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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이완] 고속철도 파산위기…'BOT 프로젝트' 실패 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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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이완] 고속철도 파산위기…'BOT 프로젝트' 실패 탓

[글로벌이코노믹=정영옥 기자] 최근 파산 위기에 봉착한 타이완 고속철도공사는 현재 통신부의 최후통첩을 기다리고 있다. 올해 9월 조정위원회가 계획되어 있기는 하지만 여전히 중재가 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정부의 티켓 보조금만으로는 더 이상 버틸 여력이 없기 때문이다. 타이완 교통부는 타이완 고속철도의 실패원인을 'BOT 프로젝트' 탓이라고 주장했다.

'BOT(build-operation-transfer) 프로젝트'란 고속철도와 고속도로 및 공항 건설 등 인프라를 투자자가 건설한 뒤 일정기간 동안 운영을 통해 수익을 낸 뒤, 정부에게 소유권을 이전해주는 방식을 말한다. 타이완의 고속철도는 모두 BOT 방식으로 건설됐다. 즉 정부는 토지사용을 허락하고 모든 건설은 민간부문에서 BOT로 건설했다.

타이완 민간은행이 80%의 자금을 조달하고, 20%는 민간 주주의 출자액으로 충당했다. 사업 초기만 해도 타이완 은행의 현금 보유액은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여유가 있었다. 15조원 이상의 대형사업을 정부투자 없이 민간부문에서 건설하는 것도 무리가 없었다.

타이완이 현찰을 많이 보유한 이유는 전 세계 화교들이 벌어들인 돈이 모두 타이완 은행으로 모여들기 때문이다. 중국 체제의 불안정성으로 대륙의 부유층이 타이완 은행을 이용하는 것도 주요 원인이다. 또한 타이완은 경제규모에 비해 중화학공업의 규모가 상당히 작고 공장도 대만보다는 중국 본토나 미국에 건설해 운영하고 있다. 타이완이 독립국가이기는 하지만 머지않은 장래에 중국에게 합병될 수도 있다는 전제하에 많은 기업은 금융업, 도‧소매업, 음식산업, 식품업 등 비교적 투자하는 금액이 적은 산업을 선택한다.
타이완 고속철도 건설은 1998년 프로젝트회사가 설립되어 2006년 10월에 운영을 시작했다. 총사업비는 16조원 정도 들었고 일본회사들이 주로 투자했다. 당초 프랑스와 독일의 합작 형태로 열차를 선택해 협상에 들어가려다가 프로젝트 외적인 문제 때문에 뒤늦게 일본 신칸센으로 변경했다. 이 때문에 유럽 쪽에 꽤 많은 배상금까지 물었다. 외부나 타국 은행의 융자 제의는 완전히 배제하고 시작된 타이완 고속철은 북부 타이베이~중부 타이중~남부 가오슝을 잇는 총연장 345㎞로 지난 2007년 1월5일 개통됐다.

고속철도가 개통된 당시에는 모든 것이 순조로워보였다. 그러나 이때부터 하나 둘씩 문제점이 드러나기 시작했다. 타이완 고속철도의 기술적인 문제점은 열차와 신호체계는 일본의 신칸센에서 따왔는데 철로는 프랑스 기술로 건설되어 신호체계가 호환되지 않았다. 심지어 시험운행도중 두 차례의 아찔한 탈선사고가 일어나 개통이 무기한 연장되기도 했다. 이러한 문제점은 해결되지 않았고 아직도 존재한다. 관제센터와 기관사 등에 대만인, 일본인, 프랑스인이 섞여 있으며, 상호 의사소통을 하는데 영어를 사용하는 특이한 구조가 되었다.

이로 인해 고속철의 운행 특성상 운전개시 후 수요상황을 사전에 정확하게 파악해야 하는데도 불구하고 타이완 고속철은 기초적인 스케줄도 계획할 수 없었다. 적절한 배차 간격과 수요파악이 곧 사업의 이익으로 이어지는데 이마저도 원활하지 않은 것이다. 이를 시행하지 못했다는 것은 스스로 수익을 포기했다고 할 수 있다. 개통 후 충분한 수익을 통해 투자금을 회수할 단계임에도 불구하고 적자경영을 하다 보니 상황은 점점 더 악화일로를 걷게 됐다. 최초 민간은행 80%와 민간주주 20%의 비율은 50 대 50으로 변경되었고, 더 많은 투자자들이 수익을 바라게 되었다.

타이완 고속철도공사가 파산신청을 할 수밖에 없던 이유는 경영상의 문제점을 적시에 대입하지 못한 것과 정부의 문제해결을 너무 기대한 탓도 있다. 그리고 결정적인 이유는 BOT 프로젝트의 실패에 대한 준비를 전혀 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단순히 고속철도 프로젝트만 두고 본다면 성공 케이스라 할 수 있지만, 국가의 규정, 운영방향, 서비스 성능이 크게 떨어질 것에 대한 대책마련 등 세밀한 계획이 지속되지 않았다는 것이 고속철도사업이 실패한 계기가 됐다.