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5일(금), 16:00시, 영화의전당(하늘연극장, 인터뷰룸)
※ 샹탈 카롱(Chantal Caron)은 캐나다 퀘벡을 중심으로 활동하는 세계적인 무용단 ‘플러브 에스파스 댄스’(Fleuve Espace Danse, 2006년 창단)의 안무가이자 예술감독이다. 그녀의 안무작 ‘나무의 존재’는 시적 은유로 나무와 인간 존재의 연결성을 사유한다. 이 작품은 부산 하늘연극장에서 6월 5일(금)·6일(토), 해운대 해변 특설무대, 거제도문화회관에서 네 차례 한국의 관객들과 만났다. 아시아에서 프리미어로 진행된 이 작품에 대해 한국 공연 전에 한국예술평론가협의회(Committee Of Korean Arts Critics) 회장이자 SDP(Seoul Dance Play) 조직위원장인 장석용(Chang Seok-yong)이 인터뷰를 가졌다.
이미지 확대보기샹탈 카롱은 현지 맞춤형 작품 활동과 지역 사회 교육을 통해 여러 세대에게 현대무용을 알려왔다. 세인트로렌스강의 물을 밟고 태어난 그녀는 4살 때부터 강변에서 춤을 추며 자신만의 상상 세계를 구축해 왔다. 그녀가 살던 마을 근처에는 무용 교육을 받을 수 있는 곳이 없어, 19세의 나이에 몬트리올에서 본격적인 공부를 시작했다. “메마른 풍경, 북방성(nordicity), 우리의 영토, 우리가 사는 곳의 아름다움… 저는 그것이 자랑스럽고 이에 대해 더 많은 이야기를 나누고 싶었다.”–샹탈 카롱(‘예술 및 자연’부문 수상자 소감).
환경과 지역 공동체를 향한 그녀의 헌신은 데이비드 스즈키 재단(David Suzuki Foundation)이 선정한 '세인트로렌스 대사(St. Lawrence Ambassador)'라는 결실로 이어지기도 했다. 그녀는 퀘벡 예술문화위원회(CALQ)가 수여하는 '2023년 쇼디에르-아팔라슈 올해의 예술가상'을 수상했으며, 몬트리올 무용상(Prix de la danse de Montréal)의 '2025 에탱셀 | 피에르-폴 사부아 상(Étincelle | Pierre-Paul Savoie Award)' 수상자로 선정되기도 하였다.
Q. 한국 부산에 오신 소감은 어떠신가요? 다른 점이나 특별히 느끼신 점이 있다면 말씀해 주세요.
Q. 자연환경의 차이가 예술적 영감에도 영향을 주나요? 캐나다와 한국의 환경을 비교하신다면요?
A. 환경과 자연은 그 자체로 정해진 틀이 있어서 다르게 다가옵니다. 하지만 단순히 '다르다'라고 생각하기보다는, 자연을 바라보는 관점의 차이로 봅니다. 캐나다는 동물, 식물, 인간이 모두 같은 선상(레벨)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반면 한국은 오랜 역사에 비해 끊임없이 역동하는 에너지가 있어, 생물이나 동물 등 더 다양하고 새로운 것들이 숨 쉬고 있을 것 같습니다. 그런 면에서 이번 한국 방문을 통해 배울 점이 더 많을 것이라 기대합니다.
Q. 캐나다 현대무용(Contemporary Dance)의 특징과 안무가님의 작업 방식이 궁금합니다. 전통 무용이나 뿌리(Root)를 현대무용에 어떻게 접목하시나요?
A. 캐나다 퀘벡 지역은 전통 춤과 원주민(퍼스트 네이션)의 민속춤이 지닌 영향력이 굉장히 강합니다. 저 역시 무용 컴퍼니를 만들기 전, 학교에서 학생들을 가르칠 때부터 전통 춤에 깊은 관심을 두었습니다. 1992년 이집트에 갔을 때 그곳의 무용을 보며 '그들의 뿌리와 우리의 뿌리가 참 많이 닮아있다'라는 신기한 경험을 했습니다. 그때부터 학교와 캐나다의 역사적 뿌리에 해당하는 전통적인 요소를 현대무용에 적용해 작품을 만들기 시작했습니다. 요즘 퀘벡의 많은 예술가들 역시 자신들의 뿌리를 기반으로 현대무용 작품을 활발히 예술화하고 있습니다. 또한, 저는 단순히 극장 안에서만 공연하는 것이 아니라 야외(실외)에서 하는 공연을 지니고 있습니다. 대부분의 무용 작품이 자연과 바깥 풍경에 어우러지도록 안무를 구상하는 편입니다.
