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출 과정 금품 제공으로 불법 투자 판단…ISDS 보호 대상서 제외
이미지 확대보기법무부는 국제투자분쟁해결센터(ICSID) 취소위원회가 한국시간으로 지난 12일 오전 5시25분께 중국인 투자자 펑전 민씨의 중재판정 취소신청을 전부 기각했다고 13일 밝혔다.
취소위원회는 민씨에게 한국 정부가 취소절차에서 지출한 소송비용 약 15억1283만원과 이에 대한 이자를 지급하라고 명령했다. 정부는 앞서 원 중재판정부에서도 약 49억1260만원의 소송비용과 이자를 지급받도록 판정을 받은 바 있다.
이번 사건은 민씨가 중국 베이징에 있는 화푸빌딩 매입·개발사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국내 금융기관으로부터 대출을 받은 것에서 시작됐다.
민씨는 주식 매각에 반발해 국내에서 소송을 제기했지만 2017년 7월 대법원에서 최종 패소했다. 이 과정에서 우리은행 임직원에게 금품이나 이익을 약속·제공한 혐의 등으로 형사재판도 받았고, 2017년 3월 징역 6년이 확정됐다.
민씨는 이후 우리은행의 주식 매각과 한국의 민·형사 사법절차가 한·중 투자협정을 위반했다며 2020년 8월 한국 정부를 상대로 ISDS를 제기했다. 당초 약 2조원에 달했던 배상 청구액은 절차가 진행되면서 약 2641억원으로 줄었다.
그러나 원 중재판정부는 2024년 5월 민씨의 회사 설립과 주식 취득이 금융기관 임직원에게 금품을 제공해 대출을 조달하려는 불법적 계획의 일부라고 판단했다. 이에 따라 해당 투자는 한·중 투자협정상 보호 대상이 아니며 중재판정부가 사건을 심리할 관할권도 없다고 보고 민씨의 청구를 전부 기각했다.
민씨는 원 판정에 불복해 같은 해 9월 취소를 신청했다. 투자협정과 국내법에 대한 해석이 잘못됐고 충분한 변론 기회가 보장되지 않았으며 판정 이유에도 누락과 모순이 있다는 취지였다.
이에 따라 한국 정부는 약 2641억원에 달하는 배상 책임에서 최종적으로 벗어나게 됐다. 민씨가 취소결정에 대해 판정문 오기 등을 바로잡는 정정·보충 신청을 할 수 있는 절차가 남아 있지만, 법무부는 이는 예외적인 절차인 만큼 가능성을 낮게 보고 있다.
법무부는 이번 결정이 국내법상 위법한 방식으로 취득한 투자는 국제투자협정의 보호 대상이 될 수 없다는 원칙을 재확인한 것으로 평가했다. 아울러 민씨가 임의로 지급하지 않은 원 판정 소송비용 약 49억원과 이번 취소절차 비용 약 15억원도 적극적으로 환수한다는 방침이다.
정부는 최근 주요 ISDS 사건에서도 배상 부담을 줄이고 있다. 지난해 11월 론스타 사건에서는 정부의 배상 책임을 인정한 중재판정 일부가 취소됐고, 올해 2월에는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과 관련한 엘리엇 사건에서도 영국 법원이 정부의 배상 책임을 인정한 기존 판정을 유지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최한결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gksruf0615@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