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집으로 인명 피해는 없어... 입주민들 단지 안전 문제 불안감
정일영 국회의원 "1114세대 하자접수 5만7천건, 3천여건 '진행중'"
정일영 국회의원 "1114세대 하자접수 5만7천건, 3천여건 '진행중'"
이미지 확대보기사고가 발생한 곳은 SK에코플랜트가 시공한 1114세대 규모의 럭스오션SK뷰 아파트다. 지난 7일 오전 한 세대의 오픈테라스 구조물과 하단 외장재가 붕괴·낙하했으며, 다행히 당시 해당 세대가 공실이어서 인명피해는 발생하지 않았다.
그러나 ‘사람이 없었다’는 이유만으로 끝낼 수는 없다는 여론이다. 만약 해당 공간에 입주민이 있었다면 심각한 인명사고로 이어질 수 있었던 아찔한 상황이다. 사고 이후 주민들 사이에서는 “테라스 한 곳만의 문제인가, 단지 전체는 안전한가”라는 불안이 커지고 있다.
입주민들의 불안이 더욱 커진 배경에는 이미 누적된 하자 문제가 있다. 정일영 국회의원이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이 단지에서 접수된 하자는 총 5만7296건에 이른다고 한다. 이 가운데 5만4101건은 처리됐지만, 현재도 3195건이 남아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 의원은 지난 10일 오전 사고 현장을 찾아 안전조치 상황을 확인한 데 이어, 같은 날 저녁 주민 수백 명과 간담회를 가졌다. 현장에는 어린 자녀를 데리고 나온 주민들도 참석해 시공사에 대한 불신과 불안감을 호소했다. 가족의 안전을 확신할 수 없게 됐다는 것이다.
“다음에는 어디가 무너질지 어떻게 믿을 수 있습니까.” “어린아이를 데리고 안심하고 생활할 수 있습니까.”라고 호소한다. 사고 여파는 주거안전을 넘어 재산권 문제로도 번지고 있다. 사고가 알려지면서 아파트 매매와 전세가 어려워질 수 있다는 우려가 커졌다. 기존 세입자가 떠나는 상황까지 발생하고 있다는 게 주민들의 주장이다.
집은 단순한 건축물이 아니다. 가족의 삶이 머무는 공간이자 대부분 가정이 평생 모은 재산을 투입한 자산이다. 그런 공간 일부가 무너졌는데도 시공사가 원론적인 설명과 부분 보수만 반복한다면 주민들이 이를 받아들이기는 어렵다고 말한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정일영 의원은 이번 사고를 테라스 한 곳의 보수 문제로 축소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입주 1년여밖에 되지 않은 신축 아파트에서 사람이 생활하는 공간인 테라스가 무너졌다는 것 자체가 결코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밝혔다.
정 의원의 지적처럼 시공사에 대한 신뢰가 이미 크게 흔들렸다는 점이다. 반복된 하자와 처리 지연, 구조물 붕괴까지 겹친 상황에서 시공사 자체 점검이나 사고 부위에 대한 부분 보수만으로는 주민들의 불안을 해소하기는 어렵게 됐다.
이번 사고의 책임을 시공사에만 묻고 끝내서도 안 된다는 것, 설계·시공·감리·품질관리·사용승인에 이르는 전 과정이 제대로 작동했는지 확인해야 한다고 말한다. 신축 공동주택의 구조물이 입주 1년여 만에 붕괴했다면 다음 사항을 철저히 조사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하고 있다.
주요 내용으로 △테라스 구조물 설계의 적정성 △구조 계산과 실제 시공 내용의 일치 여부 △철근·콘크리트·접합부 등 주요 자재의 품질 △외장재 고정 방식과 시공 상태 △
감리 및 품질관리 업무의 적정성 △사용승인 전 안전검사의 실효성 △동일 구조가 적용된 다른 세대의 안전성 △단지 전체의 유사 위험 요소 존재 여부 라고 강조한다.
사용승인을 마친 아파트에서 구조물이 붕괴했다면 행정기관의 점검과 관리·감독도 검증 대상이 돼야 한다. 정부와 지방자치단체가 이번 사건을 시공사와 입주민 사이의 민사상 분쟁으로만 바라봐서는 안 되는 이유다.
정 의원은 11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국토교통부 장관을 상대로 사고 원인과 책임 소재를 따져 묻고, 공신력 있는 조사체계를 통한 원인 규명을 촉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특히 국토교통부 건설사고조사위원회 등 독립성과 전문성을 갖춘 기관이 사고 조사에 참여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정 의원은 “광주 화정과 인천 검단 사고를 겪고도 입주 1년여 만에 신축 아파트에서 이런 사고가 발생했다면 정부 역시 건설사가 알아서 해결할 문제라며 물러서 있어서는 안 된다”며 “설계부터 시공, 감리, 사용승인까지 무엇을 확인했는지 국토부가 국민 앞에 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주민들이 요구하는 것은 형식적인 사과나 임시 보수가 아니다. 다시 가족과 함께 안심하고 살 수 있다는 확신과, 재산의 가치가 훼손되지 않았다는 신뢰를 회복해달라는 것이다. 구체적인 보상과 전면 재시공 여부는 정밀조사와 법적 절차를 거쳐 판단해야 한다. 그러나 이번 사고를 단순히 테라스 한 곳의 보수로 봉합해서는 주민들의 불안을 해소할 수 없다는 점은 분명하다.
주민들은 “외부 전문기관이 참여하는 독립적인 사고 원인 조사, 테라스를 포함한 단지 전체 구조 안전점검, 설계·시공·감리 자료와 조사 결과의 투명한 공개" 등이 필요하다며 "위험이 확인된 세대에 대한 대피 및 임시거처 지원, 미처리 하자 3195건의 처리 일정과 책임자 공개, 주민들이 납득할 수 있는 보상 및 재발 방지 대책 등이 따라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김양훈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dpffhgla111@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