Q. 부산국제무용제 공연작인 ‘에트르 드 부아(Être de bois, 나무의 존재)’도 야외에서 영감을 받으신 건가요?
A. 네, 맞습니다. ‘에트르 드 부아’는 '숲의 존재', '나무가 되다'라는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이번에 부산에서 '해변 특화공연 공모'의 선정작으로 선보이게 되었는데요. 이 작품 역시 모든 영감은 야외와 자연에서 온 것이며, 그것을 극장 안과 무대 위로 가져온 것입니다. 저는 언제나 작품을 만들 때 '이것을 어떻게 스크린(시네마)으로 옮길 수 있을까'를 함께 고민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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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확대보기Q. 이 작품에서 나무는 단순히 자연의 일부인가요, 아니면 인간의 존재를 투영하는 은유로 기능하나요?
A. 유목(드리프트우드)은 은유적으로 카리부(북미 순록)의 뿔을 상징합니다.
Q. 인간과 자연의 경계를 허물기 위해 어떤 안무적 언어를 사용하셨습니까?
A. 팔을 머리 위로 올리는 동작은 카리부의 뿔을 나타냅니다. 때로는 발레의 5번 포지션이나 알라스공드(2번 포지션) 자세에서 손가락을 넓게 펼쳐, 손 자체로 상징적인 의미를 담아내기도 합니다. 무릎을 들어 올리며 가볍게 뛰는 '트로터(trotter)' 스텝을 선택한 것은, 표현을 제한하지 않으면서도 자연스럽게 동물의 다리를 연상시킵니다. 초기 안무 시퀀스 구상을 제 집 마당에서 진행했기 때문에 흙과 먼지는 이 에너지를 변형하고 그 안에 동화되는 데 중요한 요소가 되었습니다. 아울러 함께 전진하고, 방어하고, 생존한다는 '무리(troupeau)'의 개념이 매우 중요한 비중을 차지하게 되었습니다.
Q. 작품에서 중심이 되는 동물로 카리부를 선택한 이유는 무엇인가요?
A. 카리부에 관한 작업은 캐나다에서 멸종 위기에 처한 카리부를 주제로 작품을 만들어보고 싶다는 공통의 바람에서 시작되었습니다. 퀘벡 북부 아비티비-테미스카밍 지역의 한 공동체 극장과 함께했는데, 그곳의 카리부 무리는 현재 단 8마리로 줄어든 상태였습니다. 2022년에 과학자, 원주민 공동체 대표들, 그리고 저로 구성된 팀이 이 연구를 시작했습니다.
Q. 카리부의 생존 서사가 현대 인간 사회와 어떻게 연결된다고 보십니까?
A. 사실 저희는 카리부의 강인함과 아름다움을 표현함으로써 관객들에게 환경, 자연, 그리고 생태계 보전의 중요성을 알리고자 합니다. 이는 이 작품의 밑바탕에 깔린 목표이자, 더 나아가 우리 무용단의 사명이기도 합니다. 또한, 이 작품은 오늘날 우리 세계에서 여성의 힘과 그들의 연대(sorority)를 보여주기도 합니다.
Q. 무용수들이 나무와 동물을 동시에 체화하는 변형의 과정은 어떻게 발전시키셨나요?
A. 무용수들은 골반의 에너지를 통해 종의 생존에 필수적인 번식과 '생존' 그 자체를 구현합니다. 나무라는 개념은 산불로 인해 불타는 숲, 그리고 우리 숲을 이루는 나무들을 벌채하는 인간의 흔적을 통해 그 의미를 획득하게 됩니다.
