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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도 자연드림파크 ‘세 개의 시계’…민자 2천500억원, 실제 투자자는 누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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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도 자연드림파크 ‘세 개의 시계’…민자 2천500억원, 실제 투자자는 누구

매전면 현장 안전·품질 인력 모집…기반공사 공기 1,096일
2028년 사업기간·준공 뒤 5년 투자…새 군정에 넘어온 이행 능력 검증
민간 2천500억원 투자 완료는 산단 조성 뒤 5년 이내
공공재원 선투입 구조…시설별 투자·분양계약 검증 필요
청도군 매전면 덕산·두곡리 일원에 조성될 청도 자연드림파크 일반산업단지 조감도. 기반공사 기간은 착공일부터 1,096일이며, 2천500억원 규모의 민간시설 투자는 산업단지 조성 완료 뒤 5년 이내로 잡혀 있다. 사진=청도군이미지 확대보기
청도군 매전면 덕산·두곡리 일원에 조성될 청도 자연드림파크 일반산업단지 조감도. 기반공사 기간은 착공일부터 1,096일이며, 2천500억원 규모의 민간시설 투자는 산업단지 조성 완료 뒤 5년 이내로 잡혀 있다. 사진=청도군
7월 말 현재 고용24에는 청도군 매전면 토목 현장에서 일할 안전관리자와 공무·품질기술자 채용 공고가 올라와 있다.

채용 기업은 세환건설이다. 공고에 적힌 공사명은 ‘청도자연드림파크 일반산업단지 조성사업’, 공사 기간은 3년이다. 2020년 첫 투자협약 뒤 6년여 만에 사업이 현장 인력을 찾는 단계로 넘어갔다는 신호다.

하지만 현장 인력 모집과 2028년 사업 완료는 같은 시점을 가리키지 않는다. 조달청이 정한 기반공사 기간은 착공일로부터 1,096일이다. 지난해 12월 청도군과 아이쿱생협이 다시 맺은 투자협약은 민간시설 투자 기간을 산업단지 조성 완료 뒤 5년 이내로 잡았다.

행정계획의 2028년, 기반공사의 1,096일, 민간투자의 5년. 청도 자연드림파크에는 세 개의 시계가 돌아간다. 공공 기반시설의 시계가 먼저 움직이기 시작한 가운데 민자 2천500억원의 실제 투자 주체와 집행 시기는 이제부터 확인할 대목이다.
여기에 아이쿱생협은 지난 8일 군포 본사에 대한 경찰 압수수색을 받았다고 한국농어민신문이 보도했다. 압수수색은 청도 사업과 구분해 다뤄야 할 수사 절차다.

다만 청도군이 협약 상대의 자금조달 능력과 투자 이행 구조를 직접 살펴야 할 이유는 한층 선명해졌다.

2028년에서 2034년까지


청도군이 지난해 9월 승인·고시한 산업단지계획의 사업기간은 2024년부터 2028년까지다. 대상지는 매전면 덕산리·두곡리 일원 29만2천844㎡다.

청도 자연드림파크 일반산업단지 예정지. 붉은 점선 안 29만2천844㎡가 사업구역으로, 청도군 매전면 덕산리·두곡리 일원에 걸쳐 있다. 자료=청도군이미지 확대보기
청도 자연드림파크 일반산업단지 예정지. 붉은 점선 안 29만2천844㎡가 사업구역으로, 청도군 매전면 덕산리·두곡리 일원에 걸쳐 있다. 자료=청도군


조달청은 지난 3월 기반공사 입찰을 공고하고 4월 10일 개찰했다. 추정금액은 228억5천911만원이다. 토공과 우·오수, 상수도, 도로·포장, 교량, 구조물, 조경공사가 한 계약에 묶였다. 공고문에 적힌 공기는 착공일로부터 1,096일이다.

착공일을 올해 여름으로 놓고 단순 계산하면 기반공사 준공은 2029년 여름 무렵이다. 지난 1월 토지 보상률은 78.8%였고, 3월에는 매장유산 발굴조사가 시작됐다. 남은 보상과 발굴조사 결과도 실제 공정표에 영향을 줄 수 있다.

민간시설의 시계는 더 길다. 지난해 12월 투자협약에 적힌 투자 기한은 산업단지 조성 완료 뒤 5년 이내다.

