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확대보기한국이 마침내 WGBI(세계국채지수) 선진국 지수에 편입됐다.
WGBI는 세계 정부 채권 지수 정도로 번역할 수 있다. 이 WGBI 지수는 1986년 처음 나왔다. 이 지수는 전 세계 주요국 국채 시장의 성과를 측정하는 표준으로 정평이 나 있다. 블룸버그-바클레이스 지수(BABI), JP모건 국채지수(GBI-EM)와 함께 세계 3대 채권 지수로 꼽힌다.
세계국채지수 편입은 한 국가의 자본 시장이 성숙 단계에 접어들었음을 증명하는 이정표다. 그런 점에서 WGBI는 국채 시장의 ‘선진국 클럽’으로도 불린다.
한국 정부는 한때 외국인 투자자의 국채 투자 이자·양도소득에 과세했다. 이 제도가 글로벌 표준에 맞지 않는다는 비판을 받았다. 그러다가 2022년 말에 비과세 시행령을 시행하면서 외국인 투자자들의 불만을 누그러뜨렸다.
폐쇄적인 외환시장 구조도 문제가 됐다. 원화의 역외 거래가 제한적이고 외환시장 운영 시간이 짧아 해외 투자자들이 원화를 조달하고 환전하는 데 어려움이 컸다. 지난 2024년 7월 외환시장 개방 확대, 운영 시간 연장으로 이 불만을 해소했다. 논란이 된 외국인 투자자 등록제(IRC)도 2023년 말 폐지했다.
한국은 2009년부터 WGBI 편입을 시도했다. 그동안 많은 시행착오 끝에 무려 27년 만에 편입의 꿈을 이룬 것이다. 이번 편입으로 앞으로 약 70조~90조 원 규모의 외국인 자금 유입이 기대된다.
WGBI 편입은 자본 시장의 ‘선진국 인증’이라는 점에서 분명 경사스러운 일이지만 동전의 양면처럼 그에 따른 비용과 리스크도 존재한다. 국가 경제의 대외 의존도가 높은 한국 처지에서 경계해야 할 대목도 적지 않다. 그중에서도 특히 염려되는 것은 환율 변동성 확대, 즉 원화의 통화 가치가 급변할 수 있다는 점이다.
WGBI 편입을 위한 필수 조건 중 하나가 외국인 투자자에 대한 국채 투자 이자·양도소득세 면제였다. 우리 정부 입장에서는 외국인에게서 거둬들이던 세수가 줄어드는 기회비용을 감수해야 한다.
이스라엘은 2010년 4월 WGBI에 정식 편입됐다. 당시 이스라엘의 경험은 한국에 반면교사가 될 수 있다. 편입 발표 직후 이스라엘 국채 시장에는 약 20억 달러에서 40억 달러 규모의 외국인 자금이 단기에 유입되었다. 외국인 투자 비중이 편입 전 1~2% 수준에서 편입 후 약 15% 이상으로 급증했다. 이스라엘은 WGBI 편입 직후 이 자본 유입으로 인한 통화 가치 급등으로 상당한 진통을 겪었다.
이스라엘 중앙은행은 환율 안정을 위해 대규모 시장 개입을 단행해야 했다. 외환보유액 관리 부담으로 이어졌다. “돈이 들어오는 것”이 항상 축복만이 아님을 보여주는 단적인 사례다.
WGBI 편입은 ‘안정된 자금줄’을 확보하는 대신 ‘시장 개방에 따른 글로벌 리스크’를 떠안는 전략적 선택이다. 유입된 자금이 생산적인 분야로 흘러가게 유도하고, 환율·금리의 급격한 변동에 대비한 컨틴전시 플랜(긴급 사태 대응 계획)을 정교하게 다듬을 필요가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