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확대보기“합의 의사를 명확히 하고 각서를 쓰고 녹음을 해두면 문제없지 않겠습니까?”라는 질문을 자주 받는다. 그러나 형사절차는 연애 감정의 진정성을 심사하는 장치가 아니다. 합의서와 녹음파일은 분쟁이 발생했을 때 오히려 수사기관의 분석 대상이 될 뿐, 면책 보증서가 되지 않는다.
사람의 감정은 변한다. 현재는 사랑이라 믿어도 관계가 종료되면 평가가 달라진다. 특히 미성년자의 경우 부모가 개입하는 순간 사안은 개인적 후회의 차원을 넘어선다. 법적으로 의제강간이 성립하지 않는 연령대라 하더라도, 혐의는 다른 규정을 향해 재구성된다.
예컨대 아동·청소년의성보호에관한법률 제15조의2의 성착취목적대화죄는 ‘성적 착취 목적’과 지속성 반복성이 인정되면 성립한다. 연애 중 오간 성적 대화라 하더라도, 수사기관이 목적성을 문제 삼으면 방어는 결코 간단하지 않다. 메시지의 맥락, 주도성, 반복성 등이 모두 분석 대상이 된다. 특히 교사·교육자 등 보호·감독 지위에 있는 경우라면 아동학대 관련 범죄까지 논점이 확장될 가능성이 높다.
한편 미성년자의제강간이 성립하지 않는 연령이라는 점을 인지한 고소인이 폭행·협박이나 위력을 주장하며 아청법 미성년자강간죄 또는 미성년자위력간음 구조로 사실관계를 다투는 일도 있다. 일부 분쟁 사례에서는 민사책임이나 합의금 문제와 맞물려 진술이 첨예하게 다투어지는 경우도 있다. 결국 문제는 “합의였는가”가 아니라, “수사기관이 어떤 구성요건으로 접근하는가”가 된다. 성인은 연애라고 생각했을지 모르지만 형사절차는 감정이 아니라 구성요건으로 움직인다. 그 순간부터 사생활이 아니라 범죄 혐의로 재구성된다.
최악의 경우를 가정해 보자. 미성년자강간, 성착취물 제작, 성착취목적대화, 아동학대죄 등 복수 혐의로 수사가 개시되면, 변호인 선임과 방어 전략 수립에 상당한 시간과 비용이 투입된다. 운좋게 무혐의로 종결된다 하더라도 그 과정에서의 사회적 낙인, 직업적 타격, 정신적 소모는 회복하기 어렵다.
요지는 단순하다. “합의”와 “사랑”은 형사적 안전장치가 아니다. 만 16세 이상이라는 연령만으로 위험이 제거되지도 않는다. 법은 감정의 진정성을 보증하지 않는다. 리스크를 관리할 수 있다고 믿는 순간, 이미 통제 범위를 벗어나 있을 가능성이 높다.
결국 가장 확실한 예방책은 애초에 형사적 위험 영역에 들어가지 않는 것이다. 미성년자와의 관계는 법리적으로 방어 가능성을 따지는 문제가 아니라, 수사 개시 자체가 치명적 리스크가 되는 영역임을 직시해야 한다.
정준범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jb@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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