기반공사 준공이 2029년으로 넘어가고 민간시설이 순차적으로 들어서면 협약상 투자 시한은 2034년까지 늘어날 수 있다. 공장과 병원, 호텔 건립을 기반공사와 병행할지, 산단 준공 뒤 시작할지가 전체 일정을 가른다.

따라서 2028년은 산업단지계획에 적힌 사업기간으로 봐야 한다.

도로와 상하수도가 완성되는 시점, 민간 건축물이 들어서는 시점, 시설이 실제 가동되는 시점을 나눠 제시해야 군민이 사업의 진척을 읽을 수 있다.

공공 1천억원이 먼저 움직이는 이유


총사업비 3천500억원은 국비 150억원, 지방비 850억원, 민자 2천500억원으로 구성된다. 공공부문 1천억원이 전체의 28.6%, 민간부문이 71.4%다.

역할도 분리돼 있다. 청도군은 도로와 용수, 전력, 통신, 하수처리 등 기반시설을 공급한다. 아이쿱생협은 부지를 매입한 뒤 가공·물류시설과 병원, 호텔 등 민간시설을 설치·운영하고 관련 기업 입주를 지원한다. 공공자금이 먼저 투입되고 민간자금이 뒤따르는 구조다.

올해 청도군 본예산에는 자연드림파크 개발사업비 152억원이 편성됐다.

전체 공공부문 1천억원은 올해 군 본예산 7천563억원의 13.2%에 해당하는 규모다. 국·도비와 여러 해의 지방비를 합친 수치인 만큼 한 해 군비 부담과 같지는 않지만, 공공부문이 먼저 집행하는 기반시설의 크기를 보여준다.

토지이용계획도 이 사업의 성격을 드러낸다.

산업시설용지는 11만㎡로 전체의 37%다. 공공시설용지가 11만2천㎡로 39%, 지원시설용지가 5만9천㎡로 19%, 주거시설용지가 1만1천㎡로 3.7%다. 농산물 가공·물류시설 15개와 병원·항암연구소, 호텔·영화관, 스포츠센터가 함께 들어서는 복합단지다.

청도 자연드림파크의 사업비와 토지이용 구조. 총사업비 3천500억원 가운데 공공부문은 1천억원, 민간부문은 2천500억원이다. 산업·공공·지원·주거시설이 결합된 복합단지로 조성된다. 자료=청도군·AI 생성이미지 확대보기
청도 자연드림파크의 사업비와 토지이용 구조. 총사업비 3천500억원 가운데 공공부문은 1천억원, 민간부문은 2천500억원이다. 산업·공공·지원·주거시설이 결합된 복합단지로 조성된다. 자료=청도군·AI 생성


결국 준공선은 두 개다. 공공 기반시설의 준공선과 민간시설의 가동선이다. 도로와 관로를 먼저 완성하더라도 민간시설 입주가 늦어지면 공공투자의 효과도 뒤로 밀린다.

반대로 민간 건축과 기업 입주가 공정에 맞춰 이어지면 기반시설 투자는 생산과 고용으로 연결된다.

2천500억원을 누가 넣는가


투자협약상 2천500억원의 책임 주체는 아이쿱생협이다.

그러나 아이쿱 측이 밝힌 사업 추진 방식에는 입주 중소기업의 외부 투자와 지방정부 협력이 함께 들어간다. 아이쿱 한 곳의 자금만으로 2천500억원을 채우는 방식과는 결이 다르다.

아이쿱 측은 지난 5월 언론 질의에 실제 은행 부채가 250억원대이고, 자본금은 2천억원, 연 매출은 4천500억~5천억원 규모라고 설명했다. 청도 사업은 장기 프로젝트로 보고 외부 투자와 입주기업 자금을 묶어 순차적으로 조달하겠다는 입장도 밝혔다.

반면 아이쿱불공정경영대책위원회는 사업 규모 감소와 생산지 대금 지급 지연, 차입금 문제를 제기했다.

공감신문은 공정거래위원회가 관련 민원을 다수 접수해 조사에 착수했다고 지난 5월 보도했다. 이어 한국농어민신문은 경찰이 지난 8일 아이쿱생협 군포 본사를 압수수색했다고 전했다. 수사와 조사의 결론은 각각의 절차에서 가려질 사안이다.

박권현 군수는 취임 전인 지난 6월 29일 인수위원회 최종보고회에서 이 사업을 짚었다.