Q. 이 작품은 기본적으로 생태계 상실에 대한 애가인가요, 아니면 희망의 선언인가요?
A. 신체와 움직임의 아름다움을 통해 전하는 '희망의 선언'입니다.
Q. 자연을 의식적으로 미화하거나 낭만적으로 표현하는 것을 지양했던 순간이 있었나요?
A. 네, 의상, 소품, 조명을 선택할 때 그렇습니다. 이 작품에서 자연을 느끼게 하는 것은 오롯이 '신체'입니다. 의도적으로 낭만화를 피하고자 했습니다.
Q. 숲의 침묵의 언어를 움직임으로 번역한다는 것은 어떤 의미인가요?
A. 자연의 힘은 그것이 뿜어내는 본질(에센스)에 있습니다. 자연 속에 있을 때 우리는 바람, 추위, 눈, 나무뿌리, 냄새, 소리 등을 통해 자연의 고요한 힘의 본질을 포착하게 됩니다.
Q. 작품의 느린 리듬과 시간성을 통해 관객들이 어떤 감각적 경험을 얻기를 바라셨나요?
A. 대자연의 품 한가운데에 있는 듯한 느낌을 받으시길 바랐습니다.
Q. 생태학적 메시지와 예술적 미학 사이의 균형을 어떻게 맞추셨습니까?
A. 이는 제가 지난 20년 동안 삶의 경험을 통해 꾸준히 발전시켜 온 오랜 탐구의 과정이었습니다.
Q. 인간 중심적인 관점을 벗어난 움직임을 창조하는 것이 가능하다고 믿으십니까?
A. 네, 저는 제가 살고 있는 퀘벡의 세인트로렌스강 주변의 동물들과 생태계에서 많은 영감을 얻습니다. 이를 통해 역설적으로 인간에 관해 이야기할 수 있게 됩니다.
Q. 인간과 자연의 상호 의존성을 표현하기 위해 가장 중요하게 사용한 안무적 장치는 무엇이었나요?
A. 유목(떠내려온 나무들)입니다.
Q. 이 작품이 관객의 행동 변화를 끌어내기를 기대하시나요?
A. 저희에게 그런 거창한 자만심은 없습니다. 다만 아름다움을 통해 겸손하게 희망을 전하고 싶을 뿐입니다.
Q. 이 작품은 "우리는 어디서 왔고, 어디로 가는가?"라는 질문에 어떻게 답하고 있습니까?
A. 우리는 어디서 왔는가: 이 작품은 '영토(영역/땅)'에 대한 인식과 연결됩니다. 저는 우리가 발 딛고 있는 영토가 우리의 생각과 삶의 선택, 그리고 우리의 존재 자체에 엄청난 영향을 미친다고 생각합니다. 어디로 가는가: 이것은 우리가 사회로서 뒤에 무엇을 남겨둘 것인가에 대한 성찰입니다. 저로서는 제가 속한 영토의 흔적을 남겨 다른 공동체에 소개하고 발견하게 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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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확대보기Q. 두 작품 모두 인류세(Anthropocene)의 위기를 다루고 있습니다. 무용이 이러한 현대적 과제에 어떻게 대응할 수 있다고 생각하십니까?
A. 무용은 사람들의 마음과 영혼을 직접적으로 터치할 수 있습니다. 결국 자연이 언제나 마지막 말을 할 것입니다(자연이 최종적인 해답을 쥐고 있을 것입니다).
Q. 예술은 단순히 위기를 재현하는 데 그쳐야 할까요, 아니면 사회적 실천을 적극적으로 촉구해야 할까요?
A. 예술은 감정을 불러일으킬 수 있어야 합니다. 그리고 그 감정이 다음에 사회적 행동을 낳을 수도 있고, 그렇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Q. 오늘날 안무가는 주로 미학적 창조자입니까, 아니면 사회적 목격자입니까?
A. 제 생각에 그것은 안무가가 무엇을 전면에 내세우기로 선택하느냐에 달려 있습니다. 저에게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이 작업 과정에 투입되는 '의도'와 '신체' 그 자체입니다.
Q. 당신의 작품과 이번 부산국제무용제(BIDF)의 주제인 "위기의 시대, 존재를 묻다"는 어디에서 교차한다고 보십니까?
A. 완벽하게 부합합니다. 이 공연은 지구에 미치는 인간의 영향, 끝없이 커져만 가는 인간의 욕망과 소비 등을 정확히 조명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산림 벌채와 산불 등으로 인해 카리부가 멸종 위기에 처하게 된 것도 부분적으로는 이 때문입니다.
