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미디어·다이킨, 단기 재고 소진 넘어 유럽 생산기지 구축과 현지화 R&D 전면 개편
보온 위주 주택·초고령 사회 직면한 유럽… "사치품서 생존 필수품으로" 구조적 패러다임 전환
탈탄소 정책 부합하는 '냉난방 겸용 차세대 친환경 히트펌프' 2027년까지 잇단 출격 예고
보온 위주 주택·초고령 사회 직면한 유럽… "사치품서 생존 필수품으로" 구조적 패러다임 전환
탈탄소 정책 부합하는 '냉난방 겸용 차세대 친환경 히트펌프' 2027년까지 잇단 출격 예고
이미지 확대보기기상 관측 사상 최악의 여름을 지나며 전례 없는 품귀 현상을 빚은 서유럽 냉방 시장에서, LG전자, 미디어(Midea), 다이킨(Daikin) 등 아시아 대표 공조 메이저들이 올여름의 폭염 특수를 단순한 단기 반사이익에 그치지 않고 '유럽 주거 및 냉난방 시장의 영구적 구조 변화'로 규정하며 미래 시장 선점을 위한 전면적인 전략 재편에 착수했다.
유럽은 전통적으로 겨울철 난방과 단열 보온에만 초점을 맞춰 가옥이 설계된 데다 인구의 20% 이상이 고령층으로 채워져 있어, 일상화되는 이상고온 현상이 치명적인 사회·보건 리스크로 직결되고 있다.
이에 따라 에어컨을 불필요한 사치재로 인식하던 유럽 소비자들의 인식이 '생존을 위한 필수 가전'으로 급변하자, 주요 제조사들은 유럽 현지 생산 라인 전환, 비합성 자연 냉매 개발, 이동식 혁신 폼팩터 도입 등 향후 수십 년을 내다본 중장기 미래 포트폴리오를 앞다퉈 가동하고 있다.
9월 14일(현지시각) 일본 종합 경제 미디어 닛케이 아시아(Nikkei Asia) 함부르크발 보도에 따르면, 올여름 독일과 영국을 비롯한 유럽 전역에서는 냉방 가전이 조기 품절되며 일부 브랜드의 경우 2027년 봄까지 주문 잔고가 밀려드는 전례 없는 공급 부족을 겪었다.
제조사들은 이러한 공급 병목을 교훈 삼아 미래 수요 폭발에 대비한 체질 개선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일시적 날씨 아닌 구조적 시장 개화"… 미디어, 임대형 맞춤 라인업·R290 히트펌프 준비
중국 최대 가전기업인 미디어그룹은 올여름 폭염이 가져온 시장 변화를 바탕으로 차세대 유럽 특화 제품군을 미래 성장 동력으로 육성하고 있다.
미디어 대변인은 "올해 기록적인 고온 현상은 가장 낙관적인 시장 예측치마저 완전히 뛰어넘었다"며 "에어컨은 이제 유럽 소비자들에게 삶의 방식을 바꾸는 필수품으로 자리 잡았다"고 진단했다.
미디어는 벽 타공 공사가 법적으로 엄격히 제한되는 독일의 임대 가구 특성을 겨냥해 선보인 이동식 분리형 모델 ‘포르타스플릿(PortaSplit)’의 폭발적 반응을 확인한 데 이어, 내년 출시를 목표로 친환경 프로판 자연 냉매를 탑재한 ‘R290 M 써멀 네이처(M Thermal Nature)’ 히트펌프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LG전자, 폴란드 공장 '히트펌프 전초기지' 전환… 스마트 홈 에너지 관리로 미래 정조준
한국의 LG전자는 유럽 현지 생산 능력을 선제 확충하며 다가올 미래 시장에 쐐기를 박고 있다.
LG전자는 기존 백색가전에 집중되어 있던 폴란드 브로츠와프 생산 거점의 라인을 전격 개편해 내년부터 유럽 맞춤형 히트펌프를 현지에서 직접 대량 양산하는 체제로 전환할 계획이다.
올해 상반기 독일 내 히트펌프 매출이 40% 급증하는 등 가파른 성장세를 확인한 LG전자는 단순한 공조 기기 판매를 넘어 '스마트 홈 에너지 플랫폼' 생태계를 선점한다는 구상이다.
스테판 페흘러(Stephan Foehler) LG전자 독일법인 영업이사는 "독일 등 유럽의 주거 전기화(Electrification) 흐름 속에서 소비자들이 요구하는 것은 단순한 찬 바람이 아니라, 스마트폰 앱을 통한 원격 제어와 태양광·가정용 배터리와 유기적으로 연동되는 종합 에너지 관리 시스템(HEMS)"이라며 고도화된 소프트웨어 융합 솔루션으로 미래 프리미엄 시장을 장악하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했다.
다이킨, 북유럽 중심 20% 고성장… 2027년 친환경 비합성 냉매 혁신 드라이브
글로벌 공조 1위인 일본 다이킨 인더스트리 역시 여름이 서늘했던 지역들의 기후 변화에 맞춰 장기 R&D 로드맵을 재정렬하고 있다.
다이킨 관계자는 "올해 가장 가파른 상대적 매출 증가는 영국, 독일, 북프랑스, 베넬룩스 3국, 스칸디나비아, 폴란드 등 전통적으로 에어컨이 필요 없던 북유럽·중유럽 지역에서 일어났다"고 밝혔다.
유럽 전역에서 연간 20% 수준의 견조한 매출 확대를 이어가고 있는 다이킨은 한층 강화되는 유럽연합(EU)의 F-가스(불소계 온실가스) 환경 규제에 선제 대응하기 위해 오는 2027년 비합성 자연 냉매를 사용하는 차세대 가정용 공기대공(Air-to-Air) 히트펌프를 시장에 전격 투입할 예정이다.
단기 수요 급증에 일희일비하지 않고, 미래 유럽 환경 기준을 초격차로 충족하는 친환경 공조 기술로 시장 지배력을 굳히겠다는 포석이다.
보급률 20% 불과한 유럽… 잠재력 거대한 '블루오션'으로 부상
시장조사기관 유로모니터는 올해 독일 내 에어컨 판매가 80.2% 급증한 38만 대, 이동식 에어컨은 112.9% 폭증할 것으로 추산했다.
그러나 이는 거대한 시장의 서막에 불과하다.
독일 전체 가구의 에어컨 보유율은 아직 20% 미만에 머물고 있으며, 신축 의료 건물의 3분의 2와 사회복지 시설의 85% 이상이 여전히 냉방 설비를 갖추지 못하고 있다.
폭염을 한 차례 겪어낸 현지 소비자들이 단열 필름 등 임시방편을 넘어 영구적인 냉난방 설비 시공으로 눈을 돌리면서, 잠재적 교체 수요는 기하급수적으로 확대될 전망이다.
아시아 에어컨 제조사들이 올여름 폭염을 기화로 미래 대비에 속도를 내는 행보는, 향후 ‘기후위기로 인해 냉방 불모지였던 서유럽 가옥 및 빌딩 인프라가 1년 내내 가동되는 고효율 전철화(Electrification) 공조 시스템으로 완전히 재편되는 역사적 전환점’인 동시에 ‘유럽의 엄격한 친환경 에너지 규제에 발맞춰 현지 생산망과 차세대 자연 냉매 기술을 조기 구축한 아시아 3사가 유럽의 냉난방 시장 패권을 영구히 장악하기 위한 치밀한 미래 포석’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신경원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