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구천 유네스코 등재 후 박물관 관람객 75% 급증…‘스마트 패싱’ 고질병은 여전
교통·이동에만 소비 쏠려…‘암각화의 역사성’ 보고 ‘외고산의 체험문화’로 1박 2일 축 정비해야
사연댐 침수 해법 속도 맞춰 시티투어·대중교통 연계 및 외국어 해설 등 통합 안내 인프라 과제
교통·이동에만 소비 쏠려…‘암각화의 역사성’ 보고 ‘외고산의 체험문화’로 1박 2일 축 정비해야
사연댐 침수 해법 속도 맞춰 시티투어·대중교통 연계 및 외국어 해설 등 통합 안내 인프라 과제
이미지 확대보기바다와 정원, 거대 산업경관에 치우쳤던 울산 관광의 지평이 고대 유산으로 확장된 것은 고무적이지만, 단순 관람 후 곧바로 지역을 이탈하는 스쳐 가기식 ‘패싱 관광’ 체질을 개선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세계유산 특수는 확실했다…방문객 ‘우상향’ 그래프
울산 울주군 반구천 일대(Petroglyphs along the Bangucheon Stream)는 지난해 7월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제47차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에서 당당히 세계유산 명부에 이름을 올렸다.
국보 ‘울주 대곡리 반구대 암각화’와 ‘울주 천전리 명문과 암각화’를 통합한 이 유산은 선사시대부터 고대 신라에 이르기까지 인류의 바위그림통합 전통과 역사적 궤적을 고스란히 간직한 유일무이한 자산으로 평가받았다.
세계유산 등재 효과는 즉각적인 지표로 증명됐다. 울산시에 따르면 등재 이후 울산암각화박물관의 월평균 관람객 수는 전년 동기 대비 무려 75% 수직 상승했다.
월간 방문객이 1만 명을 돌파하는 등 호재가 이어지며 누적 관람객은 156만 명을 넘어섰다. 특히 K-문화유산에 대한 관심으로 외국인 탐방객 역시 전년 대비 두 배 가까이 늘어났다.
이미지 확대보기‘3,500만 명’ 오는데 지갑은 안 열린다…약한 고리는 ‘숙박’
문제는 이 같은 외형적 성장이 지역 상권의 실질적인 낙수효과로 이어지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한국관광공사 데이터랩이 분석한 울주군 관광 지표를 보면 고질적인 약점이 고스란히 드러난다.
| 지표 항목 (2024년 기준) | 수치 및 변화율 | 현황 분석 |
| 연간 총 방문객 수 | 3,582만 명 (3.6% ▲) | 전체 유입 인구는 지속 증가세 |
| 숙박 방문객 비율 | 3.8% ▼ | 지역 내 체류 및 숙박 인구 감소 |
| 평균 체류 시간 | 7.5% ▼ | 단기 당일치기 관람 후 이탈 심화 |
| 내국인 관광 소비액 | 6,200억 원 | 운송업 비중 45% (식음·숙박 소비 저조) |
데이터가 말해주는 현주소는 명확하다. 관광객은 늘었지만 머무는 시간은 짧아졌고, 소비의 절반 가까이가 이동을 위한 운송 비용에 치우쳐 있다.
암각화 전망대와 박물관을 둘러본 관람객들이 지역 내 식당이나 숙박업소로 유입되지 않고 곧바로 타 지역으로 빠져나가는 구조다.
‘보는 역사’ 반구천 ‘만지는 문화’ 외고산 옹기촌 융합이 해법
전문가들은 이 같은 당일치기 관광의 한계를 극복할 카드로 반구천 암각화의 ‘역사성’과 온양읍 외고산 옹기마을의 ‘체험성’을 하나의 벨트로 묶는 초연결 전략을 제시한다.
국내 최대 규모의 민속 옹기 생산지인 외고산 옹기마을은 전국 옹기 물량의 반세기 이상을 책임지는 생활문화 관광의 핵심 거점이다. 최근 문화체육관광부의 ‘2026~2027 문화관광축제’로 지정된 울산옹기축제는 올해 17만 명이 넘는 인파를 모으며 경쟁력을 입증했다.
특히 방문객 1인당 평균 지출액이 전년 대비 증가했고, 체류 시간 역시 4.1시간으로 늘어나는 등 ‘돈을 쓰는 체험형 콘텐츠’로서의 가능성을 확인했다.
따라서 오전에는 반구천 암각화에서 수천 년 전 고래 그림을 보며 문화적 감동을 채우고, 오후에는 외고산 옹기마을로 이동해 옹기아카데미와 발효 공방을 즐기며 식음료 소비를 유도하는 구체적인 ‘원스톱 스토리텔링 동선’이 상시 작동해야 한다.
사연댐 수위 조절과 연계한 ‘통합 모빌리티 안내망’ 구축해야
세계유산의 지속 가능한 보존 대책은 이미 궤도에 올랐다. 환경부가 추진하는 사연댐 수문 설치 사업이 오는 2027년 완료되면, 2028년부터는 평상시 수위를 암각화 높이보다 낮게 유지해 고질적인 침수 피해에서 완전히 벗어나게 된다.
원형 보존이라는 큰 숙제가 풀리는 만큼, 이제는 관광객들이 실제로 체감할 수 있는 접근성 향상에 행정력을 모아야 할 때다.
태화강국가정원, 장생포 고래문화특구, 대왕암공원 등 울산의 기존 해양·정원 관광축에 울주군만의 역사문화 축이 대등하게 맞물려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개별 여행객을 위한 실시간 대중교통 정보 연계, 외국어 해설 인력의 현장 배치, 체험 프로그램 사전 통합 예약 시스템 등 분산되어 있는 관광 인프라를 하나로 묶는 스마트 안내 체계 구축이 급선무다.
글로벌 명품 왕관을 쓴 반구천 암각화가 단순히 '바위에 새겨진 그림'으로 멈추지 않고, 지역 경제를 살리는 활력 자산이 되기 위해서는 탐방객의 발길을 묶어둘 정교한 관광 체인 연결이 울산 관광의 최우선 과제가 될 전망이다.
이미지 확대보기박근호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hotkay89@gmail.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