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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유도 전망대] 징벌적 세금과 ‘국민 갈라치기’…이념이 시장을 이길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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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유도 전망대] 징벌적 세금과 ‘국민 갈라치기’…이념이 시장을 이길 수 없다

문재인 정부의 실패한 부동산 정책, 또다시 반복되는 데자뷔
부동산 폭등의 진짜 원인은 ‘유동성 남발’과 ‘공급 억제’
집 가진 자를 악마화하는 적대적 정치는 분노와 저항만 낳을 뿐
시장 친화적 퇴로 열어주고, 지방 살리는 ‘1가구 2주택’ 양성화해야
사진=제미나이가 생성한 이미지이미지 확대보기
사진=제미나이가 생성한 이미지
대통령이 부동산 정책이 뜻대로 풀리지 않자 대국민 엄포를 놓고 있다. 서울 아파트 가격이 꺾이지 않자 화살을 다주택자에게 돌리더니, 이제는 1가구 1주택이더라도 실거주하지 않으면 투기 세력으로 간주해 세금과 규제로 이익을 환수하겠다고 으름장을 놓는다. 실패한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 정책이 고스란히 겹쳐 보이는 기시감(데자뷔)이다. 아니, 시장을 제압하겠다는 오기와 이념적 잣대는 그때보다 한층 더 맹렬해졌다.

발언의 이면을 뜯어보면, 서울에 아파트를 보유한 이들이 매물을 내놓지 않아 집값이 오른다는 궤변이 깔려있다. 집을 팔려는 사람보다 사려는 사람이 많아 가격이 오르는 시장의 기본 원리마저 부정하는 처사다. 이는 내 집 마련의 꿈이 멀어진 청년과 무주택자들의 좌절감을 ‘집 가진 자’에 대한 분노로 치환하려는 얄팍한 선동이다. 과거 적폐 청산과 토착왜구 프레임으로 국민을 둘로 쪼개 지지층을 결집했던 분열의 정치가 부동산 시장에서 재현되고 있는 셈이다.

원인은 명확하다. 민주당 정권이 들어설 때마다 반복되는 부동산 폭등의 진원지는 투기꾼이 아니라 ‘재정 확장’과 ‘통화량 증가’다. 복지와 각종 지원금 명목으로 국채를 찍어내며 시중에 돈을 쏟아부었다. 화폐 가치가 하락할 것을 직감한 시중의 부동(浮動) 자금은 그때나 지금이나 자산 가치 보전을 위해 주식과 부동산으로 몰려갔다. 지난 한 해 주식시장 급등이 풍부한 유동성 장세였듯, 무거운 부동산 시장 역시 뒤따라 반응했을 뿐이다.

여기에 전 정권이 추진하던 대규모 민간 재건축·재개발보다 도심 내 노후 주거지를 활용하는 방식에 집중하고 있다. ‘공급은 늘리되, 불로소득 환수와 투기 억제는 철저히 하겠다’는 양면적 성격으로 사실상 주택 공급을 축소시켜 수급 불균형의 한몫을 차지하고 있다. 폭등의 원인 제공자는 돈을 풀고 공급을 축소시킨 정권 자신임에도, 그 책임을 엉뚱하게도 애먼 1주택자나 다주택자에게 전가하고 있다. 이는 정책 실패의 책임을 회피하기 위한 전형적인 꼬리 자르기다.
◇ 지방은 고사 위기인데 서울만 때리는 근시안적 처방

시장 상황은 철저히 양극화되어 있다. 서울과 수도권 일부의 집값은 치솟고 있지만, 인구 감소의 직격탄을 맞은 지방 중소도시와 농어촌의 주택 시장은 고사 직전이다. 2026년 1월 기준 전국 준공 후 미분양 물량의 86.7%가 지방에 집중되어 있다.

이런 상황에서 전국을 단일 잣대로 묶어 다주택자를 징벌적 세금으로 압박하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시장은 이미 답을 보여주었다. 세금 폭탄을 피하기 위해 사람들은 지방의 집부터 처분하고 서울의 ‘똘똘한 한 채’로 몰려든다. 빈대 잡으려다 초가삼간 태우는 격으로, 지방 소멸을 가속하는 망국적 결과를 초래했다.

실거주하지 않는 1주택자를 징벌하겠다는 발상도 탁상행정의 극치다. 자녀 교육, 직장 발령, 혹은 자금이 부족해 전세를 끼고 집을 사둔 수많은 실수요자의 고충을 외면한 채, 그저 잠재적 투기꾼으로 몰아붙이는 것은 국가 권력의 폭력이나 다름없다.

◇ 징벌이 아닌 퇴로를 여는 ‘시장 친화적 해법’이 필요하다
국민은 바보가 아니다. 이념으로 무장한 세금 폭탄이 시장을 안정시키기는커녕 조세 전가로 인한 주거비 상승과 전·월세 대란만 낳는다는 사실을 이미 학습했다. 실패를 반복하지 않으려면 징벌과 협박이 아니라, 시장 참여자들의 자발적 합리를 유도하는 유화책을 펴야 한다.

언제까지 팔지 않으면 징벌적 세금을 부과하겠다는 것은 국민에 대한 협박이다. 해법은 시장에 있다. 다주택자와 고령의 은퇴자, 고가의 1가구 1주택자들이 서울 집을 팔고 싶어도 살인적인 양도소득세에 갇혀 매물을 내놓지 못하는 ‘동결 효과(Lock-in effect)’부터 풀어야 한다. 한시적으로 시장에 매물을 내놓도록 퇴로를 열어주어야 한다.

서울의 집을 팔고 지방 주택을 매입할 경우 세제 혜택을 파격적으로 부여한다면, 서울의 집값 안정과 지방 경제 살리기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다.

나아가 서울(대도시)과 지방 도시(농어촌 포함) 간에는 ‘1가구 2주택’을 규제의 대상이 아닌 장려의 대상으로 패러다임을 전환해야 한다. 은퇴자의 세컨드 하우스나 귀농·귀촌용 주택을 주택 수 산정에서 과감히 제외하여, 시중의 자금이 지방으로 자연스럽게 흘러가도록 유도해야 한다. 1가구 2주택 규제 일변도는 지방 소멸을 가속화할 뿐이다.

정치의 본령은 국민을 편안하게 하는 것이다. 대통령의 입에서 나오는 거친 경고와 세금 폭탄의 으름장은 국민의 불안과 불신만 키울 뿐이다. 징벌적 과세로 시장을 이기려 했던 문재인 정권이 국민적 저항에 부딪혀 어떻게 정권을 내주었는지 똑똑히 기억해야 한다. 시장을 적대시하는 이념 정치의 끝은 결국 참담한 실패뿐이다. 지금 필요한 것은 국민 갈라치기가 아니라, 시장의 순리를 따르는 지혜와 겸손이다.


황상석 글로벌이코노믹 수석 전문위원 h1234@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