Q. 두 작품 모두 인간 존재를 재정의하려는 시도로 읽힙니다. 안무가로서 오늘날 인간답다는 것은 무엇을 의미한다고 생각하십니까?
A. 자신의 책임을 다하는 것입니다. 예술가로서 저의 책임은 바로 이러한 이야기를 지속하는 것입니다. 몸짓과 움직임을 통해 끊임없이 아름다움을 불어넣는 것이죠. 인간은 충분히 아름다울 수 있으며, 우리 종(種)이 가진 지혜를 몸소 증명해 낼 능력이 있습니다.
Q. 무용 영화(Dance Film) 제작에도 조예가 깊으시다고 들었습니다. 특별히 영화라는 매체를 결합하시는 이유가 있나요?
A. 무용은 직접 여행을 다니지 않더라도 각 나라의 몸짓 언어와 뿌리를 통해 전 세계인과 소통할 수 있는 훌륭한 매개체입니다. 여기에 '영화(비디오)'라는 시각 매체를 결합하면 굉장한 시너지가 납니다. 저는 ‘마레 누아르(Mare Noir, 검은 바다/검은 물)’라는 댄스 필름을 제작한 적이 있는데, 이 작품은 전 세계 약 75개의 영화제 및 댄스 필름 페스티벌에 출품되며 큰 사랑을 받았습니다. 다가오는 2027년 1월에는 ‘에트르 드 부아’ 역시 영화(필름)로 제작하여 '엑스노트 페스티벌(Festival Snomma/X-note)'에서 선보일 예정입니다. 무용을 영화로 만드는 이유는 훨씬 '민주적인 예술'이 되기 때문입니다. 더 많은 대중이 시공간의 제약 없이 무용을 즐길 수 있고, 카메라의 렌즈(시네마토그래피)를 통해 같은 장면을 또 다른 눈과 각도로 바라볼 수 있다는 엄청난 장점이 있습니다.
Q. 환경 문제나 주변 자연에 본격적으로 관심을 두게 된 결정적인 계기가 있으신가요?
A. 저는 캐나다의 세인트로렌스(Saint Lawrence)강 근처의 무척 친근한 자연환경에서 자랐습니다. 바위 위에서 춤추는 것을 좋아했을 만큼 자연은 늘 제 놀이터였죠. 야외에서 춤을 출 때면 작은 도시 안에 있더라도 우주가 무한하게 확장되는 듯한 느낌을 받습니다. 자연환경에 깊게 몰두하게 된 것은 2010년경부터입니다. 그 무렵 지구상에서 생성되고 살아가는 동물과 식물들이 눈에 확 들어오기 시작했습니다. 특히 석유(페트롤) 유출 사고 등으로 인해 오염된 검은 물속에서 고통받으며 헤매는 새들의 모습을 보며 큰 충격을 받았습니다. 영화 ‘마레 누아르(검은 물)’ 속 새의 몸짓을 형상화한 안무도 여기서 비롯된 것입니다. 무분별한 환경 파괴로 고통받는 생명체들을 보며, 이러한 메시지를 작품 속에 더 투영해야겠다고 결심했습니다. 제 꿈은 이 아름다운 무용 예술을 통해 젊은 세대들이 자연을 더 많이 느끼고, 환경을 즐기고 보호하게 만드는 것입니다. 비록 퀘벡은 작은 지역이지만, 제가 속한 커뮤니티에서부터 이러한 의식이 널리 확산하기를 바랍니다.
Q. 마지막으로, 앞으로 구상하고 계신 차기작에 대해 힌트를 주신다면?
A. 다음 작품은 '아주 깊은 물 속'으로 들어가 보고 싶습니다. 봄날에 물속에서 무언가 생명이 힘차게 튀어 오르는 역동적인 모습을 담아내려 합니다. 기대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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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확대보기대담:장석용(ChangSeok-yong) 문화전문위원(Culture Exepert), 한국예술평론가협의회 회장(Chairman, Committee Of Kprean Arts Critics), 프랑스 통역:유진숙 사무국장, 사진제공:부산국제무용제ⓒ조보희
대담:장석용 문화전문위원(한국예술평론가협의회 회장), 프랑스 통역=유진숙 사무국장, 사진=부산국제무용제ⓒ조보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