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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마이크 든 청년’ 정이한의 유쾌한 부산시장 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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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마이크 든 청년’ 정이한의 유쾌한 부산시장 도전

지난 9일 개혁신당 정이한 예비후보(왼쪽)가 대학가에서 마이크를 든 유세를 하고 있다. 사진=정이한 선거사무소 제공 이미지 확대보기
지난 9일 개혁신당 정이한 예비후보(왼쪽)가 대학가에서 마이크를 든 유세를 하고 있다. 사진=정이한 선거사무소 제공
오는 6월 지방선거를 앞둔 부산 대학가에서 낯선 장면이 목격된다. 선거운동복도 대형 유세차도 없다. 수행원도 보이지 않는다. 정장 차림의 한 청년이 마이크 하나만 들고 대학가 골목을 걷는다. 개혁신당 부산시장 예비후보 정이한이다.

그의 선거운동 방식은 기존 정치 문법과 거리가 멀다. 대학생들에게 다가가 던지는 질문도 거창한 정책이나 지역 현안이 아니다. “지방선거 하는 거 아세요?”, “혹시 저를 아세요?” 같은 짧고 단순한 질문들이다.

“현직 부산시장이 누구냐?”라는 질문에 ‘박형준’ 대신 ‘박수영’이 나오자 카메라를 향해 “박수영 의원님, 보고 계시나요?”라며 너스레를 떤다. 정치에 큰 관심이 없는 학생이 자칫 민망해질 수 있는 상황을 특유의 넉살로 넘기며 현장을 웃음바다로 만든 것이다. 또래의 낯선 정치인이 마이크를 들이밀면 당황할 법하지만, 정 예비후보는 특유의 재치로 어색한 분위기를 빠르게 허문다.

이 장면이 화제가 되는 이유는 단순히 ‘재미있는 선거운동’ 때문만은 아니다. 오히려 그 반대다. 청년 정치인이 웃음을 무기로 시민에게 다가가야 할 만큼 정치가 시민의 일상에서 멀어졌다는 사실을 보여주기 때문이다.
실제로 대학가에서 마이크를 마주한 학생들의 반응은 의미심장하다. 지방선거가 언제 열리는지 모르는 경우도 적지 않고, 현직 단체장의 이름을 헷갈리는 모습도 보인다. 정치에 대한 무관심이라기보다는 정치가 젊은 세대에게 충분히 설명되지 않았다는 신호에 가깝다.

정 후보의 거리 인터뷰는 이런 현실을 드러내는 하나의 장면이기도 하다. 때로는 웃음으로 넘겨지는 답변 속에, 시민과 정치 사이의 거리감이 고스란히 드러난다. 그가 농담으로 분위기를 풀 때마다 오히려 정치가 얼마나 낯선 영역이 되었는지 역설적으로 확인된다.

부산 정치권에서도 이 같은 시도를 두고 평가가 엇갈린다. 일부에서는 “정치를 어렵게 느끼는 시민들에게 한 발 더 다가가려는 실험”이라는 긍정적 시선을 보낸다. 반면 정치가 지나치게 가벼운 방식으로 소비될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하지만 분명한 사실은 하나다. 정치가 시민의 관심을 잃어가는 시대에 누군가는 새로운 방식으로 말을 걸어야 한다는 점이다.

정 후보의 ‘마이크 정치’가 단순한 화제성으로 끝날지 아니면 정치와 시민 사이의 간극을 조금이나마 좁히는 계기가 될지는 아직 알 수 없다.
다만 대학가 골목에서 이어지는 짧은 질문 하나는 오래 남는다. “지방선거 하는 거 아세요” 그 질문은 학생들에게 던져진 것이면서 동시에 오늘의 정치가 스스로에게 던져야 할 질문이기도 하다.

개혁신당의 청년 기수 정이한 예비후보의 이 파격적인 도전이 어떤 결말을 맺을지는 아직 알 수 없다. 그러나 확실한 것은 마이크를 든 청년의 유쾌한 발걸음에 부산 유권자들이 조금씩 ‘정치적 재미’를 느끼기 시작했다는 점이다.


강세민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emin3824@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