당시 당선인 신분이던 그는 “이제는 아이쿱의 말만 믿고 기다릴 때가 아니다. 청도군이 먼저 판단하고 선제적으로 움직여야 한다”고 말했다. 370억원이 넘는 예산을 들여 조성하는 산단에 아이쿱이 들어오지 않을 경우 다른 기업을 유치해 분양을 마칠 수 있는지도 따졌다.

박권현 청도군수 당선인이 지난 6월 29일 인수위원회 최종보고회에서 청도 자연드림파크의 민간투자 이행과 대체 기업 유치 가능성을 따져 묻고 있다. 사진=청도군이미지 확대보기
박권현 청도군수 당선인이 지난 6월 29일 인수위원회 최종보고회에서 청도 자연드림파크의 민간투자 이행과 대체 기업 유치 가능성을 따져 묻고 있다. 사진=청도군


이 발언이 행정 점검으로 이어지려면 2천500억원을 시설별로 쪼개야 한다.

가공·물류시설 15개와 병원, 호텔, 영화관, 스포츠센터마다 투자 법인과 금액, 자기자본·대출·외부투자 비중, 토지 매입과 착공 시점을 적시하는 방식이다. 입주 예정 기업의 투자확약서와 자금 증빙, 일정이 어긋날 때 적용할 대체 유치 방안도 같은 표에 담아야 한다.

협약 상대의 이름과 실제 돈을 넣는 법인은 다를 수 있다. 청도군이 확인할 핵심은 ‘아이쿱’이라는 하나의 이름보다 각 시설을 책임질 법인과 계약, 자금의 출처다.

수사 결과를 기다리는 일과 투자 이행 능력을 검증하는 일도 분리해 진행할 수 있다.

700개 일자리의 청도 몫


청도군이 제시한 사업 효과는 정주인구 1천명 이상과 고용 700명이다. 인구 4만명 안팎인 청도에서 1천명은 약 2.5%다.

숫자대로 실현되면 지역 인구 구조에 영향을 줄 만한 규모다.

다만 일자리 700개와 정주인구 1천명은 서로 다른 지표다. 전체 종사자와 청도군민 채용, 외지인 채용 뒤 전입, 동반가족 전입을 구분해야 한다.

괴산 자연드림파크에 대해 제시된 수치는 700여 명의 고용 효과 가운데 지역 고용 378명이다. 비율로는 약 54%다. 청도에서도 ‘전체 고용’과 ‘청도 거주자 고용’을 따로 집계해야 약속의 실제 몫이 보인다.

농가소득 전망도 같은 방식으로 확인할 수 있다.

청도군의 친환경 농가는 182곳, 연간 생산량은 79t으로 집계돼 있다. 자연드림파크가 가동되면 연간 32억원 규모의 계약재배와 농산물 구매가 가능하고 농가소득이 크게 늘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32억원을 182농가로 단순 나누면 농가당 연간 매입액은 약 1천758만원이다. 매입액은 순소득과 다르다. 품목과 재배면적, 계약 물량, 최저가격, 생산비를 붙여야 소득 증가 폭을 계산할 수 있다. ‘소득 250% 증가’ 같은 전망도 이 항목이 공개될 때 검증 가능한 숫자가 된다.

지역 효과는 민간시설이 완성될 때까지 기다릴 필요가 없다.

기반공사 입찰에는 경북 업체 시공 참여 비율 49% 이상이 의무로 걸려 있다. 여기서 청도 업체의 하도급액, 청도 거주 근로자 수, 지역 자재 구매액을 따로 집계하면 3년의 공사기간부터 지역 환류를 확인할 수 있다.

청도군과 아이쿱은 실무추진단 구성을 약속했다. 새 군정은 이 협의체의 결과를 분기별 이행표로 공개할 수 있다. 공공 공정률과 보상률, 시설별 민간투자 계약액과 집행액, 입주기업 수, 청도군민 고용, 지역 농산물 매입액을 한 장에 놓는 방식이다.

7월 말의 채용공고는 세 개의 시계 가운데 첫 번째가 움직이고 있음을 보여준다.

박권현 군수의 발언이 행정 변화로 이어졌는지는 두 번째 시계인 민자 2천500억원의 계약과 집행에서 확인된다. 도로는 예산으로 만들 수 있다. 산업단지는 투자자와 기업, 일자리가 함께 들어와야 움직인다.

‘2028년 준공’보다 먼저 공개할 것은 세 시계를 한 장에 맞춘 이행표다.


심현보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mhb7444@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