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獨 도면 조립하던 장학생서 스승 추월…K방산, '원자력 잠수함' 직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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獨 도면 조립하던 장학생서 스승 추월…K방산, '원자력 잠수함' 직행한다

브라질 외신 "독일도 못 가본 핵잠 영역 조준"…KSS-III 토대로 초고속 독자 설계
무한 잠항으로 수중 게임 체인저 예고…'한미 핵연료 협상' 장벽 돌파가 최종 분수령
지난 5월 캐나다 브리티시컬럼비아주 에스콰이몰트 해군기지에서 캐나다와 대한민국 해군 장병들이 한화오션을 통해 파견된 KSS-III급 도산안창호함에 승선해 내부 투어를 진행하고 있다. 한국은 이 잠수함의 독자적 건조 기술력을 기반으로 기술적 위험도를 대폭 낮추며 차세대 원자력 추진 잠수함(SSN) 개발을 위한 산업적 토대를 다졌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지난 5월 캐나다 브리티시컬럼비아주 에스콰이몰트 해군기지에서 캐나다와 대한민국 해군 장병들이 한화오션을 통해 파견된 KSS-III급 도산안창호함에 승선해 내부 투어를 진행하고 있다. 한국은 이 잠수함의 독자적 건조 기술력을 기반으로 기술적 위험도를 대폭 낮추며 차세대 원자력 추진 잠수함(SSN) 개발을 위한 산업적 토대를 다졌다. 사진=로이터

40년 전 독일로부터 첫 잠수함 설계도를 구입해 독일 엔지니어들의 감독 하에 선체를 조립했던 대한민국이 이제는 독자적인 원자력 추진 잠수함 프로그램에 속도를 내고 있다. 전 세계에서 극소수 강대국만 보유한 '핵잠수함 보유국' 엘리트 클럽 진입을 정조준하며, 과거의 스승이었던 독일을 추월하는 역사적인 기술 대역전극이 전개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브라질의 방산 전문가이자 디지털 저널리스트인 더글라스 아빌라(Douglas Avila)는 25일(현지 시각) 칼럼을 통해 대한민국이 재래식 잠수함 분야에서 쌓아 올린 압도적인 산업 기반을 바탕으로, 독일조차 단 한 번도 운용해 본 적이 없는 최고 정점의 기술인 원자력 추진 잠수함 분야로 직행하고 있다고 집중 조명했다.

라이선스 사오던 '학생' 한국, 스승이 못 가본 '원잠'의 길 개척


대한민국의 잠수함 역사는 1980년대 독일 HDW 사로부터 209형(장보고-I급) 잠수함 건조 라이선스를 구매하면서 시작됐다. 초도함은 독일 현지에서 전량 제작됐고, 한국 조선소들은 두 번째 함정부터 기술을 배워 가까스로 조립하는 수준이었다. 그러나 40년이 지난 현재 한화오션과 HD현대중공업은 세계 최초로 리튬 이온 배터리를 장착하고, 비핵국가 중 극히 드물게 수직발사관(VLS)을 통해 잠대지 탄도미사일(SLBM)을 투사할 수 있는 독자적인 'KSS-III(도산안창호급)'를 자체 설계·건조해 글로벌 수출 시장을 흔드는 경지에 이르렀다.
이러한 전례 없는 제조 역량과 현장 경험은 한국이 다음 단계인 '원자력 추진'으로 직행할 수 있는 단단한 주춧돌이 됐다. 외신은 "과거 도안을 전량 수입하던 학생이 이제는 스승이 가보지 못한 영역을 홀로 설계하고 있다"라며, 현재 원자력 추진 잠수함을 실제로 운용하는 국가는 미국, 러시아, 중국, 영국, 프랑스, 인도 등 손에 꼽히는 강대국뿐이라고 짚었다. 한국이 이 리스트에 진입하는 것은 소형 원자로, 연료, 차폐, 함내 안전 등 고도의 기술 체인을 완벽히 마스터했음을 의미하며 주변국에 거대한 지정학적 메시지를 던지는 사건이라고 평했다.

무한 잠항 능력의 전략적 가치…최대 난제는 '우라늄 연료 장벽'


원자력 추진 잠수함은 디젤 잠수함과 달리 축전지 충전을 위해 수면 위로 올라오거나 스노클을 할 필요가 없다. 소형 원자로가 내뿜는 무한한 동력 덕분에 승조원들의 식량이 떨어질 때까지 수개월 동안 물속에 완전히 매복해 잠항할 수 있어 예측 불가능한 북한을 감시하고 주변국과의 분쟁 해역을 순찰하는 데 강력한 수중 억제력을 제공한다.

다만, 최종 성공을 위해서는 정치적 의지뿐만 아니라 '핵연료와 비확산'이라는 외교적 장벽을 넘어야 한다. 국제 협정은 한국이 사용할 수 있는 우라늄 농축 수준을 제한하고 있으며, 해군 원자로에 필요한 연료는 통상 민간 원전보다 더 높은 농축도를 요구하기 때문이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한국 정부는 현재 안보 파트너인 미국과 긴밀한 논의를 집중적으로 진행 중이며, 기존의 국제적 비확산 공약을 깨지 않으면서 원자로를 가동할 수 있는 합법적 합의 조건을 도출하는 데 사활을 걸고 있다.

외신은 "한국 조선사들은 이미 KSS-III급을 이끌고 1만 4000km가 넘는 인·태 지역 장거리 항해 미사일을 성공적으로 소화하며 공장 생산력(Floor)과 기술력을 증명했다"며 "브라질 역시 오랜 기간 원잠 도입을 추진하며 부침을 겪고 있는 만큼 한국의 초고속 행보는 미들 파워(중견국)들에 거대한 영감을 주는 동시에 외교적 합의가 타결될 경우 세계 해전의 패러다임을 바꾸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노정용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noja@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