지망생 ‘우진’을 연기하며, 순수한 욕심이 파괴적 욕망으로 변모하는 과정을 섬세하게 그려낸다. 무대 위 카리스마와는 또 다른, 균열과 불안을 품은 얼굴은 그가 아이돌 출신 음악가를 넘어 서사적 배우로 확장하고 있음을 증명한다.

의문의 사내 남기 역의 저스틴 민은 넷플릭스의 ‘엄브렐러 아카데미’와 영화 ‘애프터 양’에서 보여준 섬세한 내면 연기를 바탕으로 저주의 기원을 암시하는 신비한 존재로 변신한다. 말투와 자세, 표정의 세밀함을 통해 외형에서 내면으로 접근하는 방식은 낯선 긴장감을 부여한다. 우진의 누나 시은 역의 정회린은 욕망의 시종을 측근에서 목격하며 동생의 변화를 걱정하고 이해하는 절제된 반응으로 복합 감정을 담아낸다. 영화가 관계와 감정의 극임을 부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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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세영 감독의 '슬라이드 스트럼 뮤트'
음악에 천부적 재능을 보이는 우즈를 영화로 만난다. 그의 자작곡 ‘Drowning’을 통해 폭발적인 역량을 증명하고 세계 시장에서도 솔로 뮤지션으로 확고한 입지를 구축한 우즈가 첫 정규 앨범 발매를 앞두고 영화를 공개한다. 영화 '슬라이드 스트럼 뮤트'는 악마에게 영혼을 팔아 천재적인 기타 실력을 얻게 된다는 큰 틀을 가지고 욕망이라는 키워드를 시각적으로 표현한 영화다. 순수했던 욕심이 멈출 수 없는 욕망으로 변해가는 과정은 호기심을 끈다.

호불호가 분명히 나뉠 '슬라이드 스트럼 뮤트'는 음악가의 상상력 향방을 가늠하는 훌륭한 지렛대로 기능한다.


장석용 문화전문위원(국제영화비평가, 전 한국영화평론가